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새 포도주 (5)(막 2:22)

새벽지기1 2022. 8. 10. 06:35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와 부대를 버리게 되리라. 오직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느니라 하시니라.' (막 2:22)

포도주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한국교회의 술 문제를 한번 짚어야겠군요. 정통신앙에 묶인 분들은 일반적으로 술을 그리스도인이 금해야 할 중요한 목록의 하나로 생각합니다. 반면에 이런 정통신앙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술을 마십니다. 꽉 막히지는 않았지만 온건한 신앙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바울처럼 교회의 덕과 믿음이 약한 사람을 위해서 술을 사양합니다. 이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술을 성서와 신학에 근거해서 본격적으로 설명하려면 시간이 제법 많이 필요하니까, 여기서는 그냥 저의 개인적인 생각만 간단하게 전하는 게 좋겠습니다. 술은 커피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단순히 기호식품에 불과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커피를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는 것처럼 술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한국교회의 전통이 그걸 금하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술로 인해서 벌어지는 개인적인, 가정적인 문제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신앙적으로 판단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자신이 술을 싫어하면 커피가 싫어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처럼 마시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가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이런 삶의 기호와 습관을 규정하는 차원으로 끌어내리면 결국 복음이 비추는 은총의 빛은 사라지고 대신 온갖 율법의 가치들만 무성하게 될 것입니다. 놀랍게도 복음서 기자들은 예수님도 세상 사람들과 함께 포도주 마시길 즐겨(?) 하셨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마음 놓고 술을 마셔도 좋다는 말이냐고요? 이 질문은 커피를 마음 놓고 마셔도 좋습니까와 다를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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