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653

있는 그대로

저는 지난 수요일(미국 기준)에 출발하여 목요일 오후(한국 기준)에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열다섯 시간의 비행이 만만한 일이 아닌데, 그런 대로 견딜 만 했습니다. 하루 밤을 지내고 나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일에는 후배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삼양교회에서 성북지방 웨슬리 회심 기념 부흥회를 인도합니다. 저녁에만 모입니다. “나그네 인생, 나그네 신앙”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는데, 은혜의 시간이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올 때마다 경험하는 것 중 하나는 ‘뉴스로 듣는 한국’과 ‘실제 한국’ 사이에는 큰 거리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에서 한국에 관한 뉴스를 듣다 보면 금새 어찌 될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들어와 보면 전..

미래를 염려하며 기도하는 이유

요즈음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게될 가능성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는 세계의 유명 인사들이 인공 지능 개발을 감독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 지능 개발을 주도했던 석학들이 인공 지능 개발에 참여했던 것을 후회한다면서 그 위험성을 경고 했습니다. 인공 지능 개발을 감독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 반대할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가능하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꼭 해내고야 맙니다. 감독하고 관리한다고 해서 그것을 막을 수는 ..

새로운 사역을 준비합니다

최근에 놀랍도록 발전하고 있는 것이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입니다. 얼마 전에 ChatGPT라는 프로그램이 출시되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고, 이어서 DeepL 같은 유사 프로그램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키워드를 입력하여 검색되어 나온 정보들을 일일이 읽고 정리해야 했는데, 이제는 AI가 대신 해 줍니다. 알고 싶은 어떤 주제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그동안의 모든 자료들을 종합하고 요약하여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 “검색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합니다. 에컨대, 이 프로그램에 “요한복음 3장 16절을 근거로 하여 5분짜리 설교문을 만들어 달라”고 명령하면, 5초 안에 매우 잘 정리된 설교문을 제공해 줍니다. 그것을 10분으로 늘려 달라고 명령하면 또 그대로 수행합니다..

뭔가 특별한…

두 주일 전에 저와 함께 신학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한 목사님이 우리 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신학대학원에 진학했고, 그분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진로를 바꾸어 진학하셨습니다. 저와는 10년 정도 나이 차이가 나는데, 그분은 한국에서 목회를 하시다가 은퇴하시고 자녀들을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졸업한 지 사십 년 만에 다시 뵐 수 있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가까운 식당에서 목사님 내외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며 지나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중에 그분이 “오늘 예배 중에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무엇이 특별했습니까?”라고 여쭈었더니, 그분이 다음과 같이 대답 하셨습니다. 기억을 되살려 그분의 대답을 적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

감독님과의 만남

지난 화요일에 저는 리치몬드에 있는 버지니아 연회 센터에 다녀 왔습니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중도적인 입장과 전통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교단을 탈퇴하려는 뜻이 없는 목회자들이 새로 부임한 감독님과 만나 대화하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아시아계 목회자들을 대표하여 그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연합감리교회는 2024년 5월에 세계 총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총회에서 동성 결혼한 사람에 대한 목사 안수 금지 규정을 삭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일 2024년에 통과 되지 않는다면, 4년 후(세계 총회는 4년 마다 열립니다)에는 통과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강경한 보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서둘러 교단을 탈퇴하려 합니다. 그로 인해 갈등과 분열의 아픔을 겪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

기대감으로 맞이하는 변화

지난 12월에 ES 담임으로 섬기시던 안국진 목사님이 다른 사역을 위해 사임했을 때, 앞길이 막막 했습니다. 요즈음 영어권 한인 목회자를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 때 1.5세 혹은 2세 한인 신학생이 많았는데, 십여 년 전부터 급속하게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1세 목사님을 영어권 목회자로 모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참 난감했습니다. 제가 아는 인맥을 동원하여 찾아 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제게 남은 선택지는 과거에 저와 함께 사역했던 허건 목사님 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목회적으로도 제가 많이 좋아하고 신뢰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리사님들은 그분이 작은 이민 교회에 와서 부목사로 목회하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

‘사귐의 뜰’을 열며

교회의 소식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팬데믹 전에 한 교우께서 구체적으로 준비 했는데, 자가 격리 상태가 지속되는 바람에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그 일을 준비했던 교우께서는 그 사이에 과거에 다니던 교회를 돕기 위해 떠나셨습니다. 다행히, 얼마 전부터 이 일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교우들이 모여 다시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여러 번의 논의 끝에 사귐사역부에서는 년 2회(1월과 7월) 소식지를 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임원회에 안건을 올렸습니다. 임원회에서는 교회 소식지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필요한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교회 소식지의 이름은 교우들의 의견을 따라 로 정했습니다. 교회 소식지를 발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만, 두 가지가 특별히 중요합니다. 첫째는 교우들 사이의 사귐을 더..

십자가의 형상이 새겨지기를…

우리는 지난 2월 22일에 ‘성회 수요일’(Ash Wednesday)로 시작하여 지난 주간 ‘세족 목요일’(Maundy Thursday), ‘성금요일(Good Friday) 그리고 ‘검은 토요일’(Black Saturday)을 지킴으로써 사순절 묵상 여정을 마쳤습니다. 실시간으로 혹은 자신이 정한 시간에 영상과 블로그를 통해 말씀 묵상에 참여해 주신 교우들께 감사 드립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순절이 특별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사도행전을 읽고 묵상하는 것에서 큰 은혜를 맛보았습니다. 소장 학자 시절에 저는 사도행전을 연구하여 주석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별로 새로울 것이 없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대하는 본문들이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로웠습니다. 그 ..

초청합니다

얼마 전, 어느 교우께서 한국 방문 중에 어릴 때 다니던 교회를 방문했던 이야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그분은 수십 년 만에 모교회의 예배에 참여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뒷줄에 앉은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흰 머리의 노인들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듬성듬성 흩어져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일학교와 중고등부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이 자랄 때만 해도 교실마다 득실거렸는데, 상황이 이토록 바뀐 것입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거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요즈음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구절벽’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가 불안정한 사회 상황으로 인해 결혼을 꺼리고, 출산은 더욱 기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

차라리…

지난 주간에 몇 목회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은, 교단 탈퇴 문제로 교인들이 둘로 갈라져서 갈등 중이라고 했습니다. 갈등 양상이 너무나 심하여 언제 어떤 사건이 터질지 몰라 불안한 심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라리 믿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박해라면 믿음으로 견디겠는데, 믿는다는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깊은 회의감에 빠집니다”라고 토로 했습니다. 교회가 뭔 지, 믿음이 뭔 지, 목회가 뭔 지, 혼란스럽다고 했습니다. 교회를 가장 심하게 위협하는 것은 외부로부터의 박해가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분열이 가장 큰 위험 요인입니다. 한 분 하나님, 한 분 예수님, 한 분 성령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때로 어떤 문제로 의견이 나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