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여정/7. 이웃들과 나누는 글 606

방형, 오늘도 함께합니다.(2023.4.2)

몸과 마음이 무겁습니다. 오랜만에 아주 오랫동안 운전했고 조상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아주 많았습니다. 아마도 태어나서 하루 동안 가장 오랫동안 가장 멀리 운전했던 것 같습니다. 10 시간 넘게 운전했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형님가족과 동생가족 그리고 조카들 가족이 모였습니다. 형님은 나보다 네 살 위, 동생은 나보다 네 살 아래. 어느덧 모두 어른? 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어릴 적 그 모습이 여전히 새겨져 있습니다. 이른 결혼에 형님의 큰 아들은 이미 쉰살이 훌쩍 넘었습니다. 증조부의 성함을 어제서야 알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어려서부터 가정에 대한 나의 의식은 늘 그러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형님은 지극하십니다. 여전히 나의 마음 가운데는 어머님이 크게..

방형과 함께 아침을!(2023.4.1)

오늘 아침은 좀 분주합니다. 맘껏 뽐내고 있는 벚꽃도 점점 익숙해져가는 산책길도 내일 만나야겠습니다. 잠시 후에 길을 나섭니다. 천안 광덕에 있는 공원묘원으로... 돌아보니 10여년 넘게 성묘를 못했습니다. 오늘 형님과 함께 만나고 윗 어르신들을 가족묘에 모십니다. 부모님의 기억조차 희미합니다. 그분들의 사랑과 함께 늘 회한이 많습니다. 나의 존재의 통로셨던 그분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저 소몰고 다니고 원두막에서 좋아라 뛰어놀고 논밭을 다니며 시중들고 지불놀이에 빵구난 옷 때문에 혼이 났던 기억,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과 소란하게 웃으시던 기억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다만 어머님의 살아생전 모습은 늘 나의 기슴 깊이 남아있습니다. 그 힘든 여정 가운데 나의 존재가 꽤나 힘이 되셨..

이 또한 거저 주시는 은혜입니다.(2023.3.31)

이곳 벚꽃도 드디어 때가 되었습니다. 한 나절의 봄볕에 못 견디고 환하게 피었습니다. 어제 저녁 산책길에 만났습니다.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었지 안 가로등보다 벚꽃이 더 환하게 비추었습니다. 찬바람을 이기었습니다. 따뜻한 봄기운이 도왔습니다. 덕분에 벚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쉴 수 있었습니다. 이제야 이곳에서 봄을 만나는 기쁨을 누립니다. 고마울 뿐입니다. 계속되는 산책길이 더 가볍고 즐거웠습니다. 낮에 있었던 삶의 무게도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삶의 여정 가운데 부는 그 바람에 흔들리지 앉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했는데 나의 뿌리는 여전히 깊이 않은가 봅니다. 수없이 바람을 맞았지만 여전히 뿌리 깊지 않은 내 모습에 조금은 실망하곤 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걸 보..

방형 덕분입니다.(2023.3.29)

어제의 소풍길은 참으로 풍성했습니다. 즐거운 만남이었고, 풍성한 벚꽃잔치에 참여했고, 풍성한 만찬을 즐겼습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마음의 벽이 허물어져 있어 함께 삶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 땅에서 나눌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들임에 틀림이 없을 겁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음에 나의 요즘 일상은 더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제야 세월값을 하나 봅니다. 방형 덕분입니다. 요즘은 교회적으로 고난 주간으로 보내는 시기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과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그 성경적 사건들이 여전을 나에게 신비로 가리워져 있고 흐릿하지만 나의 생명의 삶에 그 진리의 사건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깊이 생각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도 합니다. 덤으로 살아가는 나의 삶에 소망이 되기에 담담히 오늘을 ..

오늘도 함께 생명을 누려요.(2023.3.29)

어제 산책길에서 진달래를 만났습니다. 손이 시린 아침 공기에도 가냘픈 진달래꽃은 의젓합니다. 누구도 의식하지 않은 듯 초연한 모습입니다. 비록 짧은 날들이지만 자신의 모습을 맘껏 뽐내고는 내년을 기약하겠지요. 어제 아침은 자꾸만 진달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럴 때 싯귀라도 떠오르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제 오후의 봄 햇살. 방 안 가득했습니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듯해 창문을 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바람결은 차가웠습니다. 이래서 아직 벚꽃은 망설이나 봅니다. 친구가 보내준 벚꽃 풍경을 보며 이곳은 더 늦게 벚꽃잔치가 펼쳐졌으면 했습니다. 그래야 좀 더 벚꽃잔치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였습니다. 아직 도봉산은 봄빛은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 분주할텐데 말입니다. 머지 않아 장엄하게 펼쳐..

