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본문에는 세 사람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쳐녀 리브가와 리브가의 오라비인 라반, 그리고 아브라함의 사자인 엘리에셀입니다. 이제 그들을 한 사람씩 살펴보십시다.
<리브가> 리브가의 할아버지는 나홀이고, 나홀의 형님이 아브라함입니다. 따라서 리브가에게 아브라함은 큰 할아버지가 됩니다. 리브가는 자신이 만난 엘리에셀이 큰 할아버지가 보낸 사람임을 확인하는 즉시 집안사람들에게 달려가 그 소식을 전했습니다(28절). 혈족을 중요시하는 유대인의 풍습 상, 생사를 알지도 못하던 큰 할아버지 댁에서 누군가가 찾아왔다는 것은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그 기쁜 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전하기 위해 단숨에 집으로 달려간 것이었습니다. 리브가가 그처럼 기쁜 소식의 전달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10절-27절에서 살펴본 것처럼 선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녀가 선한 마음의 소유자가 아니었던들, 그 기쁜 소식은 그녀를 비켜가고 말았을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기쁜 소식은 선한 마음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악한 마음을 지닌 자로부터 들을 수 있는 기쁜 소식이란 없습니다. 기쁜 소식은 언제나 누군가의 선한 마음을 자기의 통로로 삼습니다. 히브리어 ‘리브가’는 ‘붙들어 매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붙들어 맨 자만 하나님으로 인해 선한 마음을 지닐 수 있고, 그 결과로 기쁜 소식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라반> 리브가로부터 기쁜 소식을 전해들은 오라비 라반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그 역시 우물가로 달려갔습니다(29절). 큰 할아버지가 보낸 엘리에셀을 맞기 위함이었습니다. 엘리에셀을 만난 라반은 그의 일행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와 짐을 부리고, 약대에게 먹이를 주고, 그들에게 발 씻을 물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식탁까지 배설하였습니다(31절-33상). 라반도 선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아브라함이 보낸 사람을 라반이 문전박대하였더라면 리브가는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며느리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라반 역시 ‘믿음의 아들’인 이삭의 ‘믿음의 처남’이 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히브리어 ‘라반’은 ‘하얗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비어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빈 마음이 하나님을 힘입어 선한 마음이 되고, 선한 마음의 소유자가 결과적으로 하나님과 사람들로부터 ‘믿음의 사람’이라 칭함을 받습니다.
<엘리에셀> 가나안에서 하란까지는 800Km로, 그 먼 길을 약대를 타거나 혹은 도보로 여행한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라반의 집에서 발을 씻고 식탁을 대한 엘리에셀로서는, 일단 음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상책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엘리에셀은 자신의 방문목적을 밝히기 전까지는 먹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33절). 그는 자신의 안일보다는 자기에게 부여된 사명을 먼저 생각하는, 투철한 사명감의 사람이었습니다. 이에 라반이 말할 것을 허락하자 그의 첫 마디는, 자신은 아브라함의 종이라는 것이었습니다(34절). 라반에게 칙사 같은 대접을 받으면서도 그는 ‘자기 정체성’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역시 선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선한 마음을 도구로 삼아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대를 잇는 당신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히브리어 ‘엘리에셀’은 ‘하나님이 도우신다’는 뜻입니다. 언제나 겸손하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자가 선한 마음으로 자기사명과 자기정체성을 지킬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게 됩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도 하나님께 매인 선한 마음으로, 기쁜 소식을 전하는 하루가 되게 해주십시오.
오늘도 나를 비우고 하나님의 것으로 채워진 선한 마음으로, 믿음의 사람답게 살게 해주십시오.
오늘도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서 선한 마음으로 나의 사명과 정체성을 지켜,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는 의미 있는 하루가 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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