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동식목사

나중이 더 아름다운 사람

새벽지기1 2019. 2. 13. 07:45


“처음처럼” 오래전 나온 한 공익 광고의 카피문구입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하겠다는 내용의 광고였습니다.

그 내용이 얼마나 신선하였던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습니다.

초심, 즉 첫 마음이 의미하는 것은 설레임과 굳은 다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여 멋진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그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들 가운데 하나 일 것입니다.

더구나 공인으로서 직임을 감당해야 할 사람들은 더욱 그 마음이 충만하였을 것입니다.


처음 목사 안수를 받았을 때를 생각하면 그때의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내가 정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갈 수 있을까?

온갖 긴장과 두려움에 휩싸여 안수를 받았던 시간이 기억납니다.

무릎을 꿇고 안수를 받을 때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다짐하였던 그 순간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로서 첫 번째 설교를 하였던 그 날을 또한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세월이 벌써 까맣게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모습을 보면 부끄러움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때의 순수함과 설레임은 사라지고,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무감각해져서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는 모습을 봅니다.

변함없이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변함없이 그리스도를 따르자고 외쳤던 모습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만 합니다.


그리스도를 향한 첫 사랑의 아름다움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첫 사랑, 첫 마음만이라도 잘 간직하기를 바라지만, 늘 첫 사랑 회복만 붙들어서는 안 됩니다.

첫 사랑의 시간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다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나이를 먹고, 환경이 바뀌고, 육체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생각마저도 변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변화 속에서 이제 구하여야 하는 것은

첫 사랑의 회복이 아니라 처음보다 나중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처음 시작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은 많지만

처음보다 나중이 더 아름다운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정치권에서 나도는 돈 봉투 사건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그것도 관련자가 국회의장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다선 의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국회의장인데,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온갖 추악함이 있었다는 사실에 참으로 서글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가 초선의원일 때는 정직함과 강직함 그리고 나라를 위한 그의 충만한 충성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변명과 부끄러움뿐입니다.

이것이 과연 한 사람만의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까?

처음보다 나중이 더 아름다운 사람이 없는 현실이 참으로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끄러운 모습은 교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나중이 더 아름다운 사람이 잘 보이지 않음으로 인해 큰 아픔을 당하고 있습니다.

많은 교회마다 욕심의 카르텔로 인하여 이곳저곳이 찢어지고, 상처가 나고 슬픔에 싸여있습니다.

더구나 그러한 원인에는 물질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 아픕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고 그렇게 설교 하였던 목회자들이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에는 성도들 역시 책임을 회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 시대의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은 단지 분노가 아닙니다.

우리의 수준에 합당한 준비를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를 한 없이 키우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감당할 분량이 어는 정도인지 잘 분별하고 그 선을 지키려고 애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초심을 잊어버리고, 나중이 더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맙니다.
 

처음 예수를 믿었을 때의 기쁨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더욱 풍성해지고, 더욱 겸손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오히려 경험을 강조하고, 지식을 강조한 나머지 교만해진다면

이것은 신앙의 여정에서 가장 최악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처음보다 나중이 더 나은 사람이 기다려지는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