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서글픈 자화상
지난 8월 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했습니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시장직을 걸고 투표를 감행 하였고 이제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시장직을 걸었던 기자회견과 시장직을 사퇴하던 기자회견을 보면서 씁쓸함이 가시지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는 ‘무상급식’이 시장직을 걸만한 일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둘째는 정책과 정치가 구별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입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정치적 계산에만 몰두하였지 양보와 소통은 등한시하였습니다. 근시안적 해결에만 급급하였지 국가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실패하였습니다. 이로인해 오히려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만 강화시키는 꼴이 되었습니다. 또한 정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를 만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평화의 섬 제주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강정 마을에 일어나고 있는 충돌을 보면서 마음 불편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화의 섬 제주도에 전쟁의 상징인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되자 주민을 포함한 시민운동가 그룹과 정부가 대립각을 세운 채 대치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도 안타까움은 볼 수 있습니다.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에서 해고 노동자의 문제로 인해 고공 타워 크레인 위에서 노동자들이 시위하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들이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방문하여 위로를 보내고 있습니다만, 사측과의 타협점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넓게는 남북의 대치상황이 이러한 우리의 자화상을 대변합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채 온갖 이념으로 물들어 있는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가슴 아픈지 모릅니다. 아직도 수많은 실향민들이 떨어진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남북의 대화가 단절된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금강산 지역에 남아있던 한국인 체류자들이 마침내 추방당했습니다. 남북분단은 단지 국토의 단절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분열은 남 과 북, 동 과 서로 갈라놓았습니다. 이제는 양보와 소통이 아니라 불신과 싸움만이 남아있습니다. 신뢰가 무너지고 이념이 칼이 되어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8월 29일)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2억 원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파트너에게 주었다는 뉴스보도가 있었습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조금 있으면 일어날 일에 대하여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함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법학자로서 살아왔기에 2억 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당장의 영광을 위해 뒷거래를 한 결과는 누구도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유무죄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도덕적인 지탄만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참으로 서글픈 우리 시대의 자화상입니다. 부정할 수 없는 이 시대 가운데 우리는 어떠한 자세로 살아야 하겠습니까?
한 친구가 인터넷에 올린 내용입니다. “감상은 일기장에만 쓰고 정치소신은 투표용지에만 표시합니다. 자신의 의견 따위는 곱게 접어 넣어두세요. 대한민국에서 소신발언을 금물입니다.” 참으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퇴보 할 것인가? 전진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여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12:2] 우리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일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성경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성경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살아가는 일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분별이 없으면 억지와 고집이 주인노릇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하나님의 뜻을 나누어야 합니다.
마지막 때에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앞에서 평가 받을 것입니다. 이 땅에서 마지막은 역사의 기록을 의미하지만 마침내는 하나님의 판결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역사의 기록을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판결을 바라보며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우리는 세상의 유행에 따라 살지 않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따라 살아갑니다. 그래서 당장 내 삶에 편한 것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잠깐입니다. 잠시 있다 사라지는 안개와 같은 것에 삶의 중심을 두는 것처럼 미련한 것이 없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미련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련한 것이 지혜로운 것처럼 보이는 이 시대에 역사에 기록될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야합니다. 한 걸음씩 걸어갑시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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