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십자가에 달린 자(5)(막15:30)

새벽지기1 2024. 3. 29. 06:51

'네가 너를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하고'(막15:30)

 

지나가는 자들은 십자가의 예수님을 향해서 계속 조롱하는 말을 합니다. “네가 너를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오라.”고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종교와 민족정신을 대표하는 예루살렘 성전을 헐고 다시 짓겠다고 큰 소리 친 사람이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는다니, 말이 되냐 하는 빈정거림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인류 구원의 길이라고 믿지만 본문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것이 오히려 구원이었습니다. 참으로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한쪽은 구원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을 다른 한쪽은 멸망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당시 사람들이 십자가의 죽음을 왜 멸망이라고 생각했는지는 앞에서도 몇 번에 걸쳐서 설명했기에 여기서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만, 한 마디만 하고 지나가겠습니다. 십자가 처형은 당시에 가장 저주스러운 사형 제도였습니다. 그런 죽음은 그야말로 장본인을 완전히 절망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건 명백한 객관적 사실이기에 부정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십자가에서 내려오라는 그들의 조롱은 빈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따른다고 말을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경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의 상황에서 그것의 실질적인 의미를 경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기껏해야 예수를 믿기 때문에 당하는 불이익쯤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실제 신앙생활에서는 십자가와 정반대의 일이 일어납니다. 축복과 긍정의 힘이 각광을 받습니다.

 

메시야가 지금 십자가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들은 메시야를 조롱합니다. 그들이 이상한 사람이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닙니다. 하나님의 구원통치와 인간의 기대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돌이 그 원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