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하나님은 모세에게, 처음 난 것은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하나님께 바치라고 모세에게 말씀하신다(1-2절).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후에 지켜야 할 지침이었다.
모세는 이 지침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 하면서, 그 이유를 밝힌다(11-16절).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는 날 밤에 이집트의 처음 난 것들이 모두 희생을 당했으나, 이스라엘은 어린 양의 피로 인해 그 희생을 면했다. 말하자면, 이스라엘에 속한 모든 처음 난 것들은 이미 죽은 셈이다. 그 사실을 기억하도록 처음 난 짐승들은 하나님께 바치고, 처음 난 아들들은 "대속"(13절)해야 한다. 즉, 맏아들 대신 짐승을 잡아 바치라는 뜻이다. 모세는, "이렇게 하는 것은, 주님께서 강한 손으로 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셨기 때문이다"(16절)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모세는 무교절에 대한 하나님의 지시(12:15-20)를 백성에게 전달한다(3-10절).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정착하면 매 년 무교절을 지켜야 한다. 일 주일 동안 누룩 넣지 않은 빵을 먹어야 하고, 그들의 영토 안에서 누룩을 없애버려야 한다. 자녀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를 물으면 “이 예식은, 내가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일을 기억하고 지키는 것이다”(8절)라고 답하라고 전한다. 그들도, 그들의 자녀들도 이 명령을 기억하고 살아야 한다.
묵상:
인류사에 있어서 유대인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특별합니다. 그들이 주변 열강들에게 끝없이 유린 당하면서도 살아 남았다는 사실도 그렇고, 로마 제국에 의해 멸망된 이후 이천 년 가까운 유랑 살이를 하면서도 민족의 정체성과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 과정에서 열 지파가 사라지고 유대 지파와 베냐민 지파만 남았지만, 여러나라에 흩어져서 소수자로서 역사를 이어왔으며, 마침내 지도에서 지워진 지 오래였던 이스라엘을 재건했습니다. ”회복탄력성“(resilience, 시련 당하여 무너진 후에 다시 회복하는 능력)에 있어서 이런 예는 다시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들의 회복탄력성의 가장 중요한 원천은 “기억”에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기억하는 백성”이었습니다. 과거에 자신들이 당했던 고난을 기억하고, 그 고난 중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기억했습니다. 구약성경은 조상들이 당했던 고난과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기 위해 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한해 동안 주기적으로 절기를 지켰습니다.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키면서 이집트에서의 노예 생활과 출애굽의 은혜를 기억했고, 초막절을 지키면서 광야 유랑의 고난을 기억했으며, 오순절을 지키며 모세가 시내 산에서 율법을 받은 사건을 기억했고, 수전절을 지키며 마카비 혁명의 역사를 기억했습니다. 처음 난 짐승들을 제물로 바치게 함으로써 출애굽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어떤 은혜를 베푸셨는지를 기억하게 했습니다.
그런 기억이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붙들게 해 주었고, 한 민족으로서 서로 연대하게 했으며,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이 있음을 믿고 소망을 가졌습니다.
기도:
주님, 주님 없이는 저희가 얼마나 가망 없는 존재였는지를, 저희를 구원하기 위해 주님께서 어떤 값을 치르셨는지를, 주님을 영접하고 난 후에 저희에게 얼마나 큰 은혜를 주셨는지를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여 오늘을 온전하게 살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좋은 말씀 > -사귐의 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이 하신다!(출 14장) / 김영봉 목사 (0) | 2025.05.29 |
---|---|
늘 함께 하시는 하나님 (출 13:17-22) / 김영봉 목사 (0) | 2025.05.28 |
뼈를 꺾지 않은 이유 (출 12:43-51) / 김영봉 목사 (0) | 2025.05.25 |
탐욕과 완고함이 향하는 운명 (출 12:29-42) / 김영봉 목사 (0) | 2025.05.24 |
유월절 어린 양의 피 (출12:21-28) / 김영봉 목사 (0) | 2025.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