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잘 다녀 왔습니다.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4. 29. 05:51

   저는 한국을 떠나기 전날 밤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총선 출구 조사가 방송되고 있던 10일 저녁에 이곳에 도착하여 15일 동안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내일 아침이면 미국으로 향합니다. 교우님들이 이 글을 보실 때면 저는 미국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저와 제 아내가 건강한 모습으로 주일에 교우님들을 뵐 것입니다.


   15일 동안 저는 장소를 옮겨 다니며 일정을 소화했고, 아내는 친정 부모님 댁에서 두 분을 돌보아 드렸습니다. 이민자들은 어쩔 수 없는 불효자들입니다. 아무리 잘 하려고 노력해도 부모님의 필요에는 미치지 못하고, 한국에 있는 형제자매들에게는 늘 빚진 사람들입니다. 한 해에 한 번 방문하여 뵌다 해도 몇 번을 더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사정 상 그나마도 할 수 없는 분들을 생각하면, 이것도 사치일 수 있다 싶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죄송하고 돌아가서도 죄송합니다.


   지난 주일부터 수요일 저녁까지 저는 감리교회 성북지방 연합 집회를 인도했습니다. 지방에 속한 38개의 교회들이 연합하여 모이는 집회입니다. 오후 7시 30분과 오전 10시 30분, 하루에 두 차례, 모두 일곱 차례 예배를 드렸습니다. 3박 4일 동안 오직 말씀 전하는 일에만 집중했습니다.


   늘 그렇지만, 제가 은혜를 끼치러 온 것인데, 제가 더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목회자들과 교우들께서 보여 주신 뜨거운 열정으로 인해 제가 은혜를 입었습니다.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말씀을 흡입해 들이려는 교우들의 태도는 저를 긴장되게 만들었습니다. 서울이지만 서울 사람들 같지 않은, 초대 교회의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목회자들께서 보여주신 우정과 존경도 역시 저를 겸손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떠나 있는 동안에 교회를 잘 지켜 주신 교우님들과 목회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가 건강하지 않다면 제가 바깥에서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무익할 따름입니다.


   멕시코 선교단을 배웅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떠나는 날 영상 통화를 연결하여 인사하고 기도하기는 했지만,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이번에도 은혜의 이야기들을 가득 안고 돌아오실 줄 믿습니다.


   지난 23일부터 연합감리교회 총회(General Conference)가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럿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5월 3일)까지 지속될 예정입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총회 대표들이 모여서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총회가 끝날 때까지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지 연합감리교회가 성령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도록 더욱 헌신할 것을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