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겨자씨칼럼 250

근원적 존재로 산다는 것

근원적 존재로 산다는 것 사과와 꽃을 보고 만유인력과 광합성의 원리를 발견하는 사람은 과학자입니다. 사과와 꽃을 보고 시를 짓고 노래하는 사람은 예술가입니다. 사과가 떨어지고 꽃이 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한 사실이 있도록 만든 근원적 존재를 믿는 사람은 신앙인입니다. 움직이고 존재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만 그것을 움직이게 하고 존재하게 하는 것은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별은 눈에 보이지만 별이 떠 있도록 만드는 건 볼 수 없는 이치와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본질을 보는 눈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존재하고 움직이는 것은 없습니다. 어느 것도 예외는 아닙니다. 모든 식물과 동물, 사람, 자연 등을 존재하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분은 바로 하나님입니다. 신앙인은 과학자나 예술가 등이 보지 못하는..

벤허를 다른눈으로 보기

벤허를 다른눈으로 보기 영화 ‘벤허’는 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벤허가 명작인 이유를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합니다. 이 영화의 부제는 ‘그리스도의 이야기’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 기억나는 것은 주인공 찰톤 헤스톤도 장엄한 전차 대결 장면도 아닙니다. 예수님이 남기 때문에 명작입니다. 영화에서 예수님은 두어 번 나올 뿐입니다. 그것도 뒷모습으로 한 마디의 대사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이 주인공입니다. 증오와 분노, 복수가 예수님을 통해 용서와 사랑, 화해로 바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입니다. 일생을 통해 자기 이름을 빛내는 사람은 작은 사람입니다. 내 생을 불태워 예수님의 이름을 드러내고 예수님의 사랑이 빛나게 하는 사람이 큰 사람입니다. 세례 요한이 그러했습니다. 그는 예수..

장미와 가시

장미와 가시 장미가 한창입니다. 장미는 가시까지 포함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런 티가 없는 무구(無垢)한 삶은 없습니다. 무엇에나 제로를 곱하면 그 어떤 수라도 제로가 되는 ‘제로 법칙’이 있습니다. 아흔 아홉 가지를 잘해도 결정적인 한 가지를 못해서 제로가 되면 곱해서 제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람에 대한 평가의 잣대가 되어선 안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 3:23) 이 말씀처럼 결함이 없는 삶을 산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가장 존경할만한 사람의 삶에서도 몇 가지 흠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뷰티(beauty)’에도 ‘티(t)’가 들..

이 기분 나는 모르제

이 기분 나는 모르제 ‘이웃집 할망구가 가방 들고 학교 간다고 놀린다. 지는 이름도 못 쓰면서. 나는 이름도 쓸 줄 알고 버스도 안 물어 보고 탄다. 이 기분 니는 모르제.’ 83세의 늦깎이 나이로 한글을 깨우친 강달막 할머니가 쓴 ‘내 기분’이라는 시입니다. 시에는 웃음 가득한 할머니의 얼굴이 그려져 있어 이 시를 읽는 내내 빙그레 미소를 짓게 합니다. 자신을 놀린 누군가를 향한 할머니의 귀여운 복수는 고소합니다. 한글을 깨우친 것이 이토록 감격스럽고 고마울까요. 한글뿐 아니라 영어도 하고 심지어는 중국어까지 공부해도 불평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늦깎이 학생 임숙희 할머니의 ‘날씨 흐림 기분 맑음’이라는 제목의 시는 장미보다 붉은 사랑고백 시입니다. ‘오후 한 시에 영감님이 전화..

능금한 알 추락사건

능금한 알 추락사건 “능금 한 알이 추락하였다. 지구는 부숴질 정도만큼 상했다. 최후 이미 여하(如何)한 정신도 발아하지 아니한다.” 이상(李箱)의 시 ‘최후’입니다. 시인은 겨우 능금나무의 열매 한 개가 낙하했는데 그로 인해 지구가 부서질 정도로 상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대단한 능금입니다. 이 정도의 존재감을 보이는 능금 같은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요. 세상은 사과 한 개가 떨어지든 말든 내가 사나 죽으나 아무도 관심 없어 보입니다. 시인은 나의 죽음 때문에 지구가 타격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썩은 능금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셨습니다. 남편이 다섯 명이나 있었던 사마리아 여인, 일곱 귀신에게 고통 받았던 막달라 마리아 등은 존귀한 자가 되고 귀하게 쓰임 받았습니다. 이..

