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월 28일
흩어져 있던 가족, 친구와 정담을 나눌 수 있어서 좋은 날, 명절은 온 국민들에게 알 수 없는 종교적 힘을 발휘하는 기대가 되는 날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갈등의 날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종교적으로는 제사문제가, 문화적으로는 오락문제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사문제는 나름대로 믿음과 지혜로 잘 극복하지만 오락문제는 아직도 한계를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로 명절 때면 빼놓을 수 없는 오락이 바로 화투놀이입니다. 요즈음에는 고스톱으로 대표되는 화투노름이 서민의 일상에 뿌리를 내리면서 ‘국민오락’이라고 말할 정도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로 죽마고우(죽 때리고 마주앉아 고스톱 치는 친구)가 되어 즐기고 있습니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민화투를 기본으로 하여 육백, 삼봉, 나이롱뽕, 섰다, 도리짓고땡, 특히 화투놀이의 최고봉인 고스톱은 그에 따른 용어도 다양합니다. 전두환 고스톱, 삼풍고스톱, 설사, 피박, 동시패션, 오광에 흔들고, 못 먹어도 고!
화투는 일제가 식민지 시대의 저항의식을 마비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한국에 전파시켰다는 부정적 의견이 있는가하면 한편 한국의 사회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화투놀이에서 한국인의 서민의식을 발견할 수 있다고 긍정적이기도 합니다. 가령 초기에는 민화투가 유행이었는데 요즈음 육백을 거쳐 고스톱으로 변형되는 과정에서 속칭 “피”라는 껍질의 신분상승을 보면 더욱 그렇다는 것입니다.
민화투에서는 아무 의미도 점수도 없어 사랑 받지 못하던 껍질이 서서히 세력을 갖기 시작해서 고스톱에서는 알짜배기보다 더 많은 힘을 갖게 된 것을 보면 바로 우리사회의 민중들이 그 세력을 점차적으로 확보했다는 것입니다. 즉 화투의 유행은 우리사회가 신분적 사회에서 시민적 사회로의 변화를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고스톱은 차츰 포커놀이로 바뀌기도 하는데 이것은 우리사회가 농업중심사회에서 상업중심사회로 그리고 자본주의사회로의 변천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
렇다고 이 화투놀이가 건달이나 특수층의 범위를 넘어서 그리스도인들에게도 후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화투놀이의 문제점은 지난날 심심해서 치는 오락의 정도를 지나 가족간에도 서로를 등쳐먹어야 하는 도박수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화투놀이가 그리스도인들에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화투판에서 재수, 운수, 남의 실수, 속임수 등 많은 수작들이 그리스도인의 행실로는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은 명절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먼저 오락을 소극적, 피동적 자세로 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식구들이 화투놀이를 하자는 의견을 꺼내기 전에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오락, 운동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가령 자녀들에게 그 동안 있었던 가족의 일들을 취재하도록 하고 함께 사진도 찍어서 “가족신문”을 만들어 보는 기회로 삼든지 아니면 옛날 사진첩을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보며 가족과 신앙의 역사를 더듬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한 사회학자는 문화도 사람처럼 탄생을 거쳐 성장하며(유년기-성숙기-노년기) 그리고 최종적으로 죽음에 이르는 살아 있는 유기체로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명절 문화는 어느 단계에 있을까요? 아주 먼 옛날에는 샤머니즘이, 고려시대와 그 이전에는 불교문화가, 조선시대 이후에는 유교문화가, 그리고 현 시대와 그 이후로는 기독교 문화가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학생의 본분은 컨닝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공부를 잘하는 것이고, 부부의 도리는 간음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고, 신자의 책임은 술 취하지 않는 것 뿐 아니라 성령충만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나는 조상에게 절하지 않았다’고 진리파수만 자랑삼지 말고 기쁨의 종교인 기독교가 문화에도 맹위를 떨치도록 문화변혁자가 되어야할 것입니다. ‘불교는 초상집 같고, 유교는 제삿집 같고, 기독교는 잔칫집 같더라’는 말을 믿지 않는 형제들에게 들을 때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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