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대로입니다. 비바람이 세찹니다. 우산을 지탱하기조차 힘듭니다. 여기저기 나뭇잎들이 나뒹굽니다. 아침마다 만나는 이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걷다 보니 나름 새로운 맛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차소리는 빗소리에 감추어지고 있고. 문지영의 피아노 소리도 우산에 부딪치는 빗소리에 자주 끊기곤 합니다. 그래도 참 좋습니다. 왠지 아쉬운 마음에 그동안 가지 않던 길을 걷기도 하고 잠시 멈추어 우산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내가 살아있기에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방형과 함께 나눌 수 있음도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입니다. 집에 돌아와 비에 젖은 청바지를 널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TV채널을 돌리다가 박종호의 클래식 기타 소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