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한경직목사

신의 심연 (로마서 11:33-36)

새벽지기1 2016. 12. 24. 07:44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롬11:33)

1 피난 신도의 믿음의 상징
우리들이 서울에서 영락교회(永樂敎會)를 건설하여 완성을 보지 못한 채 6·25 동란 및 1·4후퇴로 말미암아 이 곳 남단 부산에까지 와서 3개 년째 피난 생활을 하며 모든 신고가 판자 집, 셋집 등에서 피로운 생활을 하는 중에도 자기의 집을 건설하기 전에 먼저『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하신 주님의 말씀과 같이 우리들이 먼저 성전을 건축하게 된 것은 우리 피난 신도들의 믿음의 상징인 것입니다.

2 피난 성도의 사랑의 결정
우리가 피난하여 사는 이 부산은 죄악이 심한 도시이나 우리가 피난 왔다가 빈손으로 그저 귀향(歸鄕)하지 않고 거룩한 성전을 건축하여 이 지방의 시민을 주님께 인도하여 성화(聖化)시켜 이 민족으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터 위에 조국을 재건하여 아름다운 나라, 진실한 백성으로 만들어 내기 위한 사랑의 결정입니다. 우리가 이 곳을 떠날지라도 이 성전을 이 지방에 물려주고 가는 것입니다.

3 피난 성도의 영원한 소망의 상징
미국 남북전쟁이 거의 끝날 무렵 위대한 지도자 링컨 대통령이 악한에게 암살을 당했을 대 필라델피아의 장로교 제3 교회 목사 존 씨가 이 성경 말씀으로 설교하였습니다. 남북전쟁 당시에는 3개월이면 남방의 반란군을 진압시키고 완전 통일을 할 것으로 알았으나 4년 간이라는 오랜 세월을 통하여 비참한 전쟁을 하는 중에 많은 청년이 죽고 국토가 황폐하여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습니다.


남북전쟁이 가장 심했던 애틀랜타 시(市)에 가니 그 곳에 지구형(地球型)으로 지은 큰 건물이 기념관으로 되어 있는데 안에 들어가 보면 남북전쟁 당시의 전화(戰火)로 인한 애틀랜타 시가(市街)의 처참한 광경이며 큰 화재며 병대(兵隊)의 싸우는 모습, 죽는 모습, 시체 등등의 그림과 조각 등 실물(實物)에 근사한 광경을 보고 남북전쟁의 비참한 옛날을 볼 수 있었으나, 일보밖에 나와 그 시가를 보니 참으로 규모 있고 아름답게 꾸여져 있었습니다. 

애틀랜타 시 에모리 대학 같은 건물은 전부 분홍색 대리석으로 화려하기 웅대하게 지은 것을 볼 때 약 80년간의 변화를 보면서 이 성경 말씀과 같이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 그 오묘한 뜻을 사람이 가히 측량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도 8·15 해방 당시에는 우리의 기쁨이 어떠하였으며 우리의 감격, 우리의 희망이 얼마나 양양하였습니까? 그러나 그 후 우리의 걸어온 길과 우리가 현재 당하고 있는 이 모든 것을 볼 때에 사람의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또 측량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의 소원(所願)을 이루어 주시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오늘 이 성전을 건축하는 것 같이 불원한 장래에 우리가 화려한 조국을 건설할 수 있는 것이며 각기 고향에 돌아가 무너진 제단(祭壇)을 다시 수축할 수 있는 기쁜 소망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1952년 월일미상·부산 영락교회 기공식 예배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