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671

못 먹어도 고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2002년 2월 28일 흩어져 있던 가족, 친구와 정담을 나눌 수 있어서 좋은 날, 명절은 온 국민들에게 알 수 없는 종교적 힘을 발휘하는 기대가 되는 날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갈등의 날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종교적으로는 제사문제가, 문화적으로는 오락문제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사문제는 나름대로 믿음과 지혜로 잘 극복하지만 오락문제는 아직도 한계를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로 명절 때면 빼놓을 수 없는 오락이 바로 화투놀이입니다. 요즈음에는 고스톱으로 대표되는 화투노름이 서민의 일상에 뿌리를 내리면서 ‘국민오락’이라고 말할 정도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로 죽마고우(죽 때리고 마주앉아 고스톱 치는 친구)가 되어 즐기고 있습니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민화투를 기본으로 하여 ..

뒤로 호박씨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2002년 2월 6일 “착한 척, 깨끗한 척 혼자 다 하더니 뒤로 호박씨 까고 있네.” 다소곳하고 참한 이미지 때문에 온 국민의 아씨로 사랑 받아왔던 한 연예인이 마약복용 사실이 세상에 알려짐으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최근 방송매체와 잡지에서 공개적으로 ‘하나님’을 운운하며 신앙을 표현해왔던 메가톤급 크리스찬 연예인이 ‘병역기피를 위한 시민권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연예인 사건이 거룩한 성도들의 모임까지 오르내리락 해서는 안되겠지만 ‘사단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다’는 예리한 통찰력을 가지고 본다면 연예인이나 야만인이나 다 우리가 복음에 빚진 자로서 사건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다른 사람의 결점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 만족으로써가 ..

좋은 건 내 것 /이화영 목사(남노산교회)

2002년 2월 6일 어느 날 점심시간 때의 일입니다. 아내와 둘이서 점심을 먹은 후에 후식으로 단감을 먹게 되었습니다. 마침 단감이 밖에 있어서 먼저 식사를 끝낸 제가 가지고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단감을 두 개 들고 왔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조금 더 컸습니다. 저는 순간 갈등을 느꼈습니다. “어떤 것을 아내에게 주지? 큰 것을 줄까, 작은 것을 줄까? 그래, 큰 것을 줘야지!” 그런데 제가 막상 아내에게 단감을 줄 때는 작은 것을 주고 말았습니다. ‘우째 이런 일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아내에게 무엇을 줄 때는 십중팔구는 좀 더 못한 것을 주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또한 간혹 아내에게 더 좋은 것을 줄 때도 갈등을 느끼면서 주는 게 확실했습니다. 나쁘게 해석하면 이것은 저의 마음이 악하기 때문..

유익한 연합사업 /박만수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개혁)부총무)

2002년 1월 23일 일본의 유명한 전기회사 마쓰시다의 사훈은 “다른 사람의 필요를 찾아서 신속하게 채워주라”는 것이다. 우리들의 개인생활은 물론 연합사업을 하면서 꼭 기억해야 할 말인 것 같다. 대인관계 즉 타인과의 관계가 다 그렇지만 특별히 연합사업을 하면서 꼭 지켜야 할 몇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남의 유익을 구해야 한다. 성경에는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고전10:24)고 했고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고전13:5)고 말씀하고 있다. 모든 일에 성공의 비결은 다른 사람의 필요를 찾아서 신속하게 채워주는 것이다. 미국의 백대 기업은 모두 다른 사람의 필요를 찾아서 신속히 채워주는 기업이라고 한다. 연합사업을 하다보면 불공평한 대우와 처사로 말미..

법이요!”-그 오용과 남용의 현실 / 남웅기 목사(대구 바로선 교회)

2001년 9월 5일 소위 `회의법’이란 게 있다. 회의 질서와, 의사 진행의 공평성과, 의사 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 회의법은 교회도 널리 준용하고 있다. 단 하나, 교회만의 독특한 회의 규칙이 있다. 세상에서의 모든 의사 결정은 과반수든, 2/3 의결이든, 전적 다수결에 의존한다. 그러나 교회는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다수결을 따르되 다수결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회의 규칙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법이요!”라는 외침이다. 의안(議案)이 성립되어 표결에 붙여질 무렵,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안(案)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확신하는 어느 한 개인이 법조문을 들고 나와 “법이요!” 한 마디만 외치면, 그 회중의 나머지 모든 사람이 그 안에 찬동한다 할지라도 그 안건은 폐..

