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컬럼

일반문화명령의 바른 사용 / 신동식 목사

새벽지기1 2025. 4. 13. 07:29

일반문화명령의 바른 사용

 

일반은총이라는 신학적 용어가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타락 이후에 모든 사람에게 주신 선물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타락한 이후에 급속하게 진행되는 죄를 억제하기 위하여 하나님은 일반은총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영광을 유지하게 하였습니다. 일반은총을 강조한 아브라함 카이퍼는 하나님께서 신자뿐만 아니라 불신자에게도 일반적인 은혜를 베푸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은총으로 인하여 불신자들도 지혜를 가질 수 있고, 정치와 학문 그리고 과학과 예술 등에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별히 이 가운데 국가의 영역은 중요합니다. 아브라함 카이퍼에 의하면 국가는 타락한 이후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국가는 창조의 선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가를 주신 목적은 동일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질서있게 유지하고 하나님을 온전히 예배하기 위함입니다. 무죄 상태에 국가의 가치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타락한 이후에는 국가가 가지고 권한이 늘어납니다. 바로 창조 세계를 질서있게 유지하고, 하나님은 온전하게 예배할 뿐 아니라, 악을 억제하는 일입니다.

 

국가는 이 일을 잘 감당할 때 칭찬받습니다. 그것이 국가권력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가권력이 이 사실을 망각하고 자기 욕망을 추구하는 도구로 삼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자리를 이탈하는 것입니다.

 

국가는 하나님의 권위 아래 있을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모든 국민은 이 권위에 순복해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권세이기 때문입니다. 이 권세에 저항하는 것은 하나님을 저항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국가권력이 무한한 것은 아닙니다. 국가권력의 한계가 있습니다. 바로 법입니다.

 

왕권 시대에 장로교 정치 제도를 강조하였던 스코틀랜드의 사무엘 러더포드는 왕이 법이 아니라 법이 왕임을 분명하게 강조하였습니다. 왕도 법 아래 있습니다. 법 아래에서 법을 따른 통치를 한다면 기꺼이 순종해야 합니다. 하지만 법을 넘어서고, 왕이 법이 된다면 순종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장로교가 세워지는 곳 혹은 칼빈주의가 전파되는 곳에는 입헌공화제가 세워집니다. 모든 사람이 다 법 아래서 살아갑니다. 이 법은 믿는 사람이든, 불신자든 다 순종합니다. 이 법안에 있을 때 나라의 질서가 세워집니다. 그리고 악이 제어됩니다.

 

그렇다고 불복종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시민 불족종이 존재하려면 국가권력이 법을 어겼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법을 어기고, 법의 주인 노릇하게 되면 불복종할 수 있습니다. 시민불복종은 행정불복종에서 무력저항까지 존재합니다. 이것은 헌법을 파괴하였을 때 주어집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법을 정면으로 부정할 때 주어집니다. 그래서 시민 불복종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집니다.

 

더구나 우리 나라와 같이 다 종교 국가에서는 일반은총의 이해가 중요힙니다. 신자와 불신자 모두를 통하여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은총이라는 말이 선택과 관련되어 있어서 표현이 합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명령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중요한 논쟁이 될 수 있지만. 분명한 이 세상에는 신자와 불신자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혼합된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고자 하는 마음은 동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반문화명령”이라 부르고자 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일반문화명령을 바르게 사용되면 타락한 세상에서 좀더 악이 제어되고, 그리스도인들이 삶이 터전에서 자신의 길을 바르게 갈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이 하는 것이 무엇이든 소중하게 생각하고 하나님과 이웃의 유익을 위하여 살게 됩니다. 이것은 불신자에게도 동일합니다. 일반문화명령을 바르게 수행한다면 나라가 질서가 세워지고, 악이 제어되고 문화의 변혁과 창조가 일어나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일이 생겨납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망각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하여 권력을 사유화하고 법을 위반하여 사용한다면 반드시 필멸의 길로 갑니다. 특별히 국가 권력자는 자기 생각으로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위임받은 통치의 의미를 바르게 새기고, 법 아래에서 다스려야 합니다. 더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권력이 한시적입니다. 이것은 영원히 통치할 것처럼 하지 말고 국가의 미래를 함께 세워가기 위한 하나의 징검다리라는 의식을 가져야합니다. 그러면 권력의 사유화가 일어나지 않고 동산에서 도시로 이어지게 하신 하나님의 창조경륜을 이루게 됩니다.

 

국가의 소란함 가운데 성경과 교회사가 가르쳐주는 관점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혼돈의 세상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미혹의 길로 빠지지 않고 하나님의 일반문화명령을 성취하는 삶을 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