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을 나와 가나안에 안착한 이스라엘 백성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참 어렵고 험난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광야의 긴 길을 잘 이겨내고 약속의 땅에 들어왔습니다.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사막을 지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이르는 것은 쉽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가나안에 오기 위해 애굽을 포기해야 합니다. 홍해를 건너야 하고, 이방의 들짐승을 이겨내야 하고, 광야의 모진 고난을 이기고 요단강을 건너야 합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여리고성을 이기고 가나안의 이방 민족을 정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나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서 24장을 보면 이러한 희열이 있음을 봅니다.
그런데 기쁨을 만끽해야 할 순간에 이스라엘의 지도자인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합니다.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가 여호와를 능히 섬기지 못할 것은 그는 거룩하신 하나님이시요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니 너희 허물과 죄를 사하지 아니하실 것임이라”(수 24:19).
가나안에 안착한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가나안의 주인이 됐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여호수아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이것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가볍게 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자 함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만만했습니다. 여호수아처럼 우리도 오직 하나님만 섬기겠다고 자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호수아 눈에는 그들의 가벼움이 보였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며, 질투하시는 분’임을 드러냅니다. 조금이라도 헛되고 배반한다면 하나님의 진노를 피하지 못할 것임을 강조합니다.
여호수아의 말에 이스라엘 백성은 결코 그럴 일이 없다고 다시금 확언합니다. 그러자 언약을 갱신하고 기념비를 세워서 증거를 삼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호수아가 죽자 얼마 되지 않아 언약을 배반하고, 하나님을 무시하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애굽에서 나와 가나안에 들어온 이스라엘이 얼마 되지 않아 다시금 가나안에서 쫓겨남을 당할 서막이 시작된 것입니다.
가나안에 들어와 정복은 이루었지만 정착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세대가 일어나자 결국 우상을 섬기고 죄를 지으며 하나님을 배반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가나안에서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모습에서 오늘 교회의 모습을 배웁니다.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건물이 세워지는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닙니다. 교회의 건물은 공동체가 모일 수 있는 시작일 뿐입니다. 그 모임이 어떤 장소에서 시작한다 할지라도 모임은 시작입니다. 모임이 교회의 완성이 아니라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해 출발을 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좁은 문을 통과하고 좁은 길을 가야 합니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룩한 백성으로 세워져야 합니다. 거룩한 회심이 일어나고 하나님을 닮고자 하는 열망이 나타나야 합니다.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지만 거룩함으로 인정받습니다. 신령과 진리로 예배함을 기뻐하고 교회를 위해 자발적 봉사가 나타납니다. 말만 화려한 잔치가 아니라 겸손과 순종과 행함이 풍성한 잔치가 있습니다.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믿음의 지체들이 기뻐하고 행복하며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충만하게 자라고, 믿지 않는 이웃들에게 칭찬을 받으며,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소망의 등불이 되는 것입니다. 복음의 소식이 자연스럽게 교회 울타리를 넘어서 지역과 민족과 열방으로 흩어지는 것입니다. 세이비어교회는 미국에 있는 작은 교회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교회가 됐습니다. 그들이 알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알려졌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찬미하고 온 백성에게 칭찬받으며 구원받는 자가 더해지는 것이 교회라고 했습니다. 교회는 한순간에 세워지지 않습니다.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세워짐을 위해 기도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한 영혼이 회심하는 것은 순식간에 이뤄지더라도 거룩한 성품으로의 변화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회심한 그리스도인들이 성화되어가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많은 여정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세워지는 것도 동일합니다. 성화되는 만큼 세워집니다. 성화가 느리면 교회가 세워지는 것도 더딥니다. 빠르게 세워지는 것은 속임수입니다.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까지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멈출 수 없습니다. 이 사실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세우는 일에 열심을 내야 합니다. 교화를 세우는 사랑과 헌신의 열기가 온 땅을 뒤덮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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