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뜻(최종회)

새벽지기1 2021. 7. 29. 04:44

이제는 넘어서야 한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이성의 범주 안으로 끌어내리는 오류를 넘어서야 하고,

하나님을 인과론의 틀에 가두는 억지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대로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과

범사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하나님의 섭리’와 ‘하나님의 뜻’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둘 사이의 차이를 구별한다는 게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구별되어야 한다.

 

우선 ‘하나님의 섭리’ 보자.

성경은 하나님이 범사에 함께 하시며, 범사를 통해 일하신다고 말한다.

하나님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기독교는 이것을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섭리는 운명론과 같은 닫힌 구조가 아닌 열린 구조다.

결정된 대로 움직이는 기계적 구조가 아닌 유기적 구조다.

법의 지배를 받는 율법적 구조가 아닌 인격적 구조다.

요셉 이야기와 룻 이야기에서 확인한 대로 하나님의 섭리에는 미래 개방성이 있고,

세계와 인간을 향한 외부 개방성이 있다.

세계의 우발성이나 인간의 자유의지가 끼어들 여지가 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섭리는 객관화되거나 보편화되거나 범주화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뜻’ 다르다.

하나님의 뜻은 상황이나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미래 개방성이나 외부 개방성 또한 없다.

하나님이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신 것처럼(약1:17)

하나님의 뜻도 영원부터 영원까지 변함이 없으며,

하나님이 이 세상의 어떤 사물이나 형태로도 유비가 불가능한 절대타자이신 것처럼

하나님의 뜻에도 인간과 세상이 간여할 만한 여지가 전혀 없다.

하나님의 뜻은 오직 하나님에게만 속한다.

하나님만의 절대주권이다.

물론 이와 같은 하나님의 뜻이 창조의 동력이요 목적이다.

또 그리스도인의 생명과 삶의 근원 토대요 원천이다.

자기 목숨이나 운명보다 더 근원적인 존재의 바탕이다.

사실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사랑하는 것(마22:37-40),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참여함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롬6장),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종말의 날을 기다리는 것,

예수님의 다시 오심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이 온전히 성취되는 것(계21-22장)이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은 이 뜻을 성취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섭리하신다.

결코 객관화되거나 보편화되거나 범주화되지 않는 다양하고 독특하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섭리하신다.

 

‘하나님의 섭리’와 ‘하나님의 뜻’은 이처럼 다르다.

섞어 사용하면 안 될 만큼 다르다.

물론 하나님은 ‘섭리’를 통해 ‘뜻’을 이루어 가신다.

하지만 섭리가 곧 뜻은 아니다.

섭리는 뜻을 이루어가는 과정이자 방식이지 뜻은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둘을 구별하지 않는다.

아니, 사실상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너도 나도 쉽게 ‘하나님의 섭리’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남북 간의 6.25전쟁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의한 문창극 장로처럼.

세월호 침몰 사건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설교한 김삼환 목사처럼.

 

진실로 그렇다.

그동안 ‘하나님의 뜻’에 대한 수많은 왜곡과 오해가 기승을 부린 것은

‘하나님의 섭리’와 ‘하나님의 뜻’을 구별하지 않고 마구 뒤섞어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섭리’에 속하는 일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해버리는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결국 몰지각한 언어 사용,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기계적인 신앙의식이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는, 실로 의도하지 않은 오류를 양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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