가정은 그릇입니다

가정은 그릇입니다 음식은 그릇 안에 담겨 있을 때 싱그럽습니다. 그릇 안에 있으면 지지고 볶은 뒤 섞인 비빔밥이라 할지라도 먹음직스럽습니다. 그러나 그릇 밖으로 튀어나온 밥알은 아무리 좋은 쌀로 만들어졌다 할지라도 의미가 없습니다. 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몸 안에 있을 때 생명의 흐름이 됩니다. 몸 밖으로 나오면 사람에게 위험합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행복합니다. 사람은 하나님이라는 그릇, 가정이라는 그릇 안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곧 치유가 되고 회복됩니다. 밖에서 어려움을 당해도 행복한 가정 안에 있으면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평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그릇 안에서 벗어나면 제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곧 어그러지게 됩니다. 하나..

살아내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살아내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살아내는 사람’이 있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살아내는 사람은 그저 다가온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하고 수동적으로 일합니다. 반면, 사는 사람의 하루는 포효하는 사자처럼 힘차고 새벽이슬처럼 싱그럽습니다. 또 평생 ‘워크(work)’만 하는 사람이 있고 매일 ‘플레이(play)’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는 “자유(自由)란 스스로(自)의 말미암은 이유(由)로 걸어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하고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 하루하루는 축제이고 자유이고 플레이입니다. 그런 사람은 죄의 욕망과 세상의 가치관을 좇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비전에 따라 삽니다. 해가 지는 것을 아쉬워하지 않고 달이 뜨는 것과 다음 날이 오는 것..

아름다운 거리감

아름다운 거리감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고전 13:5) 무례히 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거리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으며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 사랑입니다. 제주도에 가면 구멍이 많은 돌담이 있습니다. 돌담은 거센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바로 구멍의 간격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태양을 사랑한다고 해서 태양 쪽으로 뛰어든다면, 달이 지구가 좋다고 달려와 안긴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별빛이 고운 것은 그 빛이 오래전 출발해 지금 우리 눈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별이 지척에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이 한낱 돌멩이에 불과하다고 업신여겼을 것입니다. 건축물의 기둥들도 서로 좋은 거리를 두며 세워져 벽과 지붕을 받치고 있..

빛나는 얼굴

빛나는 얼굴 미국 서부개척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몬태나주에 살던 몇 사람이 금광을 찾아 서부로 떠났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금이 묻힌 곳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음식과 장비 등이 없으므로 다시 장비를 마련해 오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비밀을 지키자고 다짐했습니다. 마을로 돌아와 서부로 다시 떠나려는데 마을 사람 수백명이 따라오는 겁니다. 분명 아무도 비밀을 발설하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그것은 바로 ‘얼굴’ 때문이었습니다. 금광을 발굴한 사람들의 얼굴에는 희망과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얼굴에서 밝고 기운찬 모습을 보고 금광을 발견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것입니다. 좋은 일이 있는데 어떻게 얼굴빛이 변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얼굴이 곧 그의 내면 풍경입니다. 금을..

'나는 준다'의 미래형

'나는 준다'의 미래형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 시제를 연습시키기 위해 시험 문제를 냈습니다. “‘나는 준다’의 미래형은 무엇일까요?” 어느 학생이 이런 답안을 제출했습니다. ‘나는 받는다.’ 문법적으로 틀린 답이지만 삶의 이치로 보면 맞는 답입니다. ‘나는 준다’의 미래형은 ‘나는 받는다’입니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의 숫자는 내가 도와준 사람의 숫자와 같습니다. 이웃을 향해 긍휼함이 없다면 위기의 순간에 긍휼 없는 심판을 받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진실한 법칙이 있다면 바로 ‘심은 대로 거둔다’는 진리입니다(갈 6:7). 콩을 심은 데 콩이 나고, 팥을 심은 곳에 팥이 나옵니다. 수려한 봄꽃이 피우기 전에 씨앗을 뿌린 사람의 꿈과 땀이 먼저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이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