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3067

비둘기 같은 성령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막1:10) 예수님이 세례 받을 때 나타난 두 번째 현상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비둘기 같은 성령입니다. 마가는 왜 성령의 임재를 비둘기 모양으로 묘사하고 있을까요?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에서 본다면 마가는 이 장면에서 예수님이 이 세상에 참된 평화를 시작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또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마 10:16) 근거로 삼는다면 예수님이야말로 죄가 없이 순결하신 분이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둘기와 관련된 구약성서 구절 중에서 두 군대만 더 짚어봅시다. 노아 홍수가 끝날 무렵에 비둘기가 등장합니다. 40일 동안의 대홍수로 인해..

갈라지는 하늘 (막1:10)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막1:10) 마가복음의 보도에 따르면 예수님이 세례 받으시는 순간에 나타난 특별한 현상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하늘이 갈라진 것이며, 둘째는 비둘기 같은 성령이 내려왔으며, 셋째는 하늘로부터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첫 번 현상입니다. 예수님이 요단강 물속에 잠겼다가 올라오는 순간에 하늘이 갈라졌다고 합니다. 도대체 하늘이 어떻게 갈라졌다는 것일까요? 하늘이 갈라질 수 있나요? 간혹 먹구름 사이가 열리고 햇살이 내리비출 때 하늘이 갈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긴 하지만 오늘 마가복음 기자가 그런 물리적인 현상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늘이 갈라졌다는 말을 이해하려면 고대인들이 하늘을 무엇으로..

예수의 세례 (막1:9)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막1:9) 공관복음은 예수님의 세례에 관한 이야기를 약간씩 다른 뉘앙스로 전합니다. 마가복음은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 받았다는 사실을 단순하게, 직설적으로 보도합니다. 아마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사실을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다는 게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태복음은 요한의 입을 통해서 그 상황을 이렇게 풀어냅니다.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마 3:14). 누가복음 기자는 마가복음의 ‘요한’과 마태복음의 해명성 발언을 모두 생략한 채 예수님이 세례 받으셨다는 사실만 보도합니다. 왜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셨을..

갈릴리 나사렛 (막1:9)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막1:9) 마가는 예수님이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세례요한이 세례를 베풀고 있는 요단강으로 왔다고 설명합니다. 예수님의 고향이 갈릴리 지역의 나사렛이라는 뜻이겠지요. 갈릴리는 이스라엘의 북부 지역을 총칭하는 이름입니다. 중부 지역은 사마리아, 남부는 유대입니다. 유대는 다윗 왕조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있는 지역이고, 사마리아는 혈통적으로 순수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지역이며, 갈릴리는 비록 유대민족이라는 정통성은 있지만 이스라엘의 수도이며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에서 많이 떨어진 곳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는 지역이었습니다. 사마리아를 포함한 갈릴리는 이스라엘의 고대 왕조 역사에서 유대와 적대적인 관계였습니다. 솔로몬이 죽은 다음에 ..

성령세례(막1: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 (막1:8) 요한은 예수님이 성령으로 세례를 베풀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예수님은 세례를 베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세례를 베풀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사도행전에 의하면 여러 사도들과 대표 집사들이 세례를 준 것으로 되어 있지만 바울의 편지에 의하면 바울도 세례를 거의 베풀지 않았습니다. 아주 특이한 경우는 제외하구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어떻게 중요한 교회 예전으로 자리 잡았는지 우리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어느 한 순간이라기보다는 그리스도교가 라틴 신학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세례 예식도 체계화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사도신경이 주로 로마 교회에서 행하던 세례 문답에 기원한 걸 보면 세례가 ..

물세례 (막1: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 (막1:8)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지금은 없어진 학습을 받았고 중학교 3학년을 마칠 즈음인 성탄절 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때는 최소한의 나이만 차면 대충 세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다니던 교회는 전도사님만 계셨기 때문에 세례 받던 날은 다른 데서 목사님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군요. 성탄절이면 다른 교회도 바쁜 날인데, 어떻게 다른 교회 목사님이 오셨을까요? 내가 지금 세례 받은 날짜를, 혹은 그 절기를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이건 별 마음의 준비 없이 세례를 받았다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주기도, 사도신경, 십계명을 외우고 몇 가지 세례 문답과 성경상식을 공부하는 것으로 세례 준비를 마쳤습니다...

신발끈 (막 1:7)

'그가 전파하여 이르되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막 1:7)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요한의 고백은 자신을 가장 낮은 곳으로 낮출 때 사용하는 그 당시의 관습적 용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의 신발끈을 풀려면 본인은 일단 허리를 구푸리고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선을 신발에 두어야 합니다. 몸의 위치를 가장 낮은 곳에 두고, 시선을 아래로 깐다는 것은 극단의 겸손을 의미합니다. 요한은 자신을 그렇게 낮춘 사람이었으며, 그런 방식으로 그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마 톨스토이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반(半)지하에서 구둣방을 하는 할아버지가 살았습니다. 그는 창문을 통해서 그 앞으로 지나다니는 ..

능력이란 무엇인가? (막 1:7)

'그가 전파하여 이르되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막 1:7) 능력이란 무엇인가? 세례 요한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기 위해서 역사에 등장한 인물입니다. 그의 모든 가르침과 행위는 예수 그리스도만을 향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언급합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무력한지 잘 알고 있었으며, 또한 예수의 능력이 얼마나 큰지, 즉 자기 능력과 본질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비유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세례 요한은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허리띠 (막 1:6)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더라.' (막 1:6) 허리띠 세례 요한은 옷을 간소하게 입었습니다. 허리띠를 띠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허리띠를 매는 옷을 입었습니다. 요한은 먹는 것도 생명에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대충 해결했습니다. 저는 요한이 광야에서 살아가는 모습에 관한 본문을 읽으면서 구약의 한 장면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것은 이집트의 고센에 살고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출애굽 전날 밤에 행했던 의식(儀式)입니다. 그들은 양을 잡아, 피는 문설주에 바르고 고기는 구워 먹었으며, 무교병과 쓴 나물을 함께 먹었습니다. 그 장면을 출 12:11절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너희는 그것을 이렇게 먹을지니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

메뚜기 (막 1:6)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더라.' (막 1:6) 메뚜기 요한의 먹을거리는 메뚜기와 석청이었습니다. 낙타털 옷을 입은 세례 요한이 메뚜기와 석청을 먹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그 당시에 메뚜기는 서민들이 먹을 수 있는 일반적인 먹을거리였는지 모릅니다. 간혹 아프리카나 중국, 또는 호주 같은 지역에 메뚜기 떼가 출몰해서 피해가 심각하다는 소식을 듣습니다만 고대에서 메뚜기는 서민들이 값싸게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먹을거리였을 겁니다. 우리도 먹을거리가 궁했던 어린 시절에는 메뚜기를 많이 잡아먹었지요. 벼가 익을 때쯤이면 메뚜기 떼가 논에 가득합니다. 우리는 논둑을 따라 가면서 닥치는 대로 잡았습니다. 어떻게 잡느냐구요? 벼에 앉아있는 놈들을 그냥 손으로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