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청계산기슭에 다녀왔습니다.
첫 직장에서 만난 친구들과
아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처음부터 부부모임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홀수가 됐습니다.
처음과 달리 남자들 중심이 아니라
사모님이 주인이 되었습니다.
오래된 만큼 허물없는 모임입니다.
어느 날부터 나는 특별 대우를 받습니다.ㅎㅎㅎ
가는 길이 험난했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산도 챙기고
바람막이도 준비했습니다.
바람이 심해서 걷기도 불편했습니다.
경전철까지는 걸어서 10여분,
그곳에서 인천행 1호선을 타고,
종로 3가에서 내려 3호선을 타고,
신사역에서 내려 분당선을 타고,
청겨산역에서 내려
나를 기다리는 차를 타고
5분 정도 가서
약속된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어휴! 기억조차 힘드네요 ㅎㅎㅎ
오가는 길은 여전히 매력이 있습니다.
도봉산과 북한산 그리고 수락산에
운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이 따로 없습니다.
이 또한 피곤했던 나에게 선물입니다.
열차 안은 비교적 한산합니다.
1호선 풍경과 3호선 풍경이 다르고
분당선 풍경은 아주 다릅니다.
열차가 다르긴 한데
다른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은데
딱히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여전합니다.
나이 든 모습이지만
그렇게 뚜렷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달라진 것이 있는데
인사말이 달라졌습니다.
건강을 제일 먼저 묻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불편한 곳은
없는지 확인하곤 합니다.
그런데 사모님들의 모습은
예전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제 할머니가 되어있습니다.
사모님들이 남자들을 볼 때도
할아버지가 되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나 예전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젊은 시절 이야기를 나눌 때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만찬에 좋은 다과도 나누었습니다.
너무나 소중한 모임이었습니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더욱 멀게 느껴졌습니다.
올 때와는 다르게 열차 안이 달랐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혼잡스럽습니다.
술에 취한 분의 고성이 들리기도 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인들의 대화로
마음이 흩틀어지기도 했습니다.
자정이 가까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즐겁기는 했지만
소풍길에 몸이 지쳤나 봅니다.
아마도 다음에도 피곤을 잊고
다시 만나겠지요.
요즘 걷는 시간이 점점 늘어갑니다.
코스를 달리하는 재미가 있으니
걷는 거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리하면 안 된다고 다짐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곤 합니다.
오가는 길어서 만나는 이들과
이제는 낯설지 않게 되고
길동무가 되니 그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두리번거립니다.
신록이 멋을 더합니다.
심한 바람에 꺾인 새순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은행잎도 분주합니다.
조만간 아카시아꽃도
그 향기를 자랑하겠지요.
이들 덕분에 하루를
행복하게 맞이합니다.
방형! 오늘도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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