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 30일
네 살짜리 어린 딸이 동요를 부릅니다. “가 가 가짜로 시작되는 말∼ 가방, 가위, 가게, 가지, 여러 가아지”. 어린아이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이 있고 청소년들에게도 여러 가지 문화유형들이 있듯이 교회도 여러 가지 목회철학, 신학, 전통에 의한 교회자체의 색깔들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요즈음 그 색깔을 지키기 위하여 혹은 변화를 주기 위하여 즉,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한 반응들로 인한 진통으로 고민하는 교회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교회의 학생회에서 일어난 이야기랍니다. 배꼽티를 입고 온 여학생에게 담당 전도사님이 “배꼽티를 입고 오면 본인은 좋을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의 예배를 방해하지 않는가?” 조심스레 나무랬습니다. 여학생은 “별로 신경 쓰는 사람이 없는데요 뭘”하며 당당히 대꾸하였습니다. 그러자 담당 전도사님 왈 “내가 환장해서 설교를 못하겠다!?” 여름이면 신세대들 중 더러는 “아담과 하와는 배꼽이 있을까요 없을까요?”라고 질문하듯이 배꼽이 드러나는 배꼽티를 입고 예배당에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꼽티가 도가 튼 사람들에게는 그냥 배꼽참외 정도로 보일지라도 경건파들에게는 시험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마다 신세대 문화이해가 여러 가지로 나타나게 되나 봅니다. 가령 면티(수련회용 단체티)만을 허락하는 교회라면 ‘유니티(unity)’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교회일 것이고, 쫄티 정도가 허락되는 교회는 ‘리버티(ㅣiberty)’를 수용하는 아름다운 교회일 것이고, ‘배꼽티는 문제가 아니다, 한사람의 영혼이 중요하다’ 라고 주장하는 교회라면 ‘찰리티(charity)’를 알고 있는 열린교회일 것입니다. 만일 “학생들은 교복을 입어야 제멋이 나고 경건해 보인다”라고 주장하는 교회가 있다면 ‘퓨어리티(purity)’한 교회가 아닐까요?
여기서 청소년 목회와 문화이해를 생각해봅시다. 교회교육에 적신호가 켜진 이후로는 예전과 달리 신세대를 위한 대안들이 교회마다 연구되어지고 교회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목회철학이 바뀌
지 않는다면 아무리 신선한 방법들로 신세대들을 재미있게 한다 할지라도 끝없는 문화전쟁만 치르다 만다는 것입니다. 신세대이건 쉰세대이건 문화가 변해도 끝없이 변치 않는 목회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사랑과 영혼의 구원일 것입니다. 여름수련회를 계기로 교회마다 신세대 관심이 고조된 줄로 압니다. 이런 차에 아래의 글로 신세대 목회철학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 신세대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유대인들에게는 내가 유대인 같이 된 것은 유대인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 있는 자같이 된 것은 율법아래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 약한 자들에게는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들을 구원코자 함이라(고후9:19-22)”
“근본문제에는 일치를, 지엽문제에는 자유를, 그리고 모든 일에는 사랑을”(In essentials unity, In non-essenti
als liberty, In all things charity)
보수냐 급진이냐?, 형식이냐 자유냐? 새것이냐 옛것이냐? 이것이냐 저것이냐?(either – or)를 따질 것이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both – and) 잘 살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영혼의 구원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를 힘써야 하는 것이 성경적 목회철학이 아닐까요? 진리를 모르는 자유는 방종이고 자유를 모르는 진리는 억압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기억한다면 수련회 때는 연합(유니티)을 위하여 면티를, 데이트할 때는 사랑을 위하여 쫄티를, 그리고 집에서 더울 때는 자유롭게 배꼽티를 입을 것입니다.
'좋은 말씀 > 기독교개혁신보컬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살표 인생 /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0) | 2020.10.26 |
---|---|
예수님, 실패한 사역자이십니다!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0) | 2020.10.22 |
월드컵에 웃고 울고 /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0) | 2020.10.18 |
부모입니까? /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0) | 2020.10.17 |
영화묵상, ‘집으로…’ / 이은상 목사 (동락교회) (0) | 2020.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