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교회 개척을 한 지 어느덧 8년이 흘렀다.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는 가운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특히 인간을 많이 경험하고 배웠다.
50대 중반의 개척인지라
그간의 삶과 공부를 통해 - 삶 속에 녹아있는 인간관계의 다면성을 경험하고,
인간의 내면을 깊이 통찰한 책들을 통해 인간 공부를 많이 했다고 자부했었는데
말씀샘교회에서의 8년을 지나오면서 그 모든 게 깨졌다.
인간에 대한 내 경험과 공부가 얼마나 미천한 것이었는지가 드러났다.
나는 지난 8년 동안 인간의 어떠함을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경험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인간의 어떠함을 깊이 깨우쳤다.
인간이 얼마나 다양하고 독특하고 불안정하고 모순에 찬 존재인지를.
인격과 지식의 거리, 성품과 사회적 지위의 거리,
내면세계와 외적 행위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를.
한 사람의 장점이 얼마나 쉽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나는 이렇게 인간의 어떠함을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경험하면서
인간에 대한 낭만적 환상을 버리게 되었다.
아니, 인간에 대해 깊이 절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에 대해 깊이 절망함으로써
인간을 용납하고 사랑할 수 있는 여지를 키우게 되었다.
또 인간에 대한 나의 편견도 넘어서게 해주었다.
가난한 자, 못난 자, 부족한 자를 새로이 볼 수 있는 눈과
지식이 부족하고 사회적 자산이 빈한한 자들을 품을 수 있는 역량을 키우게 되었다.
가장 소중한 공부를 한 셈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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