시장원리가 교회에서도! /나종천 목사(한사랑교회, 본보 편집위원)

2001년 6월 7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시장경제원리에 교회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좋은 프로그램, 좋은 제품을 시장에 내어놓고 시장으로 하여금 선택하도록 한다. 시장경제원리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그대로 교회를 선택한다. 그것이 가져온 결과는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이다. 부자 교회는 돈과 자원이 있어 소위 실력 있고 좋은 교역자를 모셔오고 그 좋은 교역자로 인하여 그 교회는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 소위 부흥이 되다고 한다. 가난한 교회는 재정도, 모든 재원도 부족하여 소위 실력도 없고 이곳 저곳 수소문하여 올 수 있는 사람(사택도 본인이 준비해야 하고, 봉급은 겨우)을 찾아 모시니 교회는 부흥도 안되고 점점 힘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계속 반목될 것이고 머지 않아 미 자립교회는 대부분 문을 닫..

노회의 조직과 분립 / 김상도 목사 (평화교회 원로목사)

2001년 3월 30일 루터는 교회를 성도의 모임만으로 생각하였으며 여기에서 루터교회는 카톨릭의 감독제도를 답습하고 예배의식도 소극적으로 개혁하였다. 그러나 칼빈은 교회를 인류구원을 위하여 세운 조직과 제도로 보았다. 그리하여 성경에 근거하여 우리 장로교회를 세운 것이다. 장로교회의 치리는 개인이 하지 않고 치리회(당회 노회총회)가 하는 것이다. 교회정치 제14장 교회치리와 치리회의 서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교회를 운영함에는 명백한 정치와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전14:40). 자연계시의 정당한 사리와 성경교훈과 사도시대 교회의 모본(행15:6)에 의하면 교회의 치리권은 개인에게 있지 않고 당회, 노회, 총회 등의 치리회에 있다.” 그러나 선교사와 미조직 교회의 당회장에게는 당회권(치리권)을 부여하고..

당신은 고생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동락교회 이은상 목사

‘때로는 너의 앞에’ 그리고 ‘아주 먼 옛날’에 이어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교회 내에서 서로를 축복하는 노래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아내에게, 자녀들에게, 심지어 원수 같은 사람에게도 날마다 이 노래를 불러준다면 이 땅에 곧 하나님 나라가 도래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신자란 반드시 축복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의 길도 있기 때문에 이 노래의 가사를 ‘당신은 고생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주님의 제자라면 십자가 없이 어찌 면류관을 기대하겠습니까? 혹 어려움에 있을 때 가끔 그렇게 바꾸어 불러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노래뿐 아니라 실제로 신자가 고생 받도록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을 세우는 일 / 손종국 목사

1999년 10월 26일 유럽에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부상을 당했다가 회복기에 접어든 한 청년이 1919년 시카고에 있는 작은 아파트 하나를 빌렸다. 그가 그 집을 고른 것은 근처에 유명한 작가 셔우드 앤더슨의 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널리 격찬을 받은 소설 「윈저버그, 오하이오」를 집필했으며 젊은 작가들을 잘 돕는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었다. 두 사람은 금방 가까워졌으며 2년 동안 거의 매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 멀리 산보도 나갔으며 기교에 대해서 밤늦게까지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젊은이는 자기의 습작들을 종종 앤더슨에게 가져갔으며 그 노련한 작가는 잔인할 정도로 솔직한 비평을 가했다. 그러나 그 젊은 작가는 결코 낙심하지 않았다. 매번 그는 경청하면서 조심스럽게..

質이냐 量이냐/김훈(한국기독공보 편집국장)

1999년 9월 17일 예배당 건물 하나 짓는 데만 7백년 가까이 걸렸다는 독일 쾰른대성당. 쾰른 중앙역을 유레일로 통과했거나 그곳에 가 본 사람이라면 우선 그 엄청난 규모에 압도되고, 내부의 화려한 장식에 벌어진 입을 다물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직도 한쪽에서는 신축과 보수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이 어마어마한 교회가, 그러나 오늘에 와서는 전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사진 뒷 배경으로 활용되거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고적 취급을 받는 것으로 그치고 있음은 이방 순례객의 마음을 여간 씁쓸하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유적 취급받는 교회 서구교회가 이미 오랫동안 퇴락의 길을 걸어왔고, 그나마 교회에 나오는 사람도 대부분 노인층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유명한 몇 교회에만 가 봐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