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새 포도주 (6)(막 2:22)

새벽지기1 2022. 8. 10. 06:38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와 부대를 버리게 되리라. 오직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느니라 하시니라.' (막 2:22)

어제 어쩌다가 술 문제를 언급하게 되었습니다. 압축적으로 진술된 짧은 글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기 좋습니다. 아무래도 사족으로 몇 마디 더 붙여야겠군요. 저는 어제 술과 커피가 모두 기호식품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은 술이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사양이지 신앙 자체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술 먹고 술주정하고 추태를 부려도 좋다는 말이냐, 하고 반문하지는 마세요. 사람은 말짱한 정신으로도 추태를 부릴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서울 시청 광장의 기도회에서, 영락교회 집회에서도 보았습니다. 그건 그렇다 하고, 술과 커피를 냉정하게 따져보십시오. 무엇이 조금이라도 더 비윤리적인 식품일까요? 커피, 술?


커피의 원료는 대개가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생산됩니다.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몇 천원의 일당을 받고 일합니다. 악한 노동에 시달리는 단순 노동자들의 땀이 거기에 배어 있습니다. 유명 브랜드 커피 판에서 얻어지는 거의 모든 이익은 초국가기업체에게 돌아가겠지요. 이런 커피를 우리는 아무런 양심의 거리낌 없이, 아주 우아한 모습으로 마셔댑니다. 그러면서 술 마시는 사람들을 죄인 취급합니다. 조금 모양이 우습지요.


기독교 윤리에서 중요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독교 윤리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선입견을 제거하고, 감정을 절제하고, 통시적으로, 신학적으로, 생명 지향적으로 인간의 삶을 해명하고 판단해나가야 합니다. 특히 신앙은 윤리 너머의(meta-ethics) 차원이라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즉 기독교 신앙은 윤리적으로 드러날 수 있고, 또한 그래야 하지만, 윤리적 삶이 곧 기독교는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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