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동식목사

조금 여유를 갖자

새벽지기1 2020. 10. 27. 06:29

조금 여유를 갖자

 

“자아가 독립했습니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말입니다. 동기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나온 말입니다. 자신에 대하여 진지하게 돌아본 사람들을 향하여 하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갱년기와 함께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도대체 지금까지 잘 살다가 왜 이렇게 힘든 시간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모습은 사춘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을 볼 때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대부부의 청소년들이 힘든 사춘기를 겪습니다. 자신도 통재 할 수 없는 자신을 볼 때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러니 기다려야 하는 부모와 주변사람들은 또한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은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사람들은 사춘기로 자아를 정립하지 않습니다. 또 한 번의 큰 시련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갱년기입니다. 중년의 시절에 문뜩 찾아온 갱년기는 참으로 힘들게 합니다. 거기에 육체의 질병이 함께 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집니다. 이때 우울중이 바람잡이 역할을 크게 합니다.

 

우울증과 갱년기는 서로 짝이 잘 맞습니다. 그래서 서로 부추기는 일에 열심을 냅니다. 그러면 삶에 대한 온갖 생각들이 나타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분노가 형성됩니다. 자신을 만든 세상과 주변에 대하여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면서 그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현실에 대하여 절망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일상은 재미가 없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출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날 때는 자신이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하였던 젊은 시절의 꿈들을 실천해보는 것입니다. 종종 이것은 버킷 리스트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평생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일, 혹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적은 목록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목록에 기록된 것을 하나씩 실천함으로서 자신의 삶을 좀 더 활력 있게 만듭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씁쓸한 것은 바로 황혼이혼입니다. 지금 까지 살아온 삶에 있어서 남편이나 아내의 비인격적인 삶을 저주하고 헤어지는 것입니다. 특별히 아이들의 결혼으로 인한 분가가 끝났다고 여겨질 때 감행합니다. 그리고 이 보다는 약하지만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졸 혼입니다. 이혼은 아니지만 별거하여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슬픈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갱년기와 우울중은 잘 살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정은 물론이고 사회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대부분 겪는 사춘기와 갱년기를 겪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대 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간을 보냅니다. 이것은 미리 예비 증상을 가지고 있는 데 주로 계절을 타는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납니다. 봄이나 가을만 되면 감정이 심쿵해지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잘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걱정하고 불안해하여야 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춘기나 갱년기는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대 부분 찾아오는 이 현상을 잘 다듬고 발산한다면 새로운 삶을 향한 힘이 솟아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가지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일상에서 조금의 여유를 갖자는 것입니다. 어느 날 사랑하는 아내나 남편이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였다면 누구나 당황합니다. 그래서 이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화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조금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자아 독립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배우자가 삶에 대한 인내가 바닥이 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육체의 질병을 비롯한 다양한 일들이 겹쳐질 때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폭발시키지 않으려고 인내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조금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한 발자국 뒤에 서서 상대방을 생각하고 존중하여야 합니다. 이 한 발자국의 여유가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한 발자국의 여유가 사라지면 큰 고통의 시간이 물밀 듯 들어옵니다.

 

누구나 이 땅에서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는 가볍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칠 때가 옵니다. 그때 자신에 삶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이 때 서로를 바라보고 조금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가 누가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먼저 하면 됩니다. 그리고 사랑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먼저 하면 됩니다. 그래서 자아를 찾아가는 시간을 충분하게 가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를 여유가 너무 빈약합니다. 그러다 큰일을 당하면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조금의 여유를 갖도록 애써야 합니다. 그래서 이 일에 사단이 틈타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거룩한 존재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 가운데 만난 소중한 관계입니다. 이 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함께 할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조금의 여유를 통하여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더욱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길을 걸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