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클래식

베토벤 <교향곡 제2번>

새벽지기1 2017. 9. 11. 14:51

Symphony No.2 in D major, Op.36


베토벤 <교향곡 제2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베토벤의 교향곡 제2번은 그가 귓병으로 힘들어 하던 시기인 1802년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완성되었고, 초연은 1803년 4월 5일 빈의 ‘안 데어 빈’ 극장에서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있었다. 정교하고 세련된 교향곡 제2번은 베토벤이 이 곡을 통해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1악장의 서주는 깊은 내용과 풍부한 감정으로 장대해졌고, 2악장에서는 빈의 춤곡과 연관되어 훗날 가사가 붙여져 가곡으로 알려진 악장이 있으며, 3악장에서는 전통적으로 교향곡 3악장에 쓰던 ‘미뉴엣’ 대신 ‘스케르초’를 쓴 점 등이 그것이다. 특히 3악장에서 빠른 스케르초와 대비되는 부드러운 오보에의 음색 사이로 갑자기 현악기가 높은 음을 강조하며 충격을 주는 음악적 유희는 베토벤의 특유의 음악적 재치로 보인다. 원래 ‘스케르초’는 ‘해학’이란 뜻으로 음악의 성격도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형식이다.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시기에 이렇게 음악적 여유(?)를 부렸다는 것은 역시 베토벤다운 기질이라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이 시기에 베토벤은 브룬스뷕의 딸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테레제요제피네그리고 사촌이었던 줄리에타 귀차르디가 그녀들이다. 이렇게 미모의 여인들에게 관심을 받던 베토벤은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 베토벤의 전기를 쓴 사람들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베토벤은 리히놉스키한테 연금을 받고, 악보 출판도 전망이 좋아 경제적인 여건도 괜찮은 편이었다. 따라서 베토벤에게는 청력상실이라는 불행과 경제적인 안정에다 미모의 여제자를 둔 기쁨이 공존하던 시기였으며, 이러한 불행'과 '기쁨은 그대로 교향곡 제2번에 반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상의 삶은 기쁨 보다 불행이 지배하는 것이어서인지 불행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에 열중하는 것뿐이다.”라는 메모를 이 시기에 남긴 것으로 보아, 베토벤의 의지철학으로 회자되는 "고난을 통해 환희로"는 바로 이때 발현된 그의 의지였던 것이다.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Christian Thielemann, conductor / (full length) 

 

 

1st Adagio molto - Allegro con brio

1악장은 전통적인 교향곡 1악장의 전형적인 방식대로 느린 서주로 시작한다. 마치 하이든의 교향곡처럼 드라마틱한 느낌의 느린 서주에서 베토벤은 풍부한 화성적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웅장한 음향을 선보인다. 장엄하고 화려한 아다지오에 이어 정력적인 주부가 이어지면서 아주 감동적인 선율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곡은 종결부에 이르기까지 대담한 표현과 약박을 강조하는 강한 악센트, 반음계적인 전개가 이어지면서 그 스릴 넘치는 전개방식은 역시 베토벤의 창의적인 작곡기법이다.

 

2nd Larghetto

제2악장은 소나타형식이다. 절묘한 아름다움을 지닌 악장으로 이 선율은 빈의 춤곡과 연관되어 널리 알려진 곡이며, 훗날 가사가 붙여져 가곡으로도 편곡 되었다. 현의 아름다운 선율은 부드럽게 이어지고, 한가롭게 흐르는 조용한 악절은 때로 유머러스하고 변덕스럽기까지 하지만 꿈처럼 아늑하다.

 

3rd Scherzo. Allegro

제3악장 스케르초다. 미뉴엣과는 분명 다르다. 자유분방하면서도 청년 베토벤의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베토벤이 교향곡의 3악장에 ‘스케르초’라는 말을 넣은 것은 이 곡에서부터이다. ‘스케르초’는 ‘해학’이란 뜻으로 음악의 성격도 위트와 재치가 있는 형식이다. 빠른 스케르초와 대비되는 ‘트리오’ 부분에서는 오보에의 음색과 부드러운 선율선이 나오다가 갑자기 현악기가 높은 음을 강조하며 충격을 주기도 한다. 이는 음악적 유희를 즐겼던 베토벤의 재치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4th Allegro molto

제4악장은 주제가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예리하게 시작되는데, 베토벤의 유머감각이 번뜩여 코믹한 느낌을 준다. 곡은 도입 후 첼로의 부드러운 선율이 나타나고, 이어 목관으로 새로운 선율이 부드럽게 가세한다. 이렇게 제시부가 끝나고 발전부로 이어지면, 곡은 우아함과 장난기가 섞여 있는 듯 유쾌하다. 재현부는 화려하면서도 시시각각 변해가는 곡상으로 정열적으로 곡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