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초청합니다

새벽지기1 2023. 4. 3. 05:39

     얼마 전, 어느 교우께서 한국 방문 중에 어릴 때 다니던 교회를 방문했던 이야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그분은 수십 년 만에 모교회의 예배에 참여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뒷줄에 앉은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흰 머리의 노인들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듬성듬성 흩어져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일학교와 중고등부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이 자랄 때만 해도 교실마다 득실거렸는데, 상황이 이토록 바뀐 것입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거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요즈음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구절벽’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가 불안정한 사회 상황으로 인해 결혼을 꺼리고, 출산은 더욱 기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울 중심의 역사 깊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들이 폐교되고 있습니다.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교회에도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둘째는 젊은 세대에게 기독교가 매력 없는 종교가 된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불안한 삶의 조건에 사는 젊은이들에게 복음이 더 절실 해졌는데, 교회가(믿는다는 사람들이) 그동안 잘못 행동함으로 인해 복음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교회에 젊은이들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노인 인구의 비중이 늘어난 것입니다. 한인 이민 교회의 경우도 상황은 유사합니다. 한국으로부터의 이민은 줄어들고 이민자들의 자녀들은 영어권 교회를 찾아 갑니다. 한인 교회들은 이민자들과 같이 늙고 노쇠 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작년부터 3040 세대를 위해 사역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청장년 세대를 위한 수양회를 가진 것도, 속회를 구성할 때에도 젊은 세대를 따로 묶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7월에 ES 목사님이 부임하시면 KS와 ES가 연합하여 젊은 세대와 청년 세대를 키우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이렇게 젊은 세대를 위해 노력하다 보니, 장년과 노년 세대의 교우들께서 상대적인 소외감 같은 것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장년과 노년 세대가 두텁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젊은 세대가 부족한 것이지 장년과 노년 세대가 많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젊은 세대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자고 말하는 것은 장년과 노년 세대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장년과 노년 세대의 교우들이 저에게는 든든한 의지처요 위로와 격려의 원천입니다.

    우리 교회는 5월 7일(주일)과 8일(월)에 1박 2일 ‘장년 수양회’를 계획하고 교우 여러분을 초청합니다. 이 수양회는 우리 교회에 속한 장년과 노년 교우들을 위한 사귐과 섬김의 장입니다. 다른 세대의 교우들도 이 수양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아니, 참여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청장년 수양회에서 장년과 노년의 교우들이 섬기신 것처럼, 청장년 교우들께서 참석하셔서 같이 사귀고 섬기면 좋겠습니다.

    이번 수양회가 우리 교회의 허리와 다리의 역할을 하시는 모든 교우들이 깊이 휴식하고 따뜻한 사귐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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