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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교향곡 제7번>

새벽지기1 2017. 9. 28. 22:00

Symphony No.7 in A major, Op.92

베토벤 <교향곡 제7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은 1811년 보헤미아의 휴양지 테플리츠에서 작곡하기 시작하여 1812년 5월에 완성하였다. 이 곡은 ‘테레제 말파티’와의 사랑이 불같이 타오르던 시기인 1810년 경 스케치가 시작되는데, 잘 알려진 대로 테레제를 위해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엘리제를 위하여>도 1810년 4월에 만들어진다. 5월에는 가곡 ‘슬픔과 기쁨’, ‘그리움’이 역시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다. 1811년에는 테레제 폰 브룬스비크로부터 그녀의 상반신 초상화를 선물 받은 베토벤은 평생 이 그림을 방에 걸어두고 소중하게 간직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랑의 열정으로 가득하던 시기에 작곡을 시작하지만, 이후 귓병과 전쟁의 고통, 사랑의 실연이 닥쳐오자, 곡은 격한 리듬으로 질주한다.

 

이러한 곡상은 당시 베토벤이 처한 상황이 그대로 작품에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교향곡은 사랑의 감정은 밝고 낭만적인 선율로 표현되고, 아픔은 격정적인 리듬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래서 교향곡 제7번을 일러 “디오니소스적인 즐거움”과 괴로움을 잊으려는 “술 취한 사람의 광기”를 내포하고 있는 곡이라는 양면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 교향곡의 리듬은 유별나게 명쾌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도 하는데, 이러한 리듬과 관련하여, 리스트는 이 교향곡을 ‘리듬의 화신’이라 평했고, 바그너는 ‘무도의 화신’이라 불렀다.

 

초연은 1813년 12월 8일 빈 대학 강당에서 열린 전쟁 부상병을 위한 자선연주회에서 전쟁교향곡인 ‘웰링턴의 승리’와 함께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연주되었다. 하지만 청각장애가 심해진데다가, 당대 악기로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힘과 스피드를 얻기 힘들게 되자, 리허설 때 베토벤이 매우 힘들어 했다고 한다. 초연시 바이올린 연주자로 참여했던 ‘루이 슈포어’의 증언에 따르면, “약하게 연주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아예 보면대 밑으로 기어들어갔고, 강한 부분에서는 펄쩍 뛰어올라 고함을 치기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2악장은 유별나게 인기를 얻어 여러 형태로 편곡되었고, 초연 무대에서도 앵콜로 한 번 더 연주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7번이 유독 인기를 많이 얻어 후속작인 8번을 압도하게 되자, 베토벤은 오히려 화를 내며 “8번이 7번보다 더 훌륭한 작품”이라고 출판사에 편지를 보내 항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헌정은 베토벤의 후원자 중 한 사람이었던 은행가 ‘모리츠 폰 프리스’ 백작(1777-1826)에게 주어졌다.

 

 

 

1st Poco sostenuto-Vivace

서주를 제외한 1악장은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이다. 포코 소스테누토로 조금씩 변화되는 이 서주가 그대로 주제로 발전한다. 이 주제는 주요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 주제는 곡의 성격을 확실하게 하면서 제1주제로 나타난다. 제1주제는 경쾌한 리듬으로 이루어지며, 이 느낌은 그대로 제2주제로 발전한다. 발전부는 대위법적으로 짜여지고, 재현부 역시 경쾌한 리듬으로 나타난다. 이어지는 코다는 '계속 저음'을 동반하여 역시 경쾌하게 마감된다.

 

2nd Allegretto

2악장의 속도는 알레그레토지만 전체적으로 리듬이 충만하고 빠른 이 교향곡에서 빠르기가 가장 느린 악장이다. 자유로운 3부 형식의 제1부는 리드미컬하고 부드러우며 특별히 아름답다. 이어지는 중간부는 밝은 기운이 감돌면서 더욱 밝아진다. 제3부는 도입부를 변주시키는 것으로 푸가토를 두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 악장의 구성은 교향곡 제3번 에로이카의 '장송행진곡'과 비슷하다.

 

3rd Presto

3악장은 스케르초다. 교향곡 제4번에서 사용되었던 스케르초와 유사하다. 이 트리오는 민요적으로 밝고 화사하다. 이 멜로디는 오스트리아 지방의 ‘순례의 노래’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이 스케르초 악장은 강약대비나 휴지부분, 짧게 끊어 연주하는 스타일을 교묘하게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곡은 전형적인 겹세도막 형식을 확장한 구조인 것이다.

 

4th Allegro con brio

아주 밝은 소나타 형식의 4악장은 이 교향곡에서 가장 빠르고 힘이 넘치는 악장이다. ‘바커스의 향연’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악장은 힘찬 화음에 이어 제1주제가 연주되는데, 이 주제는 러시아 민요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베토벤은 이 곡을 작곡하기 전 현악사중주 ‘라주모프스키’를 작곡했는데, 이때 러시아 민요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그 민요가 이 곡의 끝악장에 그대로 인용되었으며, 이 리듬은 약동적이고 경쾌하다. 발전부는 제1주제의 전개로 이루어지고, 재현부는 제1주제가 재현되면서 제2주제가 첼로로 재현된다. 이어지는 코다는 춤을 연상시킬 만큼 경쾌하게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