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6장 20절에서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멜기세덱의 계통을 따라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셨습니다"라고 했다. 저자는 7장에서 그 사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5장 11절에서 저자는, 멜기세덱에 대한 이야기가 미숙한 사람에게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살렘”(평화)의 왕 멜기세덱은 “정의의 왕”(2절)이라는 뜻이다. 그는 왕이면서도, 아브라함이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나타나 아브라함에게서 십일조를 받고 축복해 준 제사장이기도 했다(창 14:17-21). 성경에는 그의 출신과 배경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다(3절). 예수님 이전에 유대 랍비들은 멜기세덱의 정체에 대해 많은 논쟁을 벌였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왕과 제사장의 역할을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멜기세덱을 영원한 왕이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미리 보여주는 존재로 본다(3절).
그는 아론 계열의 제사장직이 출현하기 수백년 전에 나타났다. 그의 제사장직은 율법을 따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세우신 것이다. 레위 계열의 제사장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십일조를 받았지만,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서 십일조를 받고 축복을 해 주었다(4-6절). 제사장들은 모두 아브라함의 자손이므로 멜기세덱은 레위 계열의 제사장들보다 더 높으신 분이다(7-8절). 아브라함은 레위 지파의 조상이므로(10절) 레위는 아브라함을 통해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드린 셈이다(9절).
묵상:
멜기세덱은 왕이며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는 어떤 사람에 의해서 혹은 어떤 제도나 법에 의해 그 위치에 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세움 받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영원한 왕이요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닮았습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따라 대제사장이 된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아론의 자손이 아니라 유다의 자손입니다. 대제사장은 오직 레위 지파 중에서도 아론의 자손에게만 주어진 특권이었습니다. 그분의 왕권은 혈통을 따른 것도 아니고 추대된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에 의해 세움 받은 것입니다.
인류는 지난 역사 중에 수많은 제도를 시행해 오면서 결국 민주주의가 최상의 제도라는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이 타락한 존재여서 권력을 맡겼을 때 오용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는 전제에서 나온 제도입니다. 현실적인 필요 때문에 지도자를 세우기는 하지만 권력을 오용할 때면 언제든지 회수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든 것입니다. 이런 제도에 익숙하다 보니, 정치 지도자도, 종교 지도자도 우리 자신이 선택해야 우리를 다스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민주주의 제도의 바탕에는 모두가 왕이 되려는 욕망이 깔려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이 욕망이 민주주의를 만들었지만, 민주주의는 바로 그 욕망 때문에 심하게 망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영원한 왕과 영원한 대제사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자격은, 아무리 큰 권력을 맡겨도 오용하지 않을 분에게만 주어집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육신으로 우리 가운데 오셔서 그 자격을 입증하셨습니다. 그분은 신적 지혜와 능력을, 오직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인류를 구원하는 데에만 사용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분을 높이셔서 영원한 왕과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런 분이라면 우리는 영원토록 우리를 다스려 주시기를 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우리를 왕처럼 높여 주십니다. 그분이 다시 오실 때 “영원히 왕 노릇 할 것이다”라는 말이 그런 뜻입니다. 모두가 왕으로 평등해 지는 나라가 바로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기도:
오, 주님, 저희에게 왕이 되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저희에게 대제사장이 되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주님과 함께 영원히 왕노릇 할 그 날을 소망하며 오늘 이 부조리하고 부정의한 세상을 의롭게 살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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