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깨어 있으라'(막13:32-37)

새벽지기1 2024. 3. 13. 05:52

해설:

마지막 날을 예측하고 예언한 사람들은 예수님 당시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 예수님은 단호히 못을 박으십니다.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32절). “그 날과 그 때”는 알 수 없지만 “그 달과 그 해”는 알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기본적인 어법을 무시한 처사입니다. 이것이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입니다. 

 

“아들도 모르고”라는 말씀은 놀랍습니다. 앞에서 예수님은 “하늘과 땅은 없어질지라도, 나의 말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31절)라는 말씀으로 당신의 초월성과 선재성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런 분에게도 재림의 날이 알려져 있지 않다면, 이 세상의 그 누구도 그 날을 알 수 없습니다.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는 말씀은 “아버지께서 그 날을 정하실 것이다”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림의 날은 하나님의 칼렌더에 정해져 있는 것이기 보다는 인류와의 관계 안에서 정하실 대상입니다. 구약의 예언서에서 보는 것처럼, 하나님은 심판을 미루기도 하시고 앞당기기도 하시고 취소하기도 하십니다. 

 

따라서 그 날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심하고, 깨어 있는 것”뿐입니다(33절). 13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거듭 반복되는 세 개의 단어가 있습니다. ‘블레포’(“조심하다”, 5절, 9절, 23절, 33절), ‘그레고레오’(“깨어 있다”, 34절, 35절, 37절) 그리고 ‘아그립네오’(“지키다”, 33절)이 그것입니다. 시험과 환난과 고난의 현실 앞에서 믿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거망동 하지 않고 침착하게 행동하고 믿음 안에서 늘 깨어 있도록 힘쓰는 것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주인을 기다리는 종을 비유로 삼아 말씀하십니다(34절). 이제 곧 예수님은 그들을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이 세상이 그분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이 세상을 종들에게 맡기고 떠나십니다. 주인은 돌아올 날을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상황에 따라 정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35절). 주인이 언제 올지 알 수 없다면 유일한 방책은 깨어 있는 것입니다. 깨어 있으라는 말은 잠을 자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언제든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도록 거룩하게 살라는 뜻입니다(36절).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는 이유는 후대 사람들에게도 들려 주어야 할 말씀이기 때문입니다(37절). 

 

묵상:

오늘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사람들이 마지막 심판의 날에 대해 여러 가지의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관심의 정도와 의문의 양에 비하면 예수님은 마지막 날에 대해 너무도 말을 아끼십니다. 미래와 종말에 대해 예수님은 세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첫째, 종말이 오기까지 인류는 전쟁과 내전같은 인재와 지진이나 기근 같은 자연 재해를 겪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가 깨어졌기 때문에 그런 일들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을 두고 종말이 왔다고 성급하게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원한 왕권을 가지고 다시 나타나시는 사건은 우주적인 사건입니다. 그 때에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하는 우주적 변혁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 때가 가까이 오면 미리 짐작할 수 있는 징조들은 있겠지만, 그 날을 확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정하실 일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이런 상황에서 믿는 이들에게는 두 가지의 중요한 과제가 주어집니다. 믿음 안에서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하나이고, 박해를 두려워 하지 말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언제 그런 일들이 일어날까?” 궁금해 하며 두리번 거리지 말고, 오늘이 그 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매일 주어지는 시간 동안 깨어 있기를 힘쓰고 경거망동 하지 말고 매사에 조심하며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