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5)
지금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의 발표에 대해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대처 방법을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터져 나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97년도 남북정상 회담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상식적으로 봐도 해서는 안 될 일 같은데 다지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국익을 위협하게 하는 일들이 일어난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화록을 기록해 남겨두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정쟁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국정원에 맡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대가 아닌 후대에 평가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 기록원에만 보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정원에 남겨 놓은 것은 앞으로 있을 남북 간의 대화에 있어서 우리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자세한 기록물을 남겨 놓았을 것입니다.
국정원에 갖다 놓아야 할 의무도 없는데 갖다 놓았다면 국익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일을 자원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렇다면 후배들은 그 의미를 잘 새겨서 국가의 융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정치적 목적과 국론 분열을 위해 사용한다면 이처럼 불쌍한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보는 것이 씁쓸합니다.
다음 세대의 역사에 맡겨야 할 것을 정쟁의 요소로 사용하는 것은 모두에게 피곤함을 가져다줍니다. 칼을 사용하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했습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권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권력을 위한 권력은 가장 무능한 권력입니다.
성경은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으로 광명을 삼으며 광명으로 흑암을 삼으며 쓴 것으로 단 것을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을 삼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사 5:20)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직하지 못한 정권은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 앞에 서게 될 것이고 부끄러움을 당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그래서 권력의 우상을 숭배하는 자들은 가장 불쌍한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권력을 주신 것은 숭배받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유지하고, 국가의 평화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권력이 아름다운 것은 백성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국가를 아름답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풍요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치가 무너지면 개인의 탐욕과 이기심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되고 결국 모두가 파멸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하나님이 맡겨주신 원리에 따라 순종해야 합니다. 그것이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길입니다. 지금 우리가 피곤을 느끼는 것은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모습 때문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할 때 결국 위기가 오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정치적 피곤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하나님은 정치를 맡기실 때 백성의 평화를 위해 허락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정치는 백성의 피로를 증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과 평안을 가져다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의 본질입니다. 이것이 무너지면 정치는 그만 두어야 합니다.
정치는 백성의 평안과 즐거움 그리고 질서를 위한 최선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며, 격렬한 토론도 필요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싸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직한 나눔은 백성들이 인식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몸부림은 피곤과 갈등이 아니라 평화와 즐거움을 줍니다.
하지만 본질에서 떠나 뇌물을 받고 심판을 왜곡하고, 권력 자체를 취하기 위해 권모술수와 거짓을 행한다면 백성들은 불편함을 느낄 것이고 마침내 시민의 힘으로 평화를 얻고자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모습은 정치인들이 정신 차리고 들어야 할 시점입니다. 백성을 피곤하게 만든 책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것을 깨닫는 정치인들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픈 것은 선진들이 해결하지 못하고 남겨 놓은 잔재물인 괴물 때문입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괴물이 우리 땅을 붙잡고 있어서 모두가 피곤한 시대를 사는 것입니다. 바로 ‘분단’이라는 괴물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에 있는 나라입니다. 정전 협정이 유효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미친 일을 벌이면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숨죽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분단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지속적인 피곤에 휩싸일 것입니다. 누리지 않아도 될 고통을 당하는 것은 바로 분단 때문입니다. 오늘날 정쟁의 원인이 바로 분단 때문임을 누구라도 알고 있습니다. NLL은 이러한 분단의 유령입니다. 분단은 여러 부문에서 우리의 자유를 빼앗고 피곤한 인생을 살게 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통일이 이뤄져야 합니다. 통일은 우리의 피로를 회복해 주는 일차적 치료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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