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존 칼빈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은 마음의 굴복, 비참한 핍절로 무너져내린 상태이다 / 존 칼빈

새벽지기1 2016. 7. 30. 07:15


우리가 전적으로 궁핍하고 극빈하여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과연 우리 자신을 낮출 방법이 무엇이겠는가? 우리 자신에게 아직도 무언가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겸손이라 말할 수 없다. 이 두 가지를 하나로 묶어 놓은 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을 낮추어 생각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또한 우리의 의가 어느 정도 가치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가르쳐온 자들이- 지금까지 그 해로운 위선을 가르쳐온 것이다.

 

그러므로 선지자에게서 주께서 곤고한 백성은 구원하시고 교만한 눈을 낮추시리이다”(18:27)라는 말씀을 들으면, 첫째로, 모든 교만을 버리고 완전한 겸손을 취하지 않는 한 구원의 문이 열려 있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며, 둘째로, 이 겸손이 어떤 품위 있는 행동인 것처럼 생각하여 여러분이 여러분의 가진 권리를 양도한다는 식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겸손이란, 우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굴복시키는 상태요, 자기 자신의 비참한 핍절한 상태를 깨닫고 진정으로 무너져내린 상태인 것이다.

 

그때에 내가 네 가운데서 교만하여 자랑하는 자들을 제거하여 내가 곤고하고 가난한 백성을 네 가운데에 남겨 두리니 그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의탁하여 보호를 받을지라”(3:11-12). 겸손한 자란 바로 자기들의 빈곤함을 알고서 괴로워하는 중에 있는 자들이다.

 

또 성경은 교만한 자들을 기뻐하며 자랑하는 자들이라 부른다. 그런 사람들은 번영 가운데서 기뻐 뛰며 즐거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원하기로 계획하고 계시는 겸손한 자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주님 안에 있는 소망 외에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으시는 것이다.

 

무릇 마음이 가난하고 심령에 통회하며 내 말을 듣고 떠는 자 그 사람은 내가 돌보려니와”(66:2). “지극히 존귀하며 영원히 거하시며 거룩하다 이름하는 이가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내가 높고 거룩한 곳에 있으며 또한 통회하고 마음이 겸손한 자와 함께 있나니 이는 겸손한 자의 영을 소생시키며 통회하는 자의 마음을 소생시키려 함이라”(57:15).

 

통회라는 낱말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마음의 상처 때문에 땅바닥에 엎드린 채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의 심판에 따라서, 겸손한 자들과 함께 높임을 받으려면, 여러분의 마음이 그런 통회로 아파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권능의 손길로 여러분을 낮추셔서 부끄러움과 치욕을 당하게 하실 것이다.

 

존 칼빈, 기독교 강요, 중권(크리스챤다이제스트), pp 294-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