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에 몇 목회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은, 교단 탈퇴 문제로 교인들이 둘로 갈라져서 갈등 중이라고 했습니다. 갈등 양상이 너무나 심하여 언제 어떤 사건이 터질지 몰라 불안한 심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라리 믿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박해라면 믿음으로 견디겠는데, 믿는다는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깊은 회의감에 빠집니다”라고 토로 했습니다. 교회가 뭔 지, 믿음이 뭔 지, 목회가 뭔 지, 혼란스럽다고 했습니다.
교회를 가장 심하게 위협하는 것은 외부로부터의 박해가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분열이 가장 큰 위험 요인입니다. 한 분 하나님, 한 분 예수님, 한 분 성령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때로 어떤 문제로 의견이 나뉘고 감정이 격발 되면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고 반대편을 없애기 위해 어떤 악도 서슴지 않습니다. 상황이 그렇게 되면 우리 안에 형성되고 있던 그리스도의 인격은 옛 사람의 성정에 압도되어 힘을 쓰지 못하고 우리 속에 숨겨져 있던 악한 본성이 흉한 모습으로 정체를 드러냅니다.
교회의 갈등과 분열은 모두를 패배자로 만듭니다. 모두가 상처를 받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준 상처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받은 상처만을 생각합니다. 그 상처가 깊어지면 신앙에 대한 회의에 빠집니다. 믿고 신뢰하고 존경했던 신앙의 사람에게서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부정적인 모습을 보게 되면 낙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비웃음과 조롱을 사는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전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됩니다.
주님께서는 교회를 위해 다음과 같이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서 우리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여 주십시오.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인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 17:21-22). 이 말씀에 의하면, 교회가 바깥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믿음 안에서 하나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성령이 여러분을 평화의 띠로 묶어서, 하나가 되게 해 주신 것을 힘써 지키십시오”(엡 4:3)라고 했습니다.
요즈음 우리는 사도행전을 읽고 있습니다. 초대 교회도 가끔 내적 갈등과 분열을 겪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성령의 인도하시는 손길을 분별하고 순종하기 위해 힘썼습니다. 그로 인해 그들은 서로 양보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품을 수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복음은 더욱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교회는 불완전한 사람들이 서로 지체가 되어 연합된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렇기에 갈등과 분열의 가능성은 언제나 잠복해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앞날에도 갈등과 분열의 요인들은 틀림없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럴 때 서로를 비판하고 공격하려는 욕망을 제어하고 금식과 기도로써 주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성령께서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킬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성숙한 신앙이요 성숙한 교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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