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할 것
3년 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 앞에서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처참 한 일이기에 잊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아픔을 자신이 아픔으로 생각지 않았던 이들의 몰락과 함께 심해에 묻혀있었던 세월호가 육지로 나왔습니다.
당시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하셨던 정성구 목사는 지금은 국상이라고 하면서 애통해 하셨습니다. 생때같은 아이들이 수장 당했으니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이었습니다. 모든 교회는 예정된 행사를 다 포기하고 함께 슬픔에 동참하였습니다. 잊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세월호가 육지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진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아직도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은 침몰 원인을 알게 될 것입니다.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더 늦지 않아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역사에는 잊지 말아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잊어서는 결코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사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영적 삶도 동일합니다.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는데 잊어버리면 침체가 찾아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해야 할 모든 죄의 짐을 대신 짊어지시고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우리가 담당할 모든 모욕과 고난을 대신 당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수치 당하심이 우리의 구원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항상 기억하여야 합니다. 그 기억이 우리를 부끄럽지 않게 합니다. 그러나 잊으면 수치스러운 삶을 살게 됩니다. 예수님은 고난 받으시기 전에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를 세상에 보내신다는 기도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도였습니다. 그리고 진리로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켜달라는 기도였습니다.[요 17:9-19] 이렇듯 우리는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고 세상에서 거룩한 삶을 사는 자들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모습입니다. 이것을 잊으면 우리는 세상과 다를 바 없는 인생이 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사랑합니다. 십자가는 우리 모두의 죄를 사하여 주신 하나님의 긍휼입니다. 십자가의 사랑이 없다면 우리는 소망 없는 인생을 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바로 십자가에서 이루신 사랑 때문입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살게 하였습니다. 삶의 의미를 갖게 하였고, 고난 가운데 견딜 수 있게 하였습니다. 허물과 죄로 죽은 이들의 유혹과 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우리의 추악함이 씻음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십자가입니다.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길도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땅 속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부활하여 하나님 보좌 우편에 놓였습니다. 십자가의 고난이 부활의 영광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십자가는 그대로 있지 않습니다. 반드시 부활의 영광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부활은 십자가의 영광이라 말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놀라운 은혜는 바로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의 삶은 십자가를 지고 부활을 사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땅에 있지만 하늘을 보며 사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입니다. 우리가 항상 간직하여야 할 삶의 자세입니다.
올해 부활절은 3년 전 세월호가 침몰한 날입니다.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다시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참으로 오묘한 일입니다. 역사를 잊은 백성은 소망이 없다고 합니다. 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현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억이 존재하는 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기억해야 합니다. 십자가 없이 우리는 소망이 없습니다. 십자가가 있기에 부활의 영광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부활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이기는 힘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역사 가운데 이뤄진 일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모든 역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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