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 로마서묵상

로마서 16장 주 안에서 하나가 된 교회 /김형익목사

새벽지기1 2016. 3. 12. 07:19

로마서 16장 주 안에서 하나가 된 교회


1. 이제 사도는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데, 당시 로마에 살고 있는 자신이 아는 성도들에게 문안하고 또 자신과 함께 있는 자들 중에 로마교회에 알려진 인물들의 인사를 전해준다. 16장에는 35명의 이름이 거론되며, ‘문안한다’는 단어가 22회 나온다. 양피지에 이들의 이름을 이렇게 일일이 기록했다는 것은 바울 사도에게 있어서 이들이 개별적으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교회는 본질상 거대한 회중 속에 개인들이 고립되고 무시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우리를 다루시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2. 뵈뵈는 고린도 동편 항구도시 겐그레아에서 바울의 사역을 통해서 주님을 믿게 된 여인일 것이다. 그녀는 바울이 로마서를 쓸 때 함께 있다가 로마서를 로마교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녀는 바울 사도뿐 아니라 많은 신자들을 보호하는 일을 잘 했던 것 같다. 사도는 특별히 그녀의 모든 필요를 잘 채워줄 것을 로마교회에 부탁한다(1~2).


3. 사도는 또 로마에 있는 자신의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먼저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다. 이들은 바울 사도가 고린도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로서 본래 로마에 살다가 유대인 추방령이 내려지자 로마를 떠나 고린도로 이주해온 사람들이다. 천막 짓는 업이 바울과 같았고 이후 에베소까지 바울을 따라갔던 신실한 지도자들이다. 바울 사도는 아마도 이들을 통해서 로마교회의 소식을 전해 들었을 것이다. 후에 이들은 다시 로마로 돌아갔던 것 같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여기 로마서에 그들의 이름을 제일 먼저 언급한다. 이들은 모든 이방인 교회의 사랑을 받는 자들이었다(3~4). 에베네도는 바울 사도의 복음사역에서 아시아의 첫 열매였다(5). 비록 로마로 이주하여 살고 있었지만, 사도가 어찌 그 첫 열매를 잊겠는가? 그 외에도 바울 사도는 마리아, 안드로니고, 유니아, 암블리아, 우르바노, 스다구, 아벨레, 아리스도불로의 권속, 헤로디온, 나깃수의 권속, 드루배나, 드루보사, 버시, 루포와 그 어머니, 아순그리도, 블레곤, 허메, 바드로바, 허마와 형제들, 빌롤로고와 율리아, 네레오와 그 자매, 올름바와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한다.


특별히 루포는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구레네 사람 시몬의 아들일 것이다. 루포의 어머니는 곧 나의 어머니라고 한 것으로 보아 바울은 이들과 특별한 관계를 가졌던 것 같다. 바울 사도는 단순히 자신만의 인사를 전하지 않고, 로마교회가 한 번도 보지 못했을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를 대신하여 인사를 전한다. 이것이 교회다. 비록 우리가 보지 못했고 알지는 못해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이 다 교회다. 오늘날과 같이 교회 간에 교인 경쟁을 하는 이런 시대에는 이 말씀이 얼마나 무색하고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가! 탄식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4. 바울 사도는 이제 서신을 마치면서 마지막 권면을 준다. 그것은 언제나 바울 사도가 세웠던 교회들이 겪는 문제들과 같은 문제에 대한 주의를 주는 것이다. 교훈을 거스리고 분쟁을 일으키며 거쳐 넘어지게 하는 자들을 살피고 저희에게서 떠나라는 권면이다. 이것은 가르침의 문제이고 진리의 문제다. 거짓 가르침이 들어와서 교회를 무너뜨릴 수 있는데, 성도들은 분별하고 이들을 떠나야 한다. 거짓 가르침은 교사들의 부도덕한 삶으로 증명된다. 그들은 결국 자기 유익, 자기 뱃속을 채우기 위해서 사역하는 자들이다. 성도는 이들을 분별하고 떠나야 한다.


그러나 바울 사도는 최후의 승리를 바라보게 한다. “평강의 하나님께서 속히 사탄을 발 아래 상하게 하실 것이다(20).” 사도는 축도로 서신을 마치려다가 다시 문안을 전한다. 사도는 로마서를 쓸 때 자기와 함께 있던 자들의 문안을 전해야 한다고 느낀 것 같다. 디모데, 누기오, 야손, 소시바더와 함께 이 긴 서신을 대필하던 더디오 자신의 문안이다. 바울 사도의 안질이 심해서였거나 혹 다른 이유로 사도의 서신들은 대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아마 바울 사도가 로마서를 쓰던 당시, 바울 사도와 그 동료들의 숙식을 책임 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가이오, 고린도의 재무장관으로 매우 높은 사회적 신분을 가진 에라스도와 또 한 사람의 형제 구아도의 문안을 전한다.


5. 사도는 이 서신을 통해서 영세 전부터 감추어졌던 비밀의 계시를 그리스도 복음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내주었다. 이는 유대인 뿐 아니라 모든 이방인도 믿어 순종케 하고자 함이다(1:5; 16:26).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당시 로마교회에 있던 사람들뿐 아니라 이후의 모든 민족,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이 서신을 통해서 믿음을 얻게 하셨고 믿음의 순종을 하게 하셨다. 사도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림으로 서신을 마친다.


6. 초대교회 특별히 로마교회는 사회적 신분의 차이, 경제적, 교육적, 인종적 차이 등 사회의 다양한 기준들에 의해서 도저히 하나가 될 수 없는 교회였다. 그러나 그들을 하나로 만들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이 되게 하신 신비로운 역사는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밖에는 설명될 수가 없다.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 중 어떤 이들은 고급 관료였으며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또 어떤 이는 노예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그들이 모두 ‘주 안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바울 사도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특별히 ‘주 안에’ 라는 말을 얼마나 강조하는지를 보라(2,3,7,8,9,10,12,13). 오늘 이 땅에 세워진 모든 하나님의 교회들이 가져야 할 모습이 여기에 있다. 우리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바울이 전했던 바로 그 복음(‘나의 복음’, 25)을 전하지 않는 한, 교회는 이런 고백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런 영광을 경험할 수도 없을 것이다.


7. “하나님 아버지, 다양한 신분과 계층으로 구성된 로마교회를 주 안에서 하나로 만드신 주의 거룩한 역사가 오늘날 분쟁과 분열로 상처난 저희들의 교회에도 동일하게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세상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주 안에 하나인 교회를 온 세상에 보이사 성 삼위 하나님께서 홀로 영광을 받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