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는 것과 속아 주는 것
“꽃피는 날들, 우린 기쁨을 탕진해 버렸다.
그러하니 꽃 지는 이 날에, 그 기쁜 흔적들 남겨 쓸쓸함에 보험 들어야 함을 잊었다.
꽃피고 꽃 지는 일, 모두 한 가지에 달린 작은 떨림들인 것을 어찌 해마다 이리도 속아 버리는가.”
이상국 저(著) ‘옛 시 속에 숨은 인문학’(슬로래비, 20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속아도 좋아 저 꽃을 보면은” “속아도 좋아 내 자식을 보면”
“친구의 사랑은 믿어 주는 것이고, 부모의 사랑은 속아 주는 사랑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자식들의 말에 부모님처럼 잘 속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식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그대로 믿는 사람이 부모님입니다.
자식에 대한 은혜가 있고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류영모 저(著) ‘은혜의 영성으로 살다’(와웸버플, 68쪽)에 보면 어머니를 멋지게(?) 속인 사건이 나옵니다.
“아마 중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어느 날 어머니를 멋지게 속였다.
용돈이 필요해서 ‘영어 사전’을 산다고 돈을 받았다.
그 다음 날에는 ‘Dictionary’를 산다고 돈을 받았다.
또 다음 날에는 ‘Concise’를 산다고 돈을 받았다.
책 한권을 사면서 세 번씩이나 어머니의 주머니를 긁어냈다.
그래도 어머니는 멋지게 속아주셨다.
어머니 안에 사랑이 있고,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속아 주는 것은 믿어 주는 것입니다.
속이 빤하지만 속아 주고 참아 주고 기다려 주기에 아이들이 어느새 어른이 됩니다.
“속는 것”은 어리석지만 “속아 주는 것”은 지혜롭습니다.
“속는 것”은 무능해서이지만 “속아 주는 것”은 사랑해서입니다.
하나님도 그러하십니다.
우리는 급할 때 하나님께 매달리다가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일이 해결되면 다시 죄의 길로 돌아서곤 합니다.
화장실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릅니다.
이렇게 변할 줄 아시면서도 하나님은 속아 주십니다.
하나님이 무능해서가 아닙니다. 믿어 주시는 것입니다. 다시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속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 사랑이 우리를 지금까지 있게 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요일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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