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671

예술의 위치에 대한 크리스천의 이해 / 안석현 강도사(송탄제일교회)

학부 시절 미술을 전공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판화 수업을 하는데, 교수님께서 훌륭한 작품을 내놓기 위해서 예술가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언급하셨다. “마치 본인이 창조주란 생각으로 까불 줄 알아야 돼! 그래야 작품이 나와!” 크리스천으로서 교수님이 사용하신 표현이 적잖이 거슬렸다. 그리고 이런 불편함은 미대 재학 시절 내내 필자를 따라다녔다. 어려서부터 나름 그림 잘 그린다는 소릴 들어왔기에 자연스럽게 미술을 전공하기로 결정하고, 이제 그림을 더 잘 그려 봐야겠다 생각해서 미대에 진학한 것인데, 정작 미대에서는 그림 잘 그리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교수님의 표현대로 미술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작가 자신이 창조주가 되어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어 내는 행위, 즉 창조 ..

“타트(TATT) 하면서 살자” / 박형용 목사(합신 명예교수, 신약학)

타트(TATT)는 “항상 생각하자”(Think All the Time), “항상 감사하자”(Thank All the Time)의 약자이다. 성도들이 항상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생각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고 하나님 앞에서 약속한 일들을 생각하고 감사하면서 실천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발전이 없고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기쁨이 없다. 성도들의 정체성(identity)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완벽하게 세워 주셨다. 이 세상 사람들 중 성도만큼 귀한 존재는 없다. 이제 성도들은 매일매일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며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무디(D. L. Moody)는 하루에 한 사람에게 전도하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

칫솔과 치약, 그리고 구강세정제 / 최상규 목사(몸된교회, 본보 객원기자)

말의 성찬 속에서 입술의 덕을 세우기 위하여 서서울노회 제77회 정기노회가 화성교회당에서 열렸다. 서서울노회의 뿌리 같은 교회답게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을 만큼 노회를 잘 섬겨주었다. 그런 중에도 특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칫솔과 치약, 그리고 구강세정제였다. 화장실 문 옆에 의자 하나가 놓였고, 그 위에 놓인 바구니에는 칫솔과 치약, 구강세정제가 담겨있었다. 노회에 참석하면 소소한 즐거움이 많다. 교회가 준비한 푸짐한 점심과 회의 중간중간에 내놓는 간식은 몸을 즐겁게 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 마음을 즐겁게 한다. 같은 교회를 섬겼던 사역자들과 총대로 온 장로님들, 신학교 동기들.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의 지난날을 살펴 보듬게 된다. 하지만 대화의 장애물이 있다. 바로 입 냄새..

소나무는 거기까지다 / 김대진 목사(하늘누리교회)

공중의 새들이 와서 깃들이는 넉넉한 나무가 되고 싶다 옛 선비들은 소나무를 받들었다. 가을이 되어도 변색하지 않고, 그 추운 동절기에도 푸르름을 유지한다. 그래서 어떤 풍파에도 올곧음을 지켜내는 절개의 상징으로 소나무의 이미지를 가져다 쓰곤 했다. 사육신 중 성삼문은 죽음의 장에 끌려가며 시조를 읊었는데 그 중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는 그의 절개를 표현한 유명한 경구가 되었다. 그러나 소나무는 사실, 홀로 푸르를 뿐이다. 주위에 힘이 되지 않는다. 소나무는 매우 이기적이다. 혼자만 살려 한다. 소나무 주위에는 소나무만 있다. 다른 풀은 자라지 못한다. 소나무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이 다른 식물의 생장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일명 타감작용(allelopathy)이다. 일반적으로 식물..

박탈과 분리의 트라우마 치유 / 이경희 목사(대구 한빛교회)

출생 때부터의 박탈과 분리 트라우마는 일생을 살아가는 데 영향을 미친다 박탈과 분리 트라우마는 예수를 주로 영접한 후 그분과의 일체감에서 치유된다 여자들은 일반적으로 철이 일찍 든다고 그렇게 말을 한다. 그러나 남자들은 회갑이 넘어도 아직 철이 들지 않았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여자가 남자를 보고 철이 없다는 말을 하지 남자가 여자를 보고 철이 없다고 하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 엄청난 상처를 받는다. 대표적인 상처가 박탈감의 상처와 분리감의 상처다. 태어날 때 박탈과 분리의 공포 속에서 태어난다. 그래서 사람은 근원적인 트라우마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여자가 잉태하면 태아는 산모의 몸속에 있는 아기집이라는 곳에서 자라서 10개월이 되면 산모의 몸 밖으로 나와 세상..

