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671

아! 변심의 계절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2002년 11월 30일 연인이 변해 가는데는 다섯 단계가 있답니다. 가령 여자가 감기에 걸려서 콜록거릴 때 연애 초반기에는 ‘약 지어왔어 자기야, 헉…헉’ 이러다가 진행기가 되면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 흑…흑’ 그럽니다. 과도기가 되면 ‘그러게 왜 그렇게 싸돌아다녀’, 권태기 때는 ‘야, 야! 음식에 콧물 떨어지잖아’, 말년기가 되면 ‘아까 네가 입댄 컵이 어떤 거냐?’ 이런 답니다. 사람의 마음은 수시로 변합니다. 그런데 그 변덕스러움이 특히 겨울에 심하답니다. 한 온라인 미팅전문사이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33%가 겨울철에 애인과 헤어졌다고 답했다며 겨울은 연인들에게 위기의 계절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변심의 계절! 맘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다른 길을 고집하던 두 ..

화살표 인생 /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2002년 11월 13일 저는 언제부터인지 신문을 볼 때마다 꼭 빼놓지 않고 보는 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제면에 있는 종합주가지수의 등락현황을 알리는 화살표(↑↓▲▼)입니다. 제가 버릇처럼 이 화살표를 보게 된 이유는 주식투자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목회적인 측면에서입니다. 성도들 중에는 이 화살표의 오르고 내림에 따라 신바람이 날 때가 있고 때로는 울상이 되기도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화살표의 방향대로 성도들처럼 희비의 감정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코스닥과 나스닥지수의 포인트의 급등을 그려보곤 합니다. 저는 이런 인생을 화살표 인생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즉 화살표 인생이란 인생의 기쁨이 화살표의 방향에 좌우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는..

예수님, 실패한 사역자이십니다!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2002년 8월 30일 팔순의 실향민 할아버지가 전 재산인 270억원을 ‘사랑의 리퀘스트’ 프로그램에 흔쾌히 내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식과 갈등도 있었지만 그는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자식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불우이웃을 위해 거액을 기부했답니다. 물론 이 일이 사회적 차원에서 보면 가슴 뭉클한 일입니다. 그러나 사실 자식이나 친척이나 개인적 입장에서 보면 가슴 아픈 일일 수 있습니다. 1년에 1억원씩 쓴다고 해도 270년, 자자손손이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지 않습니까? 특히 돈이 곧 행복이 되는 황금만능주의 사회에서 본다면 그와 그의 가족은 곧 행복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세상에 행복을 포기하다니 얼마나 어리석은 인생입니까? 혹 그들에게 어려움이 온다면 후회하는 ..

면티, 쫄티, 배꼽티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2002년 7월 30일 네 살짜리 어린 딸이 동요를 부릅니다. “가 가 가짜로 시작되는 말∼ 가방, 가위, 가게, 가지, 여러 가아지”. 어린아이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이 있고 청소년들에게도 여러 가지 문화유형들이 있듯이 교회도 여러 가지 목회철학, 신학, 전통에 의한 교회자체의 색깔들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요즈음 그 색깔을 지키기 위하여 혹은 변화를 주기 위하여 즉,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한 반응들로 인한 진통으로 고민하는 교회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교회의 학생회에서 일어난 이야기랍니다. 배꼽티를 입고 온 여학생에게 담당 전도사님이 “배꼽티를 입고 오면 본인은 좋을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의 예배를 방해하지 않는가?” 조심스레 나무랬습니다. 여학생은 “별로 신경 쓰는 사람이 없는데요 뭘”하며 ..

월드컵에 웃고 울고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2002년 6월 12일 ‘슛 골인! 골인!!’ 둥근 축구공 하나가 사람을 웃게 하고 울게 하기도 합니다. 흑이 있으면 백이 있고 승리가 있으면 패배가 있듯이 월드컵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예술축구의 프랑스는 울고 블랙 구테타의 주역 세네갈은 웃었습니다. 업무 종료와 함께 칼 퇴근하는 남편의 귀가시간에 아내는 흐뭇해하고 아빠의 월드컵 시청으로 드라마 채널권을 빼앗긴 아이들은 얼굴을 살짝 찡그립니다. 심야 재방송까지 챙겨보는 열성 팬들 덕분에 통닭 등을 파는 야식업체들은 빙긋 웃고 반면 비디오 대여점이나 유흥업소는 울상입니다. 가전업계나 스포츠업계는 날마다 ‘맑음’이지만 연설에 관심도 없는 선거 유세장은 ‘흐림’입니다. 이런 명암의 갈림은 거대한 한국역사의 틀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모입니까? /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2002년 5월 30일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 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그리고 만, 철, 걸 왕자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자아의 가슴속에 못내 그리워하는 추억의 대상들을 만날 수 없는 슬픔과 보통사람들에게 기대와 이상이 되어야 하는 대통령 아들들의 타락을 보는 아픔은 또 다른 시적 자아에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킵니다. ‘아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들이여!’ 한편으로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에게 동정을 보내고도 싶습니다. ‘아버지가 동란 이후로 철 천지 원수였던 나라의 가난을 물리치기 위하여 밤낮 새마을 운동을 하..

