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도울 힘이 없으면서 남의 고충을 듣는다는 것은 매우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것은 단지 마음 아픔에 그치지 않고 무슨 경우에 어긋난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도운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임을 모르지 않습니다만,
빈손으로 앉아 다만 귀를 크게 갖는다는 것이 과연 비를 함께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영복 저(著)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 325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도울 능력은 있되 만남이 없는 관계와, 만남이 있되 도울 힘이 없는 관계가 있습니다.
같이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공감과 사랑이 참 좋지만,
비를 피할 우산이 없는 빗속의 만남은 인생을 슬프게 합니다.
이렇듯 사람은 공감까지는 할 수 있지만 도울 힘이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릅니다.
고린도후서를 보면 우리 하나님을 가리켜 ‘위로의 하나님’이라고 하였습니다.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고후1:3,4)
하나님은 함께 비를 맞으시는 공감하시는 하나님일 뿐 아니라,
비를 피할 우산까지 주실 수 있는 능력의 하나님, 위로의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