가슴 아픈 갑질 문화 / 남웅기 목사(바로선교회)

주의 사랑을 증거 해야 할 교회가 갑질을 행한다면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의 망령됨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신조어로 크게 주목 받는 말이 있다. 소위 ‘갑질’이란 말이다. 같은 어감의 말로는 ‘유세(有勢)’라는 말도 있다. 비록 한자어이지만, 유세하다, 유세부리다. 유세떨다 등등의 말은 고유어나 다름없다. 요즘은 거의 쓰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물론 갑질이란 말로 인해 갑이 하는 모든 일이 부정당해선 안 된다. 갑을 관계가 법률관계이든 계약관계이든, 상식 예절상의 관계이든 갑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이기 때문이다. 갑질로 비난받아야 한다면, 을에 대한 과도한 권리행사나 횡포, 무리한 요구나 무례한 처사 등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동안 언론에 ..

“이런 눈물을 흘리고 싶습니다” / 구정오 목사(미래로교회)

우리네 삶은 수고의 눈물의 양이 감격의 눈물의 양을 결정해 요즘 나이가 먹어가는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눈물이 납니다. 그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새벽을 깨워 하나님 앞에 나와 어린아이같이 기도하는 성도들을 볼 때 눈물이 납니다. 새벽마다 목장 식구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면서 기도하는 목자들(구역장)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선교지에서 자기 몸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주님의 나라와 영광을 위해 그렇게 섬기다가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못해 본국에 와서 수술에 수술을 거듭해야 하는 우리 선교사들을 볼 때 안타까워 눈물이 납니다. 동물과 사람을 구분 짓는 것 중에 하나가 눈물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슬퍼도 눈물, 기뻐도 눈물, 억울해도 눈물, 감격스러워도 눈물, 고통스러워도 눈물, 참회하면서 눈물! 참 다양한데..

목회자 칼라 CALLA / 조봉희 목사(지구촌교회)

무의미한 비판보다 비전지향적인 대안 제시와 사랑을 먼저하자 인도 격언에 ‘남의 신발을 신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의 걸음걸이를 평가하지 말라’고 한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유대의 훌륭한 랍비 힐렐은 이렇게 가르쳐준다. ‘네가 그 사람의 환경이나 입장이 될 때까지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우리는 겉모습만 가지고는 남의 사정을 다 알 수 없다. 우리는 전체를 보지 않고, 단면만 보고 판단하는 만큼 잘못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목회 현장에서 변명이 궁색할 때가 있다. 우리 지구촌교회에 처음 오신 분 중에 간간히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한다. ‘목사님은 왜 고개(목)가 뻣뻣한가요?’ 교회를 처음 방문한 분에게 긴 설명을 해드릴 수가 없어 죄송할 뿐이다. 나는 ..

명품인격 名品人格 / 장석진 목사(보배교회)

진정 추구해야 할 것은 ‘껍데기로서의 명품’이 아니라 ‘인격의 명품’ 명품사치품 매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일부 부유층에서만 유행하던 명품들이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대중화되고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정장, 샤넬 스카프, 까르티에 시계, 구찌 가방, 페라가모 구두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고급스런 외제차를 사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옷과 시계, 집과 승용차는 물질적 껍데기일 뿐이다. 높은 학벌, 직위, 명예는 정신적 껍데기일 뿐이다. 인간은 물질적 정신적 외관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껍데기들을 무리하게 추구한다. 껍데기뿐인 외관을 꾸미므로 자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한다. 그러나 진정 추구해야 할 것은 ‘껍데기로서의 명품’이 아니라 ‘인격의 명품’이다. 로키산맥의 해발 3,000미터 높이에 수목(樹..

겉의 말씀과 속의 말씀 / 김수환 목사(새사람교회)

진리를 옳게 분별하고 전하려면 ‘겉의 말씀’이 아닌 ‘속의 말씀’을 찾아내야 한다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고 있는 안식교 교인들에게 주일예배를 드려야 되지 않느냐고 이의를 제기하면 자기들만큼 오직 말씀대로 믿는 사람들이 없다고 강변한다. 극단적인 문자주의(文字主義 literalism)와 ‘겉의 말씀’의 대표적인 예이다. “표면적인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 이면적 유대인이 참 유대인이라”(롬2:28)고 말씀하신 것처럼 성경 역시도 겉만 보면 안 된다.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식교인들과 동일한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1901-1943)라는 유명한 시가 있다. 여기에서의 ‘봄’은 단순히 계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빼앗긴 조국의 국권이 회복되는 때를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