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671

쿨(Cool) 권하는 사회 / 이은상 목사 (수원노회)

2003년 10월 22일 소위 요즘 젊은층이 선호한다는‘쿨&섹시’ 특히 그 중에서도 쿨한 삶은 사람이 살아가는 일 그 무엇이든 현대사회의 문화의 광장에서 공식이 될 수 있는 키워드인 듯합니다. 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cool’의 정의는 ‘어떤 경우에도 냉정함과 자기 조절능력 잃지 않기, 너무 열렬하거나 친근한 모습 보이지 않기, 감정의 기복 절제하기’ 등입니다. 간단한 형용사로 표현한다면 ‘세련된, 멋진, 냉정한, 서늘한, 뻔뻔한, 침착한, 훌륭한, 가벼운 그러나 천박하지 않은,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유행에 맞는’ 등의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쿨한 삶이란 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감정에 질퍽대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솔직하고 깔끔한 좀 더 심하게 말하자면 얄밉게 자신의 ..

K.I.S.S라는 삶의 철학 / 이은상 목사 (수원노회)

2003년 10월 9일 먼저 질문에 답해봅시다. ‘옷을 갈아입어도 그대로 있고 옷을 벗어도 그대로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살다보면 가끔씩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데’하며 스스로의 삶을 자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무엇을 위해 자신을 포기하고 몰두했던 그 일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이어지는 무목적적인 삶처럼 느껴질 때, 그리고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그 무엇에 철저히 길들여져 있어 빠져나오질 못할 때 삶의 자책은 더욱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 안에 있는 나를 자유하지 못하게 하는 주범이 시간이라는 굴레입니다. 마귀가 인류에 대해 마지막으로 선택한 탁월한 전략이 ‘바쁘게 사는 삶’ 이라는 말대로 이 세상은 시간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린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시간..

바람 난 코리아~ / 이은상 목사 (수원노회)

2003년 9월 25일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 몰래 내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한국대중가요의 일반적 특징은 당대 대중들의 경험과 관심사, 인식과 정서, 욕망 등을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노랫말처럼 6.26동란이후 한국근대화의 물결은 영자의 전성시대를 낳았고 새마을운동과 함께 돈벌이를 위해 너도나도 고향을 등지고 단봇짐을 싸도록 했습니다. 그 후 세월이 얼마나 흘렀습니까? 이제 국민소득 1만 불을 넘어선 우리나라는 20,30대는 물론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너도나도 밖으로 밖으로 나가고자 합니다. 홈쇼핑 사상 최고의 대박소식은 물론 이민계, 기러기 아빠, 원정출산, 위장입양 등 ‘엑소더스 코리아’의 기세는 ..

E-대회, 에클레시아드 / 이은상 목사(수원노회)

2003년 9월 8일 우여곡절 끝에 참가한 북한을 비롯해 세계 174개국 열방의 젊은이들이 열기를 쏟아냈던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꿈과 젊음, 여기에다 미모의 축제까지 마치 기록대회가 아닌 감각대회처럼, 그럼에도 이 대회가 남긴 것은 늘 스포츠가 그렇듯이 ‘스포츠는 짧고 여운은 길다’였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경기에는 승자는 승자로서의 영광의 순간이 패자는 패자로서의 실패의 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기 후에 우리의 시선은 좌절하고 있는 패자들에게서 벗어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국가대항이든 동네대항이든 스포츠세계에서 승자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 패자에게는 좋지 못한 앙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달음질하는 자들은 최선을 다해서 달음질해야 하고 또한 상 얻는 자는..

아다리 장로님 / 이은상 목사(수원노회)

2003년 9월 1일 ‘바둑에 심취한 장로님이 계셨습니다. 토요일 하루종일 그리고 새벽1시까지 바둑을 두었습니다. 주일예배 기도순서를 맡았기 때문에 졸리는 눈을 비비며 강단에 올라가 앉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바둑알이 눈앞에 아른거 리기 시작했습니다. 장로님은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가다듬기도 하고 ‘이러면 안되지’ 허벅지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기도시간이 되자 바둑용어가 뛰쳐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겨우 기도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를 합니다. 예수님의 이름 으로 기도 드립니다. 그리고 장로님은 아멘 대신 ‘아다리’ 그랬답니다’. 취미생활 자체가 직업인 사람들은(바둑기사) 예외이겠지만 취미생활이나 여가생활을 잘 즐긴다해도 그 도가 지나치면 신앙생활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몸으로 ..

