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박영돈목사

조급증과의 싸움 / 박영돈목사

새벽지기1 2016. 9. 12. 08:47


조급증과의 싸움

전에 제자가 목회하는 교회에서 말씀을 전했다. 그는 5년 전 그 교회에 부임하여 열과 성의를 다해 봉사했음에도 교인들의 변화가 없어 지쳐간다고 하소연했다. 나는 그 목사에게 작은 교회를 섬겨온 내 경험을 얘기하며 10년은 꾸준히 인내하며 사역해야한다고 위로했다. 목회는 자기와의 싸움, 특별히 영적 조급증과의 싸움인 것 같다. 10년을 넘게 작은 교회를 섬기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성취지향적인 욕망과 그것이 속히 성취되지 못할 때 견디지 못해하는 조급증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어떤 교인들은 내 안에 숨은 욕망을 알고 나를 약 올리기라도 하듯이 요지부동이다. 오랜 세월 말씀과 기도사역에 많은 시간과 정성과 에너지를 쏟았음에도 어떤 이에게는 아무런 유익이 없는 것을 보며 목사는 점점 탈진해간다.

이제는 제자들에게 10년이 아니라 평생 인내해야한다고 조언해야할 것 같다. 주의 종은 어차피 하나님의 소모품이 아닌가. 교회에는 날로 새로워지며 아름답게 성숙해가는 교인이 있는 반면에 죽을 때까지 전혀 변하지 않는 이들도 적잖다. 영적으로 쇠락한 현대교회에는 그런 이들의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소모전이 계속된다. 어제 TV에서 국수의 달인이라는 사람이 좋은 국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각고의 노력과 지극정성을 기울이는가를 보며 큰 감명을 받았다. 그렇게까지 힘쓰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느냐고 물으니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할 뿐이라고 그는 대답한다. 그 말이 나를 심히 부끄럽게 한다. 주님 앞에 설 때까지 묵묵히 내가 할 일만 우직하게 하면 될 텐데 그것이 쉽지는 않네. 이 지난한 목회의 여정에서 지친 이들이여 주님의 특별한 위로가 함께 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