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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교향곡 제8번>

새벽지기1 2017. 10. 10. 11:12

Symphony No.8 in F major, Op.93

베토벤 <교향곡 제8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베토벤의 교향곡 제8번은 1812년 여름 테플리츠 온천장에 머물고 있을 때 작곡이 시작되었다. 베토벤은 테플리츠 온천장을 좋아하여 그곳을 재차 방문했던 것인데, 그래서 기분이 좋았던지, 이 교향곡은 베토벤 특유의 고뇌의 그늘은 찾아볼 수 없이 밝고 화사하다. 곡은 그해 10월 동생의 결혼으로 린츠에 갔을 때 최종적으로 완성하였다. 이 곡이 밝고 상쾌한 점에서는 전작인 제7번과 같으나 힘이나 열기 면에서는 전작보다 심각하지 않다. 반면 이 곡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데, 2악장의 주제는 리듬을 새기는 듯이 나오는데, 이 주제의 리듬은 메트로놈의 소리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3악장에는 스케르초가 아닌 미뉴에트를 둔 것도 다르다. 마지막 4악장에서는 유머와 위트가 번뜩여서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만든다. 


 

1st Allegro vivace e con brio

1악장은 가볍고 즐거운 주제로 시작한다. 경과구는 제1바이올린으로 힘차게 연주되며 관악기군의 도움을 받는다. 이때 주요주제에 들어 있는 리듬은 효과적이다. 이어 현악기의 피치카토와 바순의 은밀한 반주 위에 제2주제가 바이올린으로 연주된다. 발전부는 제1주제를 사용하여 밝고 힘차게 이어나가고 동시에 유머가 있는 자유로움도 보여준다. 재현부에서도 밝고 명랑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코다에 이르면, 리듬과 휴지가 적절히 긴장과 이완을 만들어내면서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후반에는 제1주제의 동기가 제시되면서 멋지게 마무리된다.

 

2nd Allegretto scherzando

2악장은 리듬을 새긴 듯한 16분음표의 리드미컬한 음의 진행이 나오는데, 이는 바로 멜첼의 메트로놈에서 동기를 얻은 것이라 한다. 이 음의 진행 위에서 제1바이올린이 제1주제를 연주한다. 곡의 분위기는 강렬한 리듬과 때로 조용한 분위기가 대조되기도 하고, 빠른 춤을 느끼기도 하는 등 약동적이다. 이어 2마디의 경과구 다음 같은 형식의 반주로 제2주제가 나타난다. 이때 현악기와 관악기가 스타카토로 리듬을 연주하면 주제가 변주된다. 재현부에서 다시 제1주제가 재현된 뒤 제2주제도 재현되고, 당김음의 경과구가 코다로 쓰이면서 주요주제의 회상이 단편적으로 나타나면서 총주로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성급하게 악장을 마친다.

 

3rd Tempo di menuetto

3악장은 3부형식이다. 베토벤 교향곡으로서는 드물게 미뉴엣이라는 점이 새롭다. 베토벤은 초기의 교향곡 1,2번 외에는 미뉴에트를 두지 않았는데, 8번 교향곡에서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것은 전후 악장의 빠르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2악장이 스케르찬도이고 4악장이 빠른 알레그로 비바체인 점을 고려할 때, 그 대비를 효과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메뉴엣의 도입음형을 강렬하게 하여 행진곡 같은 주선율이 쓰였고, 트리오는 호른 2중주로 꿈길 같은 부드러운 선율을 만들어 내고 있다. 거기에 클라리넷의 로맨틱한 목가가 평온하게 흐른다. 전체적으로 3악장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베토벤이 특별히 마음에 두었다고 한다.

 

4th Allegro vivace

4악장은 알레그로 비바체로 경쾌하고 신나는 악장이다. 강렬한 열정이 계속 뿜어져 나오지만 그것을 억제하는 묘한 밸런스를 두고 진행한다. 특히 발전부가 아주 충실하게 짜여져 있어서 안정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악장 전체에 걸쳐 유머와 위트가 번뜩이고 있는데, 베토벤이 기분이 좋을 때 만든 곡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은 중간부에 나오는 팀파니와 바순의 기발한 용법에서도 그렇다. 4악장 역시 매우 독창적으로 베토벤의 아이디어가 빛나고 있는 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