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3067

하나님의 나라 (7)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하나님의 나라는 왔습니까? 마가복음이 ‘가까이’ 왔다고 말하지 이미 왔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차이는 무시해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표현은 하나님 나라의 긴박성을 가리키는 것인지 시간의 실제적인 차이를 가리키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가복음이 전하고 있는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왔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개인적인 삶이나 인류 역사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왔다는 흔적이 별로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 이전이나 이후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으며, 더구나 하나님의 나라와 동일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셨는데도 실제로 달라진 것은 별로..

하나님의 나라 (6)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오늘의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자기 존재의 근거로 삼지 않는다는 것은 비극이며 불행입니다.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도 역시 하나님의 나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간혹 하나님의 나라(바실레이아 투 데우)를 언급하지만 실제로 그 하나님의 나라에 마음을 두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고 그 의미를 되돌아보고 해석하고 선포하는 설교자들이 있나요? 하나님의 나라와 생명이 어떤 관계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설교자들이 있나요? 하나님 나라의 개념이 교회 안에서 중심 주제로, 소위 아젠다로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평신도들도 그것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고 이해하려는 ..

하나님의 나라 (5)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우리는 지금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고, 따라서 하나님을 아직 명료하게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나라를 그런 차원에서 알 수는 없습니다. 이 문제는 앞에서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짚었을 때 이미 드러난 사실입니다. 지금 하나님의 나라를 직접적으로, 전체적으로, 명료하게 알 수 없다면 결국 그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에게 무의미한 게 아닌가, 하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아직 완전하게 모른다고 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와 무관한 건 결코 아닙니다. 예컨대 어린아이들이 부모의 생각을 충분하게 헤아리지 못한다고 해서 부모가 그들의 삶과 무관하거나 ..

하나님의 나라 (4)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우리는 점점 신학적인 사유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중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나라는 곧 하나님의 통치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예수님은 하나님의 통치를 선포했다는 말이 됩니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는 예수님이 선포한 그 하나님의 나라와 그 통치를 예수님과 일치시켰습니다. 어느 신학자의 표현처럼 선포자가 선포된 자와 아이덴티파이 되었다는 겁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대상으로 선포했는데, 초기 그리스도교에 의해서 그 대상이 주체와 하나가 된 겁니다. 예수님과 하나님의 일치입니다. 이..

하나님의 나라 (3)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문장에서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 부분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를 구분해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따로 존재하고 그의 나라가, 즉 그의 통치가 따로 존재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는 일치합니다. 즉 하나님은 자신의 나라로서 존재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존재 방식이죠. 앞에서 나라는 곧 통치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결국 하나님은 통치로서 존재한다는 말이 됩니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하나님은 통치이며, 행위이며, 힘입니다. 그는 평화, 정의, 기쁨, 자유라는 속성을 지닌 하나님의 나라로서 존재합니다. 그는 그 모든 것의 핵심이라..

하나님의 나라 (2)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쿠어트 알랜드(Kurt Aland)외 몇 학자들이 편집한 헬라어 성서(THE GREEK NEW TESTAMENT)의 부록으로 실린 헬영 사전을 보면 ‘바실레이아’를 이렇게 영역합니다. reign, rule, kingdom, domain. 우리말로는 통치, 왕국, 영역이라는 뜻으로 새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곧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왕국, 하나님의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사전적인 의미로만 본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공간적인 영역이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작동하는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어떤 공간적인 한계 안에 갇혀 있는 분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한다면 하나님..

하나님의 나라 (1)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우리는 앞으로 당분간 예수님이 가까이 왔다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생각을 나눌 생각입니다. 그 당분간이 일주일이 될지, 아니면 두 주일이 될지, 또는 한 달이 될지는 두고 보아야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리스도교의 모든 것은 바로 이 하나님의 나라와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그렇게 중요한 하나님의 나라가 오늘 그리스도인들에게 바르게 이해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헬라어로 “바실레이아 투 데우”라고 합니다. 그냥 간단히 ‘바실레이아’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여러 관점에서 이 바..

하나님의 때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오늘 마가는 공생애를 시작한 예수님의 첫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첫 말씀 중에서 첫 마디는 바로 ‘때’가 찼다는 것입니다. 성서가 말하는 때, 즉 시간은 연대기적인 의미인 ‘크로노스’가 아니라 사건 발생적인 의미인 ‘카이로스’입니다. 성서의 시간은 단순히 2006년 5월3일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영적인 순간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런 카이로스를 인식하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크로노스가 우리에게 절대적인 시간으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주로 빛의 속도에 의해서 계산됩니다. 만약 우리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일 ..

요한이 잡힌 후 (막1:14)

'요한이 잡힌 후 예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여' (막1:14) 마가는 요한이 잡힌 후에 예수님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합니다. 이 본문에는 아직 설명이 없지만, 요한이 잡힌 이유는 헤롯왕의 부도덕성을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요한이 헤롯의 행위를 보고 못 본채 하거나 에둘러 비판했다면 이렇게까지 어려움을 당하지 않았겠지만 아주 노골적으로 비판하다가 이런 일을 당했습니다. 결국 요한은 풀려나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이처럼 부도덕한 통치자와 그런 세력을 향해서 적극적으로 투쟁한 세례 요한의 선택은 옳은 것인가요? 아니면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최소한 생명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투쟁하는 게 옳았을까요? 요한의 죽음을 생각하면 너무나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가 조금 더 오..

예수와 천사들 (막 1:13)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막 1:13) 마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님이 시험받는 마지막 장면은 예수님을 돕는 천사들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도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말할 수 없지만 예수님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짐승들이 예수님과 함께 했던 것처럼, 이제 천사들이 예수님과 함께 함으로서 예수님을 도왔습니다. 성서는 천사에 대해서 자주 언급합니다. 그것만 주제로 삼아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하더라도 책 한권으로도 부족할 겁니다. 성서는 타락한 천사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합니다. 그게 사탄이겠지요. 이 자리에서 천사가 과연 있냐, 없냐 하고 묻지는 마십시오. 우리는 늘 그런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