영화묵상, ‘집으로…’ /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2002년 5월 16일 가뜩이나 골치 아픈 신자의 삶, 주일설교도 적용하기 바쁜 세상에 웬 영화이야기입니까? ‘대답하되 그가 죄인인지 내가 알지 못하나 한 가지 아는 것은 내가 소경으로 있다가 지금 보는 그것이니이다(요9:25)’. 영화묵상이 신자에게 도움이 된다, 해가 된다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한 가지 아는 것은 때로는 영화의 한 장면이 예의상 들어줘야 하는 억지형 설교보다 가슴에 깊이 와 닿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는 수사학적 논리와 설교학의 공식과도 상관없이 냉랭하고 어두운 영혼을 숭고한 영적체험에 이르도록 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예술작품이라면 우리의 작품도 역시 하나님의 작품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제 ‘집으로…’를 묵상해 봅시다. 기차를..

나의 살던 고향은 /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2002년 5월 3일 황토고개 너머로 헛기침 소리를 내며 소달구지를 몰고 가던 농부, 장작불 아궁이에 걸쳐진 가마솥에서 메밥을 뜸들이던 아낙네, 동구 밖 논길 따라 개구리를 잡고 새알을 꺼내던 개구장들이 지금은 어디에 갔을까요? 그들 모두 이제는 수준급 도시에서 그런 대로 적응하며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냅다 무쏘의 액셀레터를 밟고 단숨에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곳, 꼭지만 틀면 언제라도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는 곳, 단지 내에 잘 마련된 로울러 스케이트장에서 곡예를 부리건, DDR과 같은 기계를 파트너로 삼아 몸매를 가꾸어도 별 참견이 없는 곳, 그래서 아파트 문화를 상급문화라 했나봅니다. 안전하고 깨끗하고 좋은 학교와 비싼 집들이 있어서 젊은 부부를 비롯한 현대들에게는 ..

폼생폼사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2002년 4월 10일 겨울이야기입니다. 한 신학교에서 불우이웃 돕기를 위한 찬양집회를 하였습니다. 집회가 끝난 후 찬양팀과 그 외의 멤버들이 뒤풀이로 파티를 열었는데 그 파티는 다름 아닌 뷔폐식당에서 건하게 먹는 일이었습니다. 차라리 찬양집회를 하지말고 한끼 굶어 성금을 모았다면 어떠했을까 생각나더군요. 신학생들의 문화는 배보다 배꼽을 더 사랑하는 문화인가봅니다. 오월의 이야기입니다. 석탄일을 알리는 연등이 아파트입구에서 시작하여 대로변 양쪽으로 길게 그러나 아주 촘촘한 간격으로 걸려있습니다. 어느 절의 석탄일을 알리는 불교문화의 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연등은 석가모니의 자비와 지혜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연등에 사용된 돈으로 실직자들에게 자비를 베푼다면 참 지혜롭다는 말을 들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

대박을 꿈꾸는 인생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2002년 3월 30일 봄바람에 꽃망울이 터지듯이 여기저기서 대박터지는 소리에 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부활의 노래가 아닌 쪽박타령을 부릅니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히트광고 덕택인지 몰라도 인천의 한 자영업자가 국내 복권사상 최고액인 55억원의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15년 간 복권에 당첨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성도의 믿음이 아니라 확률을 믿는 믿음이겠죠?) 꾸준히 복권을 구입해오다 드디어 대박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는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본분을 다하는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급증했다는 소식입니다. 복권뿐 아니라 영화계에서는 흥행으로, 드라마에서는 시청율로, 책을 쓰는 사람은 베 스트셀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