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775

어떤 젊은이의 정체 (막14: 51-52) / 김영봉목사

해설: 경비병들이 예수님을 데리고 대제사장관저로 가고 있는데 어떤 청년이 어둠 속에서 따라 왔습니다. 경비병들이 그것을 눈치 채고 그를 잡으려고 했는데, 잡힌 옷을 벗어 두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그 청년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맨 몸에 홑이불을 두르고 있었던 것입니다(51-52절). 학자들은 이 청년이 누구이며 왜 이 이야기가 여기에 기록되어 있는지를 두고 논의해 왔습니다. 이 두 절은 다른 복음서에 없는 내용입니다. 또한 이 이야기는 예수님에 대해 어떤 의미도 가지지 않습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님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들만을 선택하여 제한된 지면에 기록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의미 없는 이야기를 이 대목에서 써 넣을 아무런 이유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

기도로 산다는 것 (막14:43-50) / 김영봉목사

해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의 죽음에 준비되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가룟 유다가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나타납니다(43절). 마가는 유다를 소개하면서 굳이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유다”라고 씁니다. 스승을 배신한 사람이 다름 아닌 제자 중 하나라는 사실을 통해 이 사태의 비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입니다. 그래서 다음 문장에서 마가는 유다를 “예수를 넘겨줄 자”(44절)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다시 ‘파라디도미’(넘겨주다)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권력자들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하지만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오랜 기도를 통해 예수님은 당신을 하나님의 뜻에 넘겨 주셨습니다. 어둠 속에서 유다가 나서더니 예수님께 다가가 입을 맞춥니다(45절). 볼에 대고 입을 맞추는 것은 중동 지방의 오랜 예법입니..

겟세마네에서의 공포 (막14:32-42) / 김영봉목사

해설: 예수님은 제자들을 이끌어 올리브 산 계곡에 있는 겟세마네라는 숲에 이릅니다. ‘올리브 기름틀’이라는 의미인데, 그곳에는 올리브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숲 입구에서 제자들에게, 기도하면서 기다리라고 하신 다음 세 제자만 데리고 더 깊은 곳으로 가십니다. 야이로의 딸을 살리실 때(5:40)와 변화산 사건 때(9:2)에도 예수님은 세 제자만 따로 데리고 가셨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모든 진실이 밝혀진 다음에서야 그 사건들의 의미가 드러날 일이기에 그 증인들의 수를 제한하신 것입니다. 얼마쯤 걸어 들어가 다른 제자들과 분리되자, 예수님은 “매우 놀라며 괴로워하기 시작”(33절) 하셨습니다. “놀라며 괴로워하다”라는 표현은 시편의 기도를 생각나게 합니다(시 42:5, 11; 43:5). 환난을 ..

보혈의 샘이 터지다(막14:27-31) / 김영봉목사

해설: 유월절 식사를 마치고 예수님은 제자들을 이끌고 올리브 산으로 가십니다. 가는 길에 예수께서는 스가랴 13장 7절의 예언을 인용 하시면서 그들이 곧 당신을 버리고 달아날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27절). 하지만 당신이 다시 살아나시면 그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실 것이라고 하십니다(28절).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과 함께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자신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29절). 그러자 예수님은 그날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베드로가 자신을 세 번 부인할 것이라고 예언하십니다(30절). 베드로는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합니다(31절). 다른 제자들도 모두 베드로의 말에 가세합니다. 자신들이 어떤 위기 앞에 있는지도..

유월절 양이 되신 주님 (막14:22-26) / 김영봉목사

해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예식에 따라 식사를 시작하십니다. 유월절 식사는 각 가정에서 가장이 주도하여 진행됩니다. 유월절 식사 절차는 하나의 예전으로 전해져 내려 왔습니다. 유교에서 제사 예식을 세밀하게 정해 놓은 것에 비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유월절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유월절 식사 예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1) 가장이 축복한다. 2) 포도주 잔을 돌려 마신다. 3) 무교병, 쓴 나물, 채소, 과일을 내어 놓는다. 4) 가장이 유월절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시편 113-114편을 노래한다. 5) 두번째로 포도주 잔을 돌려 마신다. 6) 무교병을 돌려 떼어 먹는다. 7) 나물과 과일 접시를 돌려 먹는다. 8) 유월절 양고기를 먹는다. 9) 세번째로 포도주를 마신다. 10) 시편 1..

