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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

새벽지기1 2017. 9. 22. 06:48

Symphony No.3 in E-flat majorOp.55 "Eroica"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1805년 4월, ‘안 데어 빈’극장에서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알려진 <영웅> 교향곡은 그의 창작 2기를 대표하는 장대하고 강인한 건축적인 구성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 교향곡은 그때까지 만들어진 모든 교향곡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교향곡으로 자리매김 한다.

 

이 곡이 만들어진 배경은, 당시 빈 주재 프랑스 공사였던 ‘베르나도트’ 장군이 베토벤을 만난 자리에서 나폴레옹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폴레옹에 대한 곡을 쓰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향을 타진하였고, 베토벤은 이미 나폴레옹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에 곡을 쓰기로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이 말은 베토벤의 무급 비서였던 ‘쉰들러’의 이야기이지만 당시 여러 정황들을 비춰볼 때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이며, 열렬한 공화주의자였던 베토벤의 이상이 이 곡을 통해 충분히 반영되어 완성되었다.

 

전제군주정치의 폐해를 주장하던 베토벤은 프랑스의 혼란을 잠재우고 새로운 정치제도를 가져온 것으로 믿었던 나폴레옹의 민주제도에 강하게 이끌린 나머지 그를 고대 로마의 가장 위대한 집정관에 비교할 정도였고, 그 결과 이 곡을 그에게 헌정하려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곡은 그를 모델로 쓰게 된 것이다. 그러나 1804년 12월, 그가 스스로 대관식을 거행하고 황제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제자인 '리스'로부터 전해 들은 베토벤은 “그도 역시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 이외의 모든 인간 위에 올라서서 독재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라고 매우 격하게 화를 내며 책상 위에 정서되어 있던 ‘보나파르트’라는 악보의 표지를 펜으로 마구 긁어 새까맣게 지워버렸다고 한다.

 

베토벤이 교향곡 악보의 <보나파르트>라는 이름을 펜으로 격하게 지워버린 표지

 

그 후 출판된 악보에 <신포니아 에로이카>로 명명하고, 부제로 ‘어느 영웅을 회상하기 위해’라고 인쇄함으로써, 이 곡은 ‘신포니아 보나파르트’에서 ‘신포니아 에로이카’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곡은 공식적인 초연이 있기 전, 당시 베토벤을 후원하던 ‘로브코비츠’ 후작이 몇 년간 기한을 정해 연주할 수 있는 권한을 사들임으로써 로브코비츠 후작의 저택에서 자주 연주된 것으로 알려졌다.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Christian Thielemann

 

 

 

Danmarks Radio SymfoniOrkestret - Fabio Luisi

 

 

 

1st Allegro con brio

제1악장 강력한 두 음에 의해 시작되는 인상적인 도입 후, 저음역의 현악기가 엄숙하게 등장한다. 제2주제는 부드럽고 온화하게 클라리넷으로 연주되다 바이올린으로 옮겨간다. 발전부에서는 정성스럽게 대위법이 짜여지고, 클라이맥스를 이룬 곡은 재현부에서 주제를 충실히 재현한 다음 코다를 거쳐 당당하게 마친다.

 

2nd Adagio assai

제2악장 자유로운 3부 형식의 장송행진곡 악장이다. 베토벤은 나폴레옹 전쟁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하여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곡을 그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쓴 것이다. 현악주제는 장중한 걸음걸이로 나간다. 중간부는 C장조로 잠간 밝아지며, 영웅의 생전 업적을 기리는 듯한 모습이다. 곡은 다시 제1부의 주요선율이 나타나며 그것을 바탕으로 푸가토가 차례로 펼쳐진 후, 마지막으로 주요선율이 다시 모습을 보이며 슬픔과 체념을 품은 채 인상 깊게 마무리 된다.

 

3rd Scherzo. Allegro vivace

처연한 2악장의 장송행진곡을 지난 제3악장은 다시금 격렬한 정신이 불타오른다. 그가 처음으로 교향곡 3악장에 스케르초를 명명한 악장이다. 빠른 스타카토의 움직임으로 시작하여 차츰 힘을 증대시켜 나가는 형식이다. 트리오에서 사용되는 코랄풍의 호른은 평화롭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격렬한 움직임이 계속 된다.

 

4th Finale. Allegro molto

제4악장은 알레그로 몰토이다. 같은 베이스의 선율형을 자유롭게 몇 차례 반복하며 그 위에 변주를 쌓아나가는 파사칼리아와 비슷한 형식이다. 포르티시모로 강하게 연주되는 서주 후에 피치카토의 제1주제가 나오는데, 이는 적진을 향하여 진군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악상이다. 이 부분은 1800년 작곡된 그 자신의 발레음악 ‘프로메테우스 창조물’ 끝에 나오는 선율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그가 프로메테우스를 인용한 것은, 프로메테우스와 나폴레옹을 등치시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곡은 이어서 가볍고 평온한 주제를 연주한 후, 마지막으로 격렬한 영웅주제를 다시 한 번 드러낸 후 대단원의 전곡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