바벨탑 고양이 / 이은상 목사(수원노회)

2003년 8월 6일 ‘고양이족이냐 싱글족이냐’ 젊은층 사이에 새로운 종족이 나타났습니다. 요즘 화제만발인 옥탑방 고양이라는 드라마를 계기로 혼전동거에 대한 찬성의 목소리로 후덥지근합니다. 드라마에는 항상 안티세력이 등장해서 ‘인어아가씨’도 ‘올인’도 뭇매를 맞았다고 하는데 그러나 당초 여론의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던 ‘옥탑방 고양이’는 예상외로 쉽게 용인되었다고 합니다. 혼전동거에 대한 찬성의 목소리는 여론에 그치질 않고 실제로 삶의 현장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한 정당대표는 100% 찬성을 외치기도 했으며, 그동안 동거를 숨겨오다가 당당하게 밝히는 커플도 늘고, 회원수가 30만 명에 이르는 인터넷 동거사이트도 유행하기도 한답니다. 마치 지루한 장마가 거치고 본격적인 피서철이 돌아온 것처럼 ..

부적절한 관계 / 이은상 목사(수원노회)

2003년 7월 24일 분당신도시에는 자기동네를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부르며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필자가 그 땅에 심방을 갔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점심때가 되어 심방대원들과 함께 주변식당에 들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일행 모두는 값에 놀라고 자존심에 눌려 맛도 제대로 못보고 서둘러 식당을 나왔습니다. 그때 누군가 ‘우리동네에 가면 만 원도 안될 음식인데, 역시 분당은 아무나 사는 동네가 아닌가봐’하며 촌티발언을 하자 모두가 웃어버렸습니다. 문화란 가치관을 닮는 그릇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특징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가치관과 그릇의 차이가 적을수록 ‘편하다’는 것이고 그 차이가 클수록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

바보들은 항상… / 이은상 목사(수원노회)

2003년 6월 26일 미션 초등학교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 운동장에서 야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캠파이어 시간이 되자 교장 선생님은 높이 쌓여있는 장작더미 앞에서 근엄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오늘 야영을 축복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곧 불을 내려 주실 겁니다!” 그러나 불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더욱 목소리 높여 다시 한 번 간절히 외쳤습니다. “주님이시여! 불을 내려 주소서 불을!” 하지만 불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짜증이 솟구친 교장 선생님이 마이크를 집어들고는 학교 옥상에 소리쳤습니다. “이봐 김씨 불 보내!” 그래도 불은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그러자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여러분 우리함께 외쳐 봅시다. 김씨 아저씨 불 보내줘요 잉!” 설교준비를 못한 설교자가..

못해 먹겠다_이은상 목사

2003년 6월 12일 칠순이 훨씬 넘으신 시골에 계신 어머님께서 不惑(불혹)이 넘은 아들 목사에게 일러주십니다. “요즈음 세상은 너무 착하게 살아도 안된단다. 요즈음 대통령의 마음이 좋아서 아이들까지 대통령 알기를 우습게 알고 놀리는 것 좀 봐라.” 이 권고의 말씀에 내심 착하게 살기로 작정한 목사의 마음이 끌립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못해 먹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어머님 말씀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못해 먹을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않기로 마음을 고쳐 먹습니다. 요즈음 세상 정말 해먹을 만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형도 못해 먹을 노릇이고, 그 와중에 떴다방도 그렇고, 전교조도, 장관도, 총리도, 교사도, 학생도..

요즈음, 어떤 설교를 하십니까? /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2003년 5월 30일 쇼킹할만한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필자는 불신자인 초등학교동창생과 만나 정담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그 친구는 저를 세상의 문외한으로 보았던지 목사인 저에게 세상에 대해서 한 수 가르쳐 주더군요. “요즈음시대에는 여자이건 남자이건 부부 따로 이성친구가 따로 있어. 그리고 이성친구가 없으면 능력이 없는 거지”. 더 놀라운 그의 발언은 그 친구에게도 아내말고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 여자 친구도 “교회 다니는 집산가 뭔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의 대화의 전후 및 상관관계와 눈치로 보건데 그의 여자친구는 분명 불륜의 친구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불륜은 밋밋한 결혼생활에 긴장감을 주는 활력소다”라는 망언처럼 요즈음 불륜은 대중문화의 코드에서도 단연 우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