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새 포도주 (2)(막 2:22)

새벽지기1 2022. 8. 8. 06:44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와 부대를 버리게 되리라. 오직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느니라 하시니라.' (막 2:22)

낡은 가죽 부대의 특징은 어제 말씀드린 대로 신축성과 탄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외부의 충격에도 끄떡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든지, 아니면 웬만한 충격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해야만 가죽 부대는 견딜 수 있습니다. 그게 없으면 결국 찢어지고 맙니다.


그리스도교 신앙도 여기에 비교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탄력성이 완전히 사라진 가죽 부대인가요? 아니면 어느 정도 늘어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가죽 부대인가? 딱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볼 때 전자에 가깝습니다. 자신과 약간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한 속성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타종교를 향해 상당히 적대적인 태도를 취할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 강남대학교 기독교 학과 아무개 교수가 재임용(?)에서 탈락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가 절에 가서 불교의식에 참여했고, 불교와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게 정확한 건지, 그리고 다른 속사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것으로 대충 그렇습니다. 그리스도교 대학교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종교재판처럼 일을 처리하는 건 그만큼 경직되었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스도교가 낡은 가죽 부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가죽에 기름칠을 계속해주고, 유연해질 수 있도록 만져주어야겠지요. 그건 곧 신학적인 사유와 세상과의 대화를 넓혀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교회의 존재 목적이 자기 자신의 내부에 놓여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하나님 나라의 지평에 따라서 자기를 개혁해 나가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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