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교리해설

[라은성 교수의 쉬운 교리해설] (3) '오직 성경만으로'

새벽지기1 2016. 7. 2. 22:44

성경은 하나님을 아는 길
 

‘오직 성경만으로’는 독일 종교개혁의 슬로건이었다. 마틴 루터는 1518년 10월 ‘아우구스부르크 논쟁’에서 로마 교황의 권위를 지상권으로 일삼는 로마 가톨릭교회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그 무기는 바로 ‘오직 성경만으로’였다. 요즘 세대들어 성경의 권위에 인간의 권위가 자리를 차지하는 양상을 보게 되는데, 개혁신학이 이 점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제대로 들었으면 한다.

< 웨스트민스터 대·소교리문답서> 1문은 ‘인생의 목적’을 다룬 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더불어 ‘성경’에 대해 묻고 고백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벨지카 신앙고백서> 1항에서는 하나님에 대해 고백한 후 그분을 알게 되는 방편으로 두 가지를 소개한다. 하나는 ‘자연’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인 ‘성경’이다. 그 고백서는 성경에 대해 3~7항까지 길게 고백한다. 그런데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에서는 당연히 여겨 성경에 관해 묻지 않는다. 개혁신앙은 ‘인생의 목적’을 이뤄가는 첫 단계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할 때 성경 외에 다른 그 어떤 것에서 가공하거나 유추하지 말아야 함을 고백한다.

먼저, 성경 교리에 대해 다음의 내용에 관심을 가지면 좋다. 칼빈 선생은 <기독교강요> 6~9장까지 네 장에 걸쳐 성경에 관해 설명하기 전, 신성에 대한 지식이 자연과 양심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1권 1~5장). 어느 시대든, 어느 문화든, 어디든 종교가 있는 것을 보아 ‘신성에 대한 인식’은 잘 증명된다. 이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그들 속에 보”이셨고,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이고 있다.

두 번째로, 자연에 새겨진 창조자에 대한 지식과 양심에 나타난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지식만으로 결코 구원을 받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죄성을 가진 인간이 언제든 자기 해석과 상상으로 그 지식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창조자와 그분에 대한 두려움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에 대해 칼빈 선생은 “하나님을 창조자만 아니라 구속자로 반드시 알아야만 하고, 두 종류의 지식을 말씀에서 확실하게 얻을 수 있다”고 명시한다(1권 6장 1항).

세 번째로, 우리의 자세에서 유의해야 하는 것은, 성경에 대한 지적 호기심에 젖어 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은 순종하는 제자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한다(1권 6장 2항). 이런 면에서 성경의 권위는 매우 중요하다. “성경의 권위는 믿어져야 하고 순종해야”한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1장 6항).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의무”를 담고 있고(<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서> 3문), “순종을 위한 유일한 규칙”이다(<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 3문).

네 번째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증명하는 것은 종교회의나 교회가 인준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심정에 성경에 의해 또 성경과 더불어 증언하는 하나님의 성령만이 성경이 하나님의 바로 그 말씀임을 완전하게 설득시킬 수 있다”(<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 4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1장 4항 참고). 이런 점에 관해 칼빈 선생은 1권 7장에서 성경의 권위와 8장에서 신빙성을 설명하고 있다. 성령만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임을 증명한다고 할 때 유의해야하는 사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직통계시’에 의존하는 자세이다. ‘직통계시’는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보다 선지자나 사도처럼 성령으로부터 직접 계시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다섯 번째로, 성령의 계시처럼 보이는 깨달음이 그분의 계시라고 확신할 수 있는 방법은 성령의 저자로 기록된 말씀과 일치해야 한다. 기록된 말씀과 들은 말씀이 불일치하다면 거짓 계시이다. 이런 현상에 빠지는 자들이 많기에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고 권하고 있다(요일 4:1). 성령의 사역은 그리스도로 우리를 이끈다(요일 4:2 참고). “그리스도를 나타낸다면, 그것은 영을 개종시키고 단순한 자를 지혜롭게 만드는 생명의 말씀이 된다”(1권 9장 3항).

여섯 번째로, 성경은 중생된 자를 위한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이다. 이것은 자연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를 올바로 해석하도록 돕는 ‘안경’이고(<기독교강요> 1권 6장 1항), 세상을 올바로 바라보고 분석하고 해석하고 그리고 적용하도록 이끄는 ‘교사’이고(1권 6장 2항), 그리고 미궁에 빠질 때라고 길을 잃지 않고 좁을 길을 걷도록 돕는 ‘실’이다(1권 6장 3항).

성경에서 주요하게 가르치는 것은 “하나님에 관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과 그분이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의무에 대한 것”이다(<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 5문). 이 순서에 따라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배우도록 한다.

라은성 교수  opinion@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