방형과 함께 아침을!(2023.3.28)

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합니다. 다시 두툼한 옷을 챙겼습니다. 조금 열어 둔 창문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곳은 벚꽃에게는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제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벚꽃은 아직 봉우리로 남아있었습니다. 이 쌀쌀한 날씨를 아직 견딜 수가 없나 봅니다. 그러나 조만간 그 장관을 볼 수 있겠지요. 어제는 다른 산책길을 택했습니다. 어디 가나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맨발로 걷는 데 불편이 없을 정도입니다. 좋은 봄날에 점점 걷는 이가 많아지고 그들의 모습 가운데 봄을 봅니다. 그런데 대부분 혼자입니다. 저녁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아침에는 비교적 빠른 걸음인데 저녁에는 여유있는 모습입니다. 방형 덕분에 산책길이 풍성합니다. 선물하신 이어폰 덕택입니다. 얼마나 유용한지 모릅니..

쇼생크 탈출을 다시보다.(2023.3.27)

어제께는 오랜만에?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찍 좀 긴? 산책을 했기에 이제부터는 가능한 의도적으로 무엇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두 딸과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책도 가능한 보지 않고 그저 빈둥거리자 마음먹었습니다. 냉장고를 뒤져 먹거리를 찾아보니 며칠은 넉넉히 견딜 수 있음을 확인하고 마트에 가는 일도 미루었습니다. 기껏해야 가벼운 산책을 계획하고 마음 가는 대로 맡기기로 했습니다. 또 다른 시도입니다. 예전의 나라면 가당치 않은 혁명?입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떡국과 달걀후라이로 때우고 아메리카노 커피를 준비했습니다. 소파에 기대고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 도봉산에게 안부를 묻기도 하고 책장에 눈이 가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컴퓨터조차 멀리하자 마음먹었습니다...

'우분투!'(2023.3.26)

얼마 전 성경공부 시간에 세상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서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모두 나름대로의 가치를 얘기했습니다. 참으로 소중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미리 이 질문을 준비했던 내가 원하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인식하고 있지 못할 뿐입니다. 어쩌면 이는 사람의 존재를 당연히 여기는 전졔를 하고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사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당연히 생명입니다. 모든 것들은 살아있음으로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인식하고 생명을 누리고 나누지 못함은 진정으로 그 생명을 경험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신앙의 관점에서의 영원한 생명은 더 그렇습..

작심삼일을 이겼습니다.(2023.3.25)

작심삼일을 이겼습니다. 이제 좋은 습관으로 가꾸어 처음 생각대로 좋은 열매를 맺으며 일상의 삶이 더 알차면 좋겠습니다.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며 이제까지의 나의 삶의 틀을 새롭게 하는 거창한 시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무엇이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고 이를 위해 다시 마음부터 고쳐먹어 보게 되는 것도 감사하네요. 이것도 작은 나잇값이네요. 이미 와버린 봄, 늘 그러하듯 봄을 기다릴 때와 달리 봄을 누릴 수 있을지 나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어쩌면 내 생애에 가장 소중한 봄이 될지, 나를 비워 봄의 신비로 나를 가득 채울지 모를 일입니다. 먼저 봄을 만나야겠습니다. 봄을 눈으로 보고 봄을 마음으로 느끼며 봄에게 말을 걸어보고 봄 소리를 들어봐야겠습니다. 분명 어제 본 벚꽃망울, 오늘은 다..

행복합니다.(2023.3.24)

어제 아침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시도했던 것입니다. 늘 그러하듯 작심삼일로 끝났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비록 단 하루라도 해보는 것이 유익하다는 판단입니다. 하루 6 천보 이상을 걷는 것입니다.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의 다짐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행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먼저 아침에 일정한 시간을 내어 걷기로 했습니다. 꽉? 짜인 틀을 부수기로 했습니다. 적어도 30분 이상을 걷기로 했습니다. 어제 첫날은 마음먹은 대로 되었습니다. 시원한 아침 공기를 만끽하고 봄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잘 가꾸어진 공원 산책은 참으로 매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걷고 있었고 그 방법 또한 다양했습니다. 맨발로 걷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