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한경직목사

발을 씻기신 예수 (요한복음 13:1-15)

새벽지기1 2017. 1. 2. 09:34


『이에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기기를 시작하여…』(요13:5)

옛날 2, 3세기부터 부활주일 전 40일은『렌트』라고 해서 회계기(悔改期)로 지키며 예수께서 마지막 주간에 행하신 일, 특별히 잡히시기 전 마지막 저녁에 행하신 일과 잡히신 일, 십자가에 못 박힌 일 등을 생각하면서 부활주일을 맞이하는 표준 기간으로 지켜 왔습니다.


종교 개혁 후 너무 지나쳐 이 행사까지도 지키지 않았으나 그 후 신교에서도 이 기간에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를 생각하고 죄를 회개하고 전도하는 일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한복음 13장에서 17장은 특히 예수 님이 마지막 저녁에 하신 일과 모든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일을 기록하였으므로 이 렌트 기간에 많이 읽는 부분입니다. 17장은 특히 모든 인류를 위하여 드리신 대제사장으로서의 기도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첫째로, 이 본문에는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이 있습니다. 그 당시 유대에서는 밖에서 방에 들어오면 반드시 발 씻는 풍속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본문대로 예수님께서 마지막 저녁에 제자의 발을 친히 씻기셨습니다. 제자들이 왜 먼저 씻지 않았던가요? 그것은 조금 전까지도 장차 올 예수님의 일을 모르고 누가 가장 크냐 하는 문제로 다투고 서로 불평과 시기하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보통 때 같으면 서로 발을 씻었겠지만, 그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면서, 무한한 영광으로 하늘에 오르는 것을 아시면서 가장 천한 일, 하인들이 할 일을 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산 교훈을 친히 모법으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리들도 하나님께로 받은 믿음과 은혜가 클수록 남의 발을 씻게 됩니다. 이것이 곧 은혜 받은 증거입니다. 이런 일을 먼저 하여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교훈에 먼저 앞서서 친히 어려운 일인 발 씻기시는 일을 하셨습니다. 14절 말씀에『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본을 보여주니 서로 서로 도와 주라』고 하셨습니다. 


둘째로, 발을 씻기면서 가르치신 진리를 생각해 봅시다. 누가 높으냐 하는 언쟁을 하다가 예수님이 친히 발을 씻기려고 하시므로 열렬하고 마음에 있는 말을 솔직히 하는 베드로는『절대로 내 발을 씻기지 못하시리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 님은『내가 너를 씻기지 않으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발을 씻는 일을 통하여 다른 신령한 교훈을 가르쳤습니다. 예수께서 장차 십자가에서 흘리는 피로 죄를 깨끗하게 씻어주시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는 것은 예수로 말미암아 죄 씻음 받음을 의미합니다. 십자가를 바라보고 죄를 회개하고 변화하는 신령한 이치를, 발을 씻기시는 일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십자가 보혈로 깨끗함을 받아야 구원함을 얻습니다. 내가 예수로 말미암아 신령한 목욕을 한 사람, 전과는 전연 딴 사람이 되는 이치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셋째로,『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겠다』고 말하므로 베드로는『주여, 내 발 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다 씻겨주세요』라고 하였습니다.『이미 모욕 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하고 예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목욕한 자 예수로 말미암아 모든 죄와 원죄를 씻음 받은 사람도 매일 매일 세상에서 살 때에 발에 먼지가 묻는 것 같이 작은 죄를 짓게 되므로 매일 매일의 회개가 필요합니다. 이미 회개한 사람도 하루 살면 그만큼 마음과 몸이 더러워집니다. 그런고로 늘 씻어야 온 몸이 늘 깨끗하여집니다. 우리들은 이 주간을 지내는 동안 완전히 거듭 나는 경험을 하면서 작은 죄를 때때로 회개하여 심령을 깨끗케 합시다. 그리고 주님의 크신 겸손과 봉사의 정신을 체득하십시다. (1953년 3월 18일 밤·부산 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