그래도 용서 받을 죄는 없다 (막14:12-21) / 김영봉목사

해설: 무교절 첫 날(12절) 즉 오늘로 하면 목요일은 유월절 식사를 위해 양을 잡는 날입니다. 유월절 시작하는 시간(유대인들은 하루의 시작을 일몰 이후로 잡습니다)에 각 가정에서는 가장의 주도 하에 출애굽 사건을 기억하면서 식사를 나눕니다. 조상들이 이집트를 떠날 때 먹었던 음식을 먹으면서 조상들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찬양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유월절 식사를 어디에서 준비하면 좋겠느냐고 여쭙니다(12절). 예수님은 두 제자를 예루살렘 성 안으로 보내어 미리 준비해 둔 장소를 찾아가 유월절 식사를 준비하게 하십니다(13-16절). 저녁이 되어 예수님은 다른 제자들과 함께 그곳으로 가서 유월절 식사를 나누십니다(17절). 그 때 예수님은 제자들 중 하나가 당신을 넘겨 줄 것이라고 ..

넘겨 줄 대상 (막14:10-11) / 김영봉목사

해설: 그 즈음에 가룟 유다가 대제사장들에게 찾아가 예수님을 넘겨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그 대가로 은돈을 주기로 약속합니다(10-11절). 유다가 예수님을 넘겨 준 이유는 돈에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더 많은 돈을 요구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예수님이 반란을 일으키도록 궁지로 몰아넣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그분은 이상하게도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신 이후로 갈릴리에서 행하던 이적을 끊으셨습니다. 왜 그 이적의 능력을 억압하고 있는지, 그로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궁지로 몰아 넣으면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떨치고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는 그 때부터 예수님을 넘겨 줄 기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마가는 “넘겨주다”라는 말을 두 번 사용합니다. 복음서..

사랑이 한 일 (막14:1-9) / 김영봉목사

해설: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의 노예 살이로부터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유대인의 달력으로 니산월 14일입니다. 유월절은 곧바로 무교절로 이어집니다. 니산월 15일부터 일 주일 동안 누룩 넣지 않은 빵(무교병)을 먹으면서 이집트를 탈출하던 조상들의 고난을 기억하는 기간입니다. 이 기간 동안 유대인들은 제사와 축제를 위해 예루살렘 성전으로 모여듭니다. 유월절이 시작되기 이틀 전(1절), 즉 오늘로 하면 마지막 주간의 수요일에 예수님은 베다니에 있는 나병 환자 시몬의 집에 머무르고 계셨습니다(3절). 그 때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로마 총독에게 넘겨 처형시킬 방도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자극하여 폭동으로 이어질 것을 염려하여 축제가 끝나기까지 기다..

'깨어 있으라'(막13:32-37)

해설: 마지막 날을 예측하고 예언한 사람들은 예수님 당시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 예수님은 단호히 못을 박으십니다.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32절). “그 날과 그 때”는 알 수 없지만 “그 달과 그 해”는 알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기본적인 어법을 무시한 처사입니다. 이것이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입니다. “아들도 모르고”라는 말씀은 놀랍습니다. 앞에서 예수님은 “하늘과 땅은 없어질지라도, 나의 말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31절)라는 말씀으로 당신의 초월성과 선재성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런 분에게도 재림의 날이 알려져 있지 않다면, 이 세상의 그 누구도 그 날을 알 수 없습니다. “오직..

하늘과 땅은 없어져도 (막13:28-31) / 김영봉목사

해설: 재림의 때에 대해 말씀하신 후, 예수님은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드십니다(28절). 며칠 전, 예수님은 성전을 향해 가는 길에서 무화과나무 하나를 저주하여 죽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성전 종교의 종말에 대한 ‘예언 행동’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것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주어졌던 하나님의 선택이 끝날 것이라는 예언이었습니다. 이것과 연결시키면, “무화과나무 가지가 연해지고 잎이 돋는 것”이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비유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회복되면 예수께서 재림할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948년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 건국되었을 때, 재림의 날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와 유사한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28절의 비유에서 무화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