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클래식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

새벽지기1 2017. 9. 22. 06:52

Symphony No.5 in c minor, Op.67 "Schicksal"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은 자신의 교향곡 뿐 아니라, 모든 교향곡 중 최고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곡이다. 이 곡은 1803년 스케치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제3번 <영웅교향곡>과 같은 시기에 작곡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제피네 폰 다임’ 백작부인과의 사랑 때문에 중단하였다가, 1807년 다시 곡을 쓰기 시작하여 1808년 완성하였다.

 

이 곡의 중심인 이른바, ‘운명의 동기’로 알려진 ‘4음’은 베토벤이 제자인 ‘신들러’에게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운명’이란 부제를 달게 되었으나, 대체적으로 모든 이름이 그렇듯 이 제명도 베토벤이 붙인 것은 아니다. 곡은 베토벤이 중기 이후 좋아했던 음악적 테제, 즉 “투쟁을 통하여 승리를 쟁취”한다는 그의 음악적 방향이 바로 이 곡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곡의 유래 없는 긴장감과 한치의 빈틈도 허용치 않는 구성의 밀도는 ‘운명의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전 악장을 통하여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결집된 음의 알갱이들은 응축되고 단단해져서 베토벤이 설정한 음의 방향을 세상을 향해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운명의 동기’는 이후 다른 곡에서도 나타나는데, 같은 시기에 작곡했던 교향곡 제3번 ‘영웅’, 피아노 소나타 ‘열정’의 1악장, 피아노협주곡 제4번, 바이올린협주곡 등에서도 그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격렬한 음의 동기는 당시 사랑하는 여인과의 이별, 계속 차도가 없이 깊어만 가는 귓병에 대한 좌절과 빈의 부패한 사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는 반증이며, 동시에 자신과 사회와의 투쟁욕을 불태웠던 것들을 ‘운명의 동기’라는 형식을 빌려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악기의 편성은 교향곡 제4번과 같으나, 4악장에서는 트럼본을 3대나 사용함으로써 강렬한 음색과 폭넓은 음량을 낼 수가 있어서 ‘고난을 통해 환희’로 나아가는 ‘운명의 승리’를 기어이 거머쥔 야성의 베토벤을 떠올리게 된다.

 

Wiener Philharmoniker Christian Thielemann (full length)

 

 

1st Allegro con brio

1악장은 소나타 형식이다. 교향곡 역사상 이 곡보다 더 격렬하게 시작하는 곡은 없다. 이른바 '운명의 동기'로 알려진 4음은 이 곡의 중심이다. 이 주제는 페르마타가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제2주제는 호른에서 시작되어 바이올린이 부드럽게 노래하는 현저하게 대비되는 두 개의 주제가 어울린다. 발전부는 제1주제를 취급하고, 제2주제 사이에 아다지오로 템포를 늦추어 오보에로 짧은 카덴차를 삽입한 것은 운명과 또 다른 그 무엇을 이어주는 느낌이다. 제2주제의 재현은 파곳으로 유도되는데, 이 주제가 제시부에서는 호른이 그 역할을 담당하지만 재현부에서는 다시 파곳으로 연주한다.

 

 

 

2nd Andante con moto

두 개의 주제를 사용한 변주곡이다. 위안을 느끼는 부드러운 악장이나 알 수 없는 고독이 깃든 악장이다. 저현으로 연주하는 제1주제와 목관에 의한 제2주제가 나온다. 이어 제1주제의 변주, 그리고 제2주제의 변주, 다시 제1주제의 변주가 연주되며,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경과부를 지나 코다가 나타난다.

 

 

 

3rd Scherzo. Allegro

3악장은 3부 형식이다. 도입부는 솟아오르는 듯 저현의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주제를 제시한다. 이어 바이올린이 이것을 받는다. 이 악상이 반복된 뒤, 갑자기 호른이 ‘운명의 동기'의 변형을 연주하며 나타난다. 중간에 트리오는 저음현으로 시작하여 순차적으로 고음역으로 옮겨가는 푸가토로 진행된다. 이후 격렬한 음은 한 숨을 거친 후, 다시 조금씩 힘을 배가시키다가 폭발하기 직전 4악장으로 이어진다.

 

 

4th Allegro

4악장은 소나타 형식이다. 강렬한 환희의 느낌으로 시작하는 악장이다. 곡상의 전개는 고난을 극복한 사람의 기쁨인양 의기양양하다. 승리의 노래는 제1주제로 시작되고, 제2주제는 바이올린에 의해 춤을 추듯 신이 난다. 발전부는 제2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클라이맥스에 도달할 때, 스케르초에 대한 회상이 나타난다. 곡은 이어 제3악장에서의 마지막처럼 힘을 증대시켜 폭발적으로 돌진하다가 제1주제가 다시 나타나 재현부로 들어간다. 이어 제2주제가 다시 등장하여 클라이맥스를 이루고, 소리 높여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운명과 싸워 이긴 전사의 행진처럼 당당하게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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