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남준목사

악에서 구하옵소서 (마6:13)

새벽지기1 2017. 10. 10. 14:51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마6:13)

 

I. 본문해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라는 여섯 번째 간구의 마지막으로, 악에서 구해달라는 기도를 첨가하도록 가르치셨습니다. 왜냐하면 시험을 만났을 때 하나님이 지켜주시지 않으면 우리는 반드시 악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II. '악'이란 무엇인가?

 

A. 악(포네로스)의 용례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라고 할 때 악이라고 하는 단어입니다. 악은 희랍어로 ‘포네로스’(πονηρ??)입니다. 용례를 보면, 구약에서는 악한 사단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대게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무지, 혹은 고의로 하나님의 계명을 거역하는 사람들 속에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신약 성경에서는 훨씬 다양한 용례로 나타납니다. 육체가 허약한 것과 악한 사람 혹은 마귀를 가리킵니다. 누가복음 6장 45절에서는 악한 것, 나쁜 것을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악이라고 하는 단어를 성경을 통해 전체적으로 미루어 보면 무엇인가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판단 앞에 비열하고 그 판단에 부적합한 판정을 받은 어떤 상태나 바람직하지 못한 사람, 사물들, 성격 등등을 의미하게 됩니다.

 

B. '악'의 판단기준

 

1. 선악의 기준  

이 문제를 좀 더 규명하기 위해 악의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원래 악은 선과 대조를 이룸으로 악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어두움만 아는 것으로 어두움의 정체를 알 수 없고 빛을 경험해야만 어두움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악을 가리켜 ‘선이 결핍된 상태가 바로 악이다’ 라고 규정함으로써 하나님이 모든 악의 원인이라고 하는 철학자들의 고집스러운 비판에 맞섰습니다.

 

2. 성경의 기준: 계명  

성경으로 볼 때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왜 창조하셨는가 하는 목적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물건과 인간을 아무 목적과 계획 없이 만드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한 지혜와 무한한 사랑 속에서 이 세계를 창조하셨습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모든 만물들, 학문, 지혜 이런 것들을 가꿈으로써 창조주 하나님을 드러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명백한 계명을 주심으로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계명을 따라 살면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에 부합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자신은 행복하게 살도록 해주셨습니다.

 

이 계명은 성경에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믿어야 할 규칙들과 살아야 할 교훈들입니다. 믿어야 할 규칙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고 이 계명에 순종하지 않을 때 이것을 불신앙이라고 말하고 성경은 악이라고 말합니다. 살아야 할 교훈은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행하고 무엇을 행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것이며 이것대로 따르지 않는 것을 불순종이라고 말하며 이것이 바로 성경에 말하는 악입니다. 그러므로 계명들이 기준이 되어 계명을 믿거나 계명대로 살지 않아 악이 됩니다. 이 모든 계명들의 뿌리를 더듬어 가면 창조의 목적이라는 뿌리가 나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 이 세상과 인간을 지으신 목적이고, 타락해서 창조의 목적으로 돌아올 수 없는 인간을 하나님이 자기의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어 구원해 주신 목적이기도 합니다.

 

III. '죄'(sin)와 ‘악’(evil)

 

여기서 악과 죄의 관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죄가 뿌리라면 악은 그 뿌리에서 나오는 줄기, 가지, 열매를 의미합니다. 죄는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경향성이며 악은 그 경향성이 흘러나와서 마음 안에서 혹은 마음 바깥에서 실제적으로 실행이 된 것입니다.

 

선이라는 것은 아주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이 세계를 창조하시고 인간을 지으시고 구원해주신 계획과 목적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바로 선입니다. 물질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돈을 많이 벌어 혼자 호위호식하며 방탕하게 사는 사람들을 악한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직하게 노력해서 번 돈을 선교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우리들이 선한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을 지으신 목적에 이바지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빗나가는 모든 것들이 악입니다.

 

IV. 시험과 ‘악’으로 이끌림

 

A. 시험은 내면에 작용함  

여기에서 우리는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와 ‘악에서 건져 주옵소서’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시험과 악으로의 이끌림에 관한 내용입니다. 먼저 생각할 것은 시험은 내면에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시험은 객관적으로는 복음 전파를 위해 피할 수 없이 마주쳐야 하는 환란과 시련을 의미하지만 주관적으로는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기에 부적합하게 된 모든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 주관적인 시험은 먼저 인간의 내면에 작용하게 됩니다. 영혼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 시험은 죄의 영향으로서 제일 먼저 생각을 혼란하게 만들고, 우리의 감정을 부패하게 만들고, 우리의 의지를 충동적으로 만듭니다.

 

B. 시험과 유혹이 따로 없음  

그래서 시험과 유혹이 따로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험은 객관적인 것이지만 시험을 당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적용하냐에 따라 선으로 이끌릴 수 있고 악으로도 이끌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신앙으로 그 시험을 직면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 계십니다. 교회에서 열심히 섬기고 물질도 바치고 시간도 바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시험을 만나게 됩니다. 이때 주기도문의 정신으로 주님의 이름의 영광을, 그 뜻의 성취를, 그 나라의 도래를 위하여 기도하며 인내하고 견뎠더라면 시험을 만나기는 했으나 악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못했고 악에 떨어졌고 앙심을 품고 교회를 떠납니다. 그것은 주기도문과는 상관없는 삶입니다. 회개하고 돌아서야 합니다.

 

C. 은혜의 도우심이 필요함  

주기도문 전체에 흐르고 있는 중심적인 사상이 이 마지막 간구에도 배어 있습니다. 주님의 도우심이 절대로 필요한 우리의 위치, 절대적인 의존의 마음으로 살지 않으면 안되는 우리들의 연약한 처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연약한 존재일 뿐이라고 매일 생각하며 주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V. 결론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고 복음을 위해 사는 사람들로 살아가려고 하면 시련도 만나고, 환란도 만나고, 고난도 만납니다. 이것을 피하게 해 달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경륜과는 어긋나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만날지라도 하나님께 영광을 드러내고 주님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도록 우리를 보호해 달라고 기도하며, 우리의 신앙생활이 나태하여 악에 미끄러질 때마다 거기로부터 우리를 건져달라고 간절히 매달려야만 합니다. 시험 속에서 악에 빠지고, 시험 속에서 미끄러져 허비했던 우리의 인생의 날들을 안타까워하면서 우리 인생의 남은 날들만이라도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이 은혜에 굳게 붙들려 주기도문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간구하면서 힘차게 사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