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남준목사

우리의 죄를 사하소서(2) (눅11:4)

새벽지기1 2017. 10. 8. 06:45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우리 죄도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하라”(눅11:4)

 

I. 용서란 무엇인가?

 

지난 시간에 이어 이 간구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도 사하여 주옵소서’ 라는 이 기도의 주제는 용서입니다. 자신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악을 행한 사람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면 커다란 손해가 갈 텐데 그것을 탕감해 주는 것이 용서입니다. 그러나 탕감해주는 것만이 용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용서를 통해 당신으로부터 시작된 사랑이 모든 사람들 속에 흘러가기를 원하십니다.

 

한 사람이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될 때, 제일 먼저는 영원히 형벌 받을 끔찍한 죄에서 용서를 받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이기 이전에 죄인이었고, 지금은 용서받은 죄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II. 죄사함과 용서

 

A. 절대적 용서: 하나님  

이 기도에는 죄사함과 용서라는 두 단어가 등장합니다. 죄사함과 용서 모두 용서이며, 또한 죄사함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절대적인 용서와 상대적인 용서로 풀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용서는 하나님이 인간에 대해서만 하실 수 있는 용서이며, 하나님 자신 안에 있는 사랑 때문에 인간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것입니다. 사랑은 올바른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성향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은 무한하시기에 누구도 의지하지 않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람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싶어 하십니다.

 

B. 상대적 용서: 인간  

그에 반해 상대적인 용서는 인간이 인간을 향해 베푸는 용서입니다. 먼저 자기를 용서해 주신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용서가 아니라 상대적인 용서입니다. 또 하나님은 죄를 완전히 용서해주심으로 다시는 그 죄로 인해 어떠한 복수도 생각하지 않으시지만, 인간은 이전에 용서하고도 은혜가 떨어지면 다시 용서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용서는 가변적이고 상대적인 것입니다. 이 용서는 소극적인 면에서 어떤 사람이 지은 죄를 용서해주는 사면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용서가 아닙니다. 적극적 면이 고려되어야 하는데, 바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사랑의 성향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죄를 회개했을 때 모든 죄를 용서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새로운 사랑으로 불러주십니다. 당신과 새로운 영적인 관계를 맺게 해주셨고, 그 속에서 끊을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와 관계를 갖도록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와 같이 사랑은 용서의 완성입니다.

 

C. 용서의 요건과 오류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악을 행한 자는 먼저 하나님 앞에서 반드시 책임을 묻게 되어 있으며, 또한 손해를 입은 당사자도 일정 부분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들이 존중받도록 해 주신 것입니다. 또한 오직 피해를 입은 당사자만이 손해를 준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용서할 권리는 오직 하나님과 그 사람에게만 있습니다.

 

밀양이라는 영화를 보면, 그리스도인들이 누군가에게 악을 행했을 때 하나님 앞에 용서를 구하고 회개만 하면 된 것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비난거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짓고 이웃에게 악을 행해 손해를 끼쳤으면, 하나님에 대해서 책임 질 뿐만 아니라 이웃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용서에 대해 진지한 견해를 가지지 않는 사람들은 누구도 진실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습니다.

 

III. 용서에 대한 경륜

 

A. 하나님 사랑의 회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매일매일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라고 기도하게 하심으로 용서의 의무를 생각나게 하시고, 또 자신이 하나님께 용서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하시는 것입니까? 여기에서 용서에 대한 우주적인 경륜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들을 무한히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들도 이웃을 사랑하며 온전한 관계를 이루는 것이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뜻입니다. 그러나 죄가 들어왔고, 죄는 제일 먼저 사랑의 관계를 단절시켰습니다. 그 결과 사랑의 대상을 하나님과 사람에게서 자신 자신으로 돌렸습니다. 이런 비참한 상태에 있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은 놀라운 용서의 경륜을 베풀기 시작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사랑의 회귀입니다.

 

자기 사랑에 사로잡힌 인간은 비참한 열매를 맺게 되고 어느 한 순간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영원한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하나님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이 자기를 진정으로 용서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용서해 주신 즉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하나님의 사랑을 부어 주셔서 그 분의 인격 안에서 사랑하고 사랑 받는 놀라운 교통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이 하나님의 용서를 받은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또 다른 사랑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은 아가페와 구별하여 ‘까리따스의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이 사랑 때문에 사랑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형상을 닮은 인간을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B. 용서의 실천  

그러나 어떤 사람이 더 이상 사랑을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작정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도 정확하게 함께 끊어집니다. 여기서 우리는 용서의 실천을 배우게 됩니다. 며칠 전까지 기도가 잘되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정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향해 악한 감정을 품고 복수를 꿈꾸기 시작할 때 기도 할 수 없고, 예배할 수도 없고, 하나님의 사랑도 간곳없게 되었던 것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비로소 용서를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복수를 꿈꿉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악한 것이고, 다른 사람을 용서할 줄 모르는 악한 감정은 그 사람의 마음속에 칼을 갈아 자신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을 찌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끊임없이 자해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작은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하려고 할 때 너무나 큰 고통을 경험합니다. 이때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용서하기 위해서 지불하신 큰 희생과 고통의 대가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IV. 용서, 영혼의 자유

 

희생 없이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용서의 과정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고난과 사랑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용서는 영혼의 자유를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용서할 때 제일 먼저 혜택을 받는 사람은 자기에게 악을 행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큰 혜택을 받습니다. 다시 기도의 은혜를 부어주시고 하나님의 말씀이 깨닫도록 해주십니다. 이렇게 자신에게 죄 지은 자를 끊임없이 용서해 주는 이유는, 우리의 힘으로는 용서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에 붙들리지 않고는 절대로 이 용서의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자신에게 죄 지은 사람들을 용서해 주는 희생의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의 죄를 용서해 주신 것이 얼마나 큰 희생이었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주님께 용서받은 것은 일만 달란트 빚진 것을 탕감 받은 것이고, 내가 이웃을 용서해 주는 것은 나한테 한 달란트 빚진 사람들의 잘못들을 탕감해 주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맺힌 것을 풀어야지만 우리의 영혼이 살도록 끊임없이 경륜해 주셨던 것입니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의 영혼 속에 비추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입니다.

 

V. 결론

 

그러므로 신앙의 깊이는 용서의 깊이를 아는 것입니다. 나 같은 죄인을 용서하신 하나님의 큰 사랑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 일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그리스도의 모본을 생각해야 합니다. 선한 사람들을 위해 죽으신 것이 아니라 쓸모없고 더러운 인간을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신 그리스도 예수의 그 무한한 고통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기 위해 희생하고 고통을 치룰 그때마다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를 생각하고 오히려 그 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 때문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끊임없는 용서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조금씩 그리스도 예수를 닮아가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의 특징은 극도의 이기심과 포악함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서 아직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의 방식이어야 하고 이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의 깊이가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하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죄 용서받은 자녀로 이 세상에 살게 하신 것임을 기억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