좋은 말씀/-사순절묵상

사순절 묵상(20)

새벽지기1 2017. 4. 7. 07:15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107:1)

 

107:1절은 세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다.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시다. 이런 문장은 시()처럼 읽어야 한다. 시인은 영혼으로 시를 쓴다. 그의 영혼은 과학자의 것과 다르며 신문기자의 것과도 다르다. 과학자과 신문기자는 객관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묘사하지만 시인은 객관적 사실 너머의, 또는 그 심층의 세계를 노래한다.


1) 여호와께 감사하라. 무엇을 감사하라는 말인가? 시편 기자의 경우로만 일단 말하면, 여호와께서 그들을 속량하신다는 사실을 감사해야 한다. ‘여호와께서 대적의 손에서 그들을 속량하사...’(107:2). 속량은 종이 몸값을 치르고 풀려나는 것을 가리킨다. 구원과 같은 말로 생각해도 된다. 시인은 지금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을 주로 생각하는 중이다. ‘그들이 광야 사막 길에서 방황하며 거주할 성읍을 찾지 못하고 주리고 목이 말라 그들의 영혼이 그들 안에서 피곤하였도다. 이에 그들이 근심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들의 고통에서 건지시고...’(4-6). 생존의 위기에서 그들을 건져내신 분이 여호와이시다. 이런 사실을 영혼으로 깨닫는 사람은 여호와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은 생존의 위기에 빠진 적이 없기 때문에 여호와께 감사하라는 말에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릴 때는 교회에 잘 나가다가 대학생이 되거나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만 두는 젊은이들 중에서 그런 이들이 많다. 그런 생각은 큰 착각이다. 인간의 삶 자체가 근본적으로는 광야생활이다. 주리고 목이 마르다. 영혼이 피곤하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만으로 사람이 주림과 목마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으로도 우리의 주림과 목마름을 채울 수 없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하나님을 찾을 것이며, 하나님을 통해서 영적으로 주림과 목마름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여호와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2) 그는 선하시다. 우리는 보통 선을 악과 대립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선악의 구별 능력이 없다는 데에 있다.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선악의 구별 능력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것이다. 선악과 설화에 따르면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처럼 눈이 밝아진다는 뱀의 유혹에 넘어가 하나님께서 금하신 선악과를 따먹었다. 그래서 눈이 밝아지게는 되었다. 그게 피조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능력이었다. 이로 인해서 아담과 이브는 벌거벗은 것을 부끄러운 일로 생각하게 되었다. 갓난아이처럼 차라리 몰랐으면 더 행복했을 것이다.

 

불교 가르침 중의 하나가 분별심을 피하라는 것이다. 나와 너를 분별하고, 우리와 당신들을 분별하고, 선과 악을 분별하는 것에서 온갖 망상과 편견이 나온다. 이 말이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 자체에 대해서 눈감으라는 뜻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사람에게는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선에 대한 판단 중지가 필요하다. 쉽게 생각해보라. 우리 자식이 한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에 합격한 것이 실제로 우리와 자식에게 선한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 있을까? 못한다. 우리는 궁극적인 것을 판단하지 못한다. 궁극적인 게 아니라 바로 내일 일도 판단하지 못한다. 선은 오직 하나님의 권한이라는 뜻이다. 그렇다. 하나님만이 선하다. 따라서 그분과 연결되어 있으면 우리의 모든 운명은 선할 수밖에 없다. 당장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라 하더라도.

 

3)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인자하심은 선하심과 비슷한 뜻이다. 하나님이 인자하시다는 말은 하나님이 우리를 있는 그대로 용납해주신다는 뜻이다. 있는 그대로의 우리는 오류가 많은 존재들이다. 그것만 본다면 우리는 구원받기 힘든 이들이다.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다. 알면서도 그렇고 모르면서도 악에 기울어질 때가 많다. 그런데도 하나님이 우리를 용납하시는 이유는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기 때문이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통해서 하나님이 어떠하시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다. 예수는 선하시다.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바로 그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의 유기를 감수하면서까지 십자가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자신의 운명으로 우리에게 보여준 분이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여호와께, 